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ING EMPIRE 그들이 사는 세상

BLING EMPIRE 그들이 사는 세상

더 네이버 2021-04-13 10:28:18 신고

 

하이 주얼리와 쿠튀르 드레스로 치장한 채 파티를 즐기고, 명품 브랜드의 퍼스널 쇼퍼를 집으로 불러 쇼핑하는 건 예사다. 비행기 일등석을 타고 파리로 날아가 보석 쇼핑을 하고, 제트기를 빌려 라스베이거스로 쇼핑 원정을 떠난다. 넷플릭스 리얼리티 쇼 <블링블링 엠파이어> 속 이야기다. 
영화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을 모티프로 만든 리얼리티 쇼가 영화보다 더 흥미로운 건, 허구나 상상 속 이야기가 아닌 지구 반대편에서 살고 있는 이들의 ‘진짜’ 라이프이기 때문이다. 보는 내내 말로만 듣던 부자들의 삶을 간접 체험하는 기분이랄까. 


부자들의 SNS를 들여다본 적 있다면, 한 번쯤은 ‘뭘 하길래 그렇게 돈이 많지?’라는 질문을 떠올려봤을 테다. <블링블링 엠파이어>는 마치 이런 심리를 꿰뚫어본 듯 사이다 같은 대답을 들려준다. 출연진은 쇼에서 자신들의 재력을 아주 당당히 과시하는데, 이상하게 그 모습이 얄밉지 않다. 일본과 러시아 혼혈인 애나는 이들 사이에서도 ‘넘사벽’ 재력을 가진 인물. 자산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는 무기상의 딸로 굳이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거나 증명할 이유조차 느끼지 못하는 사교계의 여왕이다. 여왕의 자리를 두고 애나와 경쟁하는 크리스틴은 오트 쿠튀르와 하이 주얼리 모든 업계에서 대우받는 VVIP. 그녀의 남편은 송나라 황족의 직계 자손으로 베벌리힐스에서 성형외과를 운영하며 막대한 부를 누리고 있다. 이들의 씀씀이에 비하면 귀여운(?) 수준이지만 패셔니스타 케인과 제이미의 재력도 만만치 않다. 싱가포르 출신 케인의 집안은 석유와 운송, 부동산 사업으로 부를 축적했고, 제이미의 아버지는 실리콘밸리에서 돈을 번 억만장자다. 사업가인 켈리는 한 달에 아멕스 블랙카드를 40만 달러쯤 긁을 정도의 재력을 가진 사기꾼 전남편 이야기를 거리낌 없이 한다. 한국 사회였다면 ‘쉬쉬’했을 법한 이야기를 당당하게 까놓고 이야기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왠지 모를 카타르시스가 느껴진다. 한편 한국계 입양아이자 모델인 케빈은 <블링블링 엠파이어>의 출연진 중에서 가장 평범한 인물. 그의 눈으로 보는 ‘부자의 세계’는 마치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해 괜한 동질감이 든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이들이 걸치고 있는 ‘블링블링’한 보석! 에피소드 중간중간에 은근슬쩍 그들의 보석과 명품을 클로즈업해 보여주는데, 제작자의 영민한 의도인 걸 알면서도 자꾸 눈길을 빼앗기게 된다. 어쩌면 전체적인 스토리보다 그들이 착용한 아이템을 구경하는 재미에 끝까지 보게 되는 것 같기도. 화려한 주얼리는 첫 번째 에피소드부터 쉬지 않고 등장한다. 춘절 파티에서 크리스틴이 착용한 피아제 주얼리와 애나의 부쉐론 주얼리, 그리고 둘 사이의 갈등에 불을 붙인 루이 비통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까지, 눈이 뱅글뱅글 돌아갈 정도로 화려한 주얼리의 향연이 펼쳐진다. 통 큰 애나는 켈리를 비행기 일등석에 태워 파리로 데려가 부쉐론 부티크에서 우정 반지로 콰트로 링을 선물하고, 요가 수업을 할 때마저 하이 주얼리 네크리스를 걸치고 있다. 제이미와 케인의 손목을 뒤덮은 까르띠에 다이아몬드 뱅글, 켈리와 셰리가 애용하는 섬세한 반클리프 아펠 주얼리도 눈에 띈다.


물론 번쩍거리는 건 보석뿐만이 아니다. 눈썰미 좋은 이들은 이미 눈치챘겠지만, 돌체&가바나의 티아라와 드레스, 베르사체의 황금색 배스로브와 티셔츠, 발망의 화려한 재킷, 글리터와 스터드로 장식된 크리스찬 루부탱 슈즈, 디올의 스니커즈와 셔츠를 비롯해 샤넬, 펜디, 에르메스, 발렌시아가 등등 럭셔리 패션 하우스의 블링블링한 옷과 액세서리가 끊임없이 등장한다. 이 정도면 라스베이거스의 백화점에서 부유한 아시아인을 위해 프라이빗 쇼핑 시간을 마련하고, 콧대 높은 럭셔리 하우스들이 돈 많은 중국인을 겨냥한 스페셜 에디션을 매번 선보일 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 오트 쿠튀르 컬렉션 정도는 돼야 돈 좀 썼다고 으쓱하는 이들 사이에서 ‘1100달러짜리 디올 신발을 샀다가는 엄마한테 맞아 죽을 것’이라는 말을 하고, 에르메스의 스펠링도 알지 못하는 ‘패알못’ 케빈은 오히려 외계인 같은 존재다. 

 

 

 


그들이 즐기는 파티의 스케일도 남다르다. 사교계의 여왕 크리스틴 치우는 로데오 거리를 통째로 빌려 차이나타운 콘셉트의 춘절 파티를 열기도 하고, 아들 베이비 지의 첫돌을 맞아 어린이 박물관을 통째로 대여해 성대한 생일 파티를 연다. 구찌 뽑기 기계가 있는 돌잔치라니! 크리스틴을 골탕 먹이기 위한 애나의 하우스 파티, 셰리의 아들 제번의 백일잔치 스케일도 만만치 않았다. 람보르기니, 롤스로이스 등 파티에 초대받은 게스트들이 타고 오는 럭셔리 카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 


호화 저택에 살면서 한도 없는 신용카드를 펑펑 쓰는 이들의 이야기를 보다 보면 현실과의 괴리가 느껴지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 한편으로 집안의 대를 잇기 위해 아들을 낳아야 한다는 압박, 역술가를 모셔다 놓고 점을 보는 모습, 아이 낳을 때 길일을 찾는 모습 등 아시아인이라면 공감할 만한 요소들이 묘한 동질감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말로만 듣던 하이 소사이어티의 럭셔리 라이프를 생생하게 간접 경험해볼 수 있다고 생각하면, 킬링타임용으로 꽤나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는 콘텐츠임은 분명하다. 


순식간에 8편의 에피소드가 끝나버렸다고 아쉬워하지 말자. 그들의 블링블링한 리얼 라이프는 지금도 계속 소셜 미디어에 업데이트되고 있으니까. 케인(@kanelk_k), 제이미(@jaimexie), 애나(@annashay93), 크리스틴(@christine_chiu88), 켈리(@kellymili), 셰리(@cherieofficial), 킴(@kimlee) 등 각 30만~90만 명의 팔로어를 거느린 대형 SNS 스타로 떠오른 출연자들은 자신의 화려한 라이프스타일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팔로어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 이들을 향한 럭셔리 브랜드의 러브콜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듯하다.    

 

 

 

 

 

 

 

 

 

더네이버, 넷플릭스, 블링블링 엠파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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