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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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즈 2021-04-12 17:00:00 신고

SF의 시대

공상과학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SF는 더 이상 상상 속 판타지에 머물지 않는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지난해 과학 및 SF 소설 판매량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20년 예스24의 자연과학 및 수학 분야 판매량은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SF 소설 판매량은 33.5%나 늘었다. 포스텍에서 화학을 전공하고 생화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은 김초엽 작가의 첫 소설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은 지난해 교보문고 SF 소설 분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작품. 외계생명체와의 소통을 다룬 단편 <스펙트럼> 은 <벌새> 김보라 감독의 차기작으로 결정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국 최초의 우주 SF 영화 <승리호> , 그동안 국내에서 보기 어려웠던 크리처물 <스위트홈> 이 비슷한 시기에 공개된 건 우연일까. 화제의 중심에 있거나 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은 영화나 드라마에 SF 장르가 대세다. 시즌4에 대한 소문이 무성한 <기묘한 이야기> , 디지털 시대의 ‘환상특급’이라 불리는 <블랙미러> 시리즈, 2034년까지의 근미래를 정치, 기술, 사회, 환경 등 다양한 소재로 다룬 드라마 <이어즈 앤 이어즈> 도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았다.바이러스, 인공지능, 기후변화… 공상과학 영화에 등장하던 소재가 지금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기 때문일까. 재난 영화에나 나오는 줄 알았던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지금, 사람들은 SF에 열광하기 시작했다. 한때 마니아들만 향유하던 장르가 화려하게 부활한 것이다. 우리가 듣고 익히는 속도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새로운 기술이 탄생하는 요즘, 만약 한 달 동안 지하에 감금된다면 다시 바깥으로 나왔을 때 너무도 달라진 세상을 따라잡느라 정신이 없을 것이다. <이어즈 앤 이어즈> 에는 집에서도 AI 필터 뒤에 진짜 얼굴을 숨기고 부모님과 대화하는 딸이 등장한다. 휴대폰을 손에 이식해 손으로 전화하고 눈을 깜빡이는 걸로 사진을 찍는 아이. 스스로가 디지털이 되고 싶어 하며 트랜스휴먼을 꿈꾸는 그녀를 보면서 미래에 낳은 내 아이가 이런 고민을 털어놓을 것만 같은 걱정을 하기도 한다. 디스토피아일지 유토피아일지는 모르겠지만 발전된 과학기술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립감과 소외감, 두려움을 느끼는 우리의 처지가 공상과학 속 주인공이나 마찬가지다. 예전에는 어렵거나 와닿지 않은 상상 속 이야기로 여기던 SF 속 이야기는 이제 실제로 일어날 법한 현실감을 갖게 됐다. 나날이 발전한 CG 기술 덕분에 그동안 머릿속으로만 그리던 SF적 상상을 눈과 귀를 통해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는 것도 SF의 인기 요인이다. ‘과연 영화화할 수 있을까?’ 싶던 인기 원작들이 하나둘 구현되면서 볼거리도 더욱 풍성해졌다. OTT 플랫폼의 대중화로 원하는 작품을 손쉽게 감상할 수 있는 환경도 한몫했다. 연관된 작품을 꼬리 물기하듯 찾아보며 세계관을 확장시키다 보면 절로 더 큰 흥미가 생긴다. SF 작품을 통해 접하게 된 우주에 대한 가설이나 물리의 법칙을 작품이 끝난 뒤에도 찾아보며 열심히 이해하려 애쓴다. 그러다 보면 SF가 더 재미있어진다. SF는 이 시대의 새로운 교양과목이 되어버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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