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사랑이 답이라고 말하는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

늘 사랑이 답이라고 말하는 신카이 마코토의 <날씨의 아이>

OTT뉴스 2021-04-14 12:00:54 신고

호다카와 히나

[OTT뉴스=배해웅 OTT 1기 리뷰어] <날씨의 아이>는 <너의 이름은>(2017)으로 일본 자국은 물론 우리나라에까지 신드롬을 일으킨 신카이 마코토의 2019년 작품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그동안 신카이 마코토의 영화에서 주된 이미지로 사용되어왔던 날씨(<언어의 정원> 비, <너의 이름은> 구름)를 전면에 내세운다.

섬세한 묘사와 풍성한 작화로 유명세를 떨친 감독인 만큼, 이번 영화에서도 그가 그려낸 하늘은 언제나 그렇듯 아름답다.

비가 지면에 닿을 때 퍼지는 물방울, 먹구름 사이에 서서히 번지는 빛줄기, 물 위를 건널 때 잠시 멈추는 오토바이 바퀴까지.

섬세하고 탐미적인 신카이 월드가 눈을 즐겁게 한다.

이번 영화에서는 그의 이전 필모그라피와 비교해서 보편적 주제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너의 이름은>이 시각적 즐거움에 좀 더 무게를 두었다면, <날씨의 아이>는 일본의 현재에 바투 다가선다.

<너의 이름은>의 아름다운 시골 풍경은 오랜 장마로 물에 잠겨버린 도심으로 대체됐고, 중학생인 남녀 주인공 모두 부모가 부재하거나 없는 것과 다름없는 상황에 놓여있다.

신카이 마코토는 "최근 일본은 기록적인 폭우를 많이 겪었다. 일본 사회의 걱정거리는 다름 아닌 자연재해다. 이 영화를 통해 자연재해로 상처받은 이유를 치유할 자신은 없다. 오히려 사회에 던지고픈 이야기를 많이 담았다"라며 <날씨의 아이>가 현재 일본이 처한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다만 이번에도 달라지지 않은 게 있다면 순진하게까지 보이는 그의 일관된 답이다.

그는 사랑밖에 모르는 사람처럼 언제나 답은 '사랑'이라고 대답한다.

호다카는 부모와 자신의 고향에 환멸을 느끼며 도쿄로 가출해 온 16살 소년이다.

도쿄에 정착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스가를 제외한 그 누구도 그 아이의 손을 잡아주지 않는다.

히나의 뒷모습


비가 내리는 하늘을 맑게 바꿀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맑음 소녀' 히나 역시 부모 없이 초등학생 동생과 단둘이 살아가는 소녀다.

히나는 15살의 나이로 한 집안의 가장 역할을 하고 있는데, 어른들은 그 아이들의 세계에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그들이 어리다는 이유로 어른이 된 권리를 행사하려고만 한다.

아이들은 자신들을 억압하는 어른들의 세계와 비가 내리는 도쿄의 하늘에서 서로의 빛이 되어준다.

도쿄의 재난이 어른들의 세계를 은유한다면 어린 호다카와 히나의 사랑은 그것을 막지 못한다.

다만 그들의 연대까지는 막을 수 없었다.

맑음 소녀의 운명을 알게 된 히나가 재난을 멈추기 위해서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하늘로 향하지만, 히나를 포기할 수 없는 호다카는 히나를 하늘에서 데려오고, 잠시 멈췄던 비는 다시 도쿄의 도심 위로 쏟아지기 시작한다.

재난의 상황 속에서도 아이들은 사랑으로 서로를 간절히 원하며 재회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맑은 하늘을 바란 히나의 기도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호다카를 만나게 해달라는 마지막 기도만은 이뤄진 셈이다.

<날씨의 아이>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재난은 멈출 수 없지만, 사랑은 재난을 극복할 수 있다'라고.

맑은 하늘을 위해 기도하는 히나


<날씨의 아이>는 팬들이 신카이 마코토에게 기대하는 것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영화다.

그러나 작화에 비해 이야기가 부족하다는 꼬리표를 이번 영화 이후에도 떼기는 힘들 거 같다.

결말부에 호다카의 폭발적인 행동은 개연성이 부족해 보이고, 단조로운 플롯은 아름다운 그림을 위해서만 봉사한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날씨의 아이>는 <너의 이름은> 이상을 바라는 신카이 마코토 팬들에게는 실망감을, <너의 이름은>을 기대한 신카이 마코토의 팬들에게는 만족을 줄 영화일 것이다.

<날씨의 아이>는 현재 넷플릭스, 웨이브, 티빙 등에서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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