피아니스트 손정범 "청중들에게 '희망' 들려주고파"

피아니스트 손정범 "청중들에게 '희망' 들려주고파"

이데일리 2021-04-08 06:30:12 신고

[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전 항상 차이콥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의 제목이 ‘희망’이라고 생각했어요.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공연장을 찾아준 청중들에게 긍정과 희망의 에너지를 전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예술의전당)
오는 20일 광주시립교향악단(광주시향)과의 협연으로 ‘2021 교향악축제’ 무대에 서는 피아니스트 손정범은 협연곡으로 차이콥스키의 ‘피아노협주곡 1번’을 선정한 이유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손정범은 2017년 뮌헨 ARD 국제 음악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1위에 오르고, 2019년에는 ‘제9회 인터내셔널 저먼 피아노 어워드’에서 우승한 최정상급 피아니스트다. 그는 선우예권, 조성진, 손열음 등과 함께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클래식 연주자로 꼽힌다.

모차르트 고전주의부터 차이콥스키 낭만주의에 이르기까지 독창적 해석과 다양한 색깔로 청중을 매료시키는 그의 연주에선 30살 나이가 무색한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침착하고 차분한 그의 성격이 연주에도 고스란히 묻어나는 듯하다. 손정범은 말을 할 때도, 글을 쓸 때도 무척 신중하다.

“뾰족하고 모난 걸 싫어한다”는 손정범은 스스로를 “매우 인간적인 연주자”라고 표현한다. 예원학교, 서울예고, 한국예술종합학교를 나온 그는 학창시절 개성 넘치는 선·후배, 동기들 틈바구니에서 가장 평범하고 특징 없는 학생이었다고 한다. 연주자로 적합한지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하지만 그의 무던한 성격은 무대 위에서 빛났다. 손정범은 “남의 눈을 신경쓰지 않고, 내 방식으로 묵묵하게 한 걸음씩 내딛는 것이 내 장점”이라면서 “특별하지 않기에 더 특별해 보이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의 ‘인간적’이라는 표현은 ‘평범함’, ‘노력파’를 의미하는 걸 테다.

독일을 주무대로 왕성한 활동을 펼치던 그는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년간 취소된 공연만 어림잡아 30회가 넘는다. 그는 “지난해 2월 이후 모든 스케쥴이 취소됐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솔직히 너무 허무했다”고 털어놨다. 그 중에서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와 함께 진행하려던 모차르트 교향곡 46곡 전곡 연주 취소가 가장 아쉽다고 했다. 숱한 취소를 겪었던 터라 이번 ‘교향악축제’가 어느 때보다 소중하다.

손정범은 오는 5월에는 국립오페라단의 신작 ‘브람스…’에 출연한다. 영화같은 삶을 살았던 낭만주의 대표 음악가 브람스의 삶과 작품을 바탕으로 하는 이 작품에서 그는 젊은 시절의 브람스 역을 맡아 무대 위에서 피아노를 연주한다. 손정범은 “아쉽게도 대사는 없다”고 귀띔했다. 5월 말에는 독일 4개 도시 투어를 위해 출국할 예정이다.

“다소 더뎌도 조금씩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고 말하는 손정범. 동료인 선우예권과 조성진이 먼저 콩쿠르 우승을 차지했을 때도 그는 절대 조급해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될 사람은 되는구나. 그러니까 내 차례도 곧 올 것”이라 확신했다. 느리지만 성실하게 차곡차곡 음악의 깊이를 쌓아가는 그이기에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 손정범은 “점차 국내 활동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광주시향과의 협연은 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다. 관람료는 1만~5만원.

피아니스트 손정범이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 앞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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