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학(白鶴). 흰 학이다. 우아한 몸짓으로 하늘을 날아오르면 저절로 신선이야기가 떠오른다.
고대 중국무술은 동물의 움직임에서 착안한 것이 많다. 신의(神醫) 화타가 만들었다는 오금희는 곰, 사슴, 원숭이, 학, 호랑이 등 5가지 동물의 움직임을 원용해 인체의 건강을 도모하는 운동이다. 중국 원나라 때 등장했다는 소림오권은 용, 호, 표, 사, 학 등 다섯 동물의 형상을 가지고 만든 무술. 아예 백학권이라는 무술도 따로 있다.
할리우드 영화로 세계적인 인기를 끈 <쿵푸팬더>에는 주인공인 판다를 돕는 5명의 전사가 나오는데 호랑이, 학, 원숭이, 사마귀, 뱀이 그들이다. 성룡의 영화 <사학비권>도 한때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는데, 뱀과 학의 움직임을 무술로 소화하는 수련법을 담고 있다.
학의 우아한 몸놀림은 이래저래 수많은 무술에서 등장한다. 양 날개를 넓게 펼치면 나타나는 완전한 균형상태도 있고, 태극권의 유명한 동작 '백학량시(白鶴亮翅)'는 양손이 각각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통상적 발의 움직임과도 어긋난 외발자세를 이루는 기품있는 동작이다.
일반적인 보법은 앞으로 나아갈 때 뒤꿈치로 착지하고, 뒤로 갈 때 앞꿈치로 착지하지만, 백학량시는 앞으로 내딛는 발의 힘을 빼고 앞끝으로 착지한다. 완성된 형태에서 뒷발에 힘을 온전히 싣고 균형을 잡아야 하는데, 자칫 엉덩이가 빠지거나 골반이 옆으로 삐져나올 수 있다. 바른 자세, 미려중정의 자세를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양손과 양발이 서로 반대로 협응하는 동작이어 쉽지 않지만, 꾸준히 연습하면, 태극권을 비롯한 중국무술에서 가장 우아하고 기품있는 몸놀림을 구현할 수 있다.
백학량시(白鶴亮翅)
① 어깨를 들이받는 고(靠)의 동작에 이어 오른발을 견고히 하면서 왼발을 허(虛)로 바꾼다.
② 왼발을 들어 안쪽 앞으로 옮겨 발끝을 딛는다. 동시에 오른팔은 들어올리면서 손바닥이 약간 오른쪽을 향하게 돌리며 오른쪽 이마 옆으로 와 지키고, 왼손은 밑으로 내리면서 사타구니를 지키는 자세인 루슬(摟膝)의 동작을 왼쪽으로 행하며 나아가 왼쪽 넓적다리 바깥쪽에서 보조한다.
도움말 : 대한태극권협회 이찬 명예회장
사진제공 : 이찬태극권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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