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타선이 올 시즌 처음으로 류현진을 지원했다. 게티이미지
토론토 타선이 류현진(34)이 등판하는 경기에서 모처럼 뜨거웠다.
토론토는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B볼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의 경기에서 7-3으로 승리했다. 시즌 세 번째 등판에 나선 류현진은 6⅔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며 호투했다. 시즌 첫 승을 거뒀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은퇴)에 이어 한국인 빅리거 중 두 번째로 개인 통산 60승 고지를 밟기도 했다.
류현진의 투구는 이 경기에서도 눈부셨다. 스트라이크존에 걸치는 정확한 제구는 지안카를로 스탠튼, 애런 저지 등 리그 강타자를 얼어붙게 만들었다. 공을 맞히는 데 급급한 스윙을 하거나 아예 배트조차 내지 못했다. 타격왕 출신 D.J 르메이휴는 4회 초 두 번째 승부에서 류현진이 던진 몸쪽 커터(컷 패스트볼)-낮은 포심 패스트볼 조합에 루킹 삼진을 당한 뒤 심판을 향해 볼 판정에 대해 격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이미 류현진의 현란한 볼 배합에 현혹된 눈이 객관적인 판단력을 잃은 것.
토론토 야수들은 류현진의 눈부신 투구가 더 빛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그동안은 도와주지 못했다. 류현진의 첫 등판이었던 2일 양키스전에서는 2득점, 8일 텍사스전에서는 1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14일 양키스전에서는 5회까지 6점을 냈다.
시즌 타율 0.040을 기록 중이던 라우디 탈레스가 마수걸이 홈런을 류현진의 등판 경기에서 기록했다.. 게티이미지
0-0이었던 2회 말에는 랜달 그리척이 양키스 선발 제임슨 타이욘으로부터 선두 타자 안타로 출루했고, 이어 나선 루어데스 구리엘과 대니 젠슨이 각각 사구와 볼넷을 얻어냈다. 2사 만루 기회에 나선 조쉬 팔라시오가 중견수 앞으로 흐르는 2타점 적시타를 쳤다. 3회는 토론토 특급 유망주 보 비셋과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가 연속 안타를 치며 1·3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리척이 우측 외야에 타구를 보내 3루 주자 비셋의 태그업 득점을 이끌었다. 3-0.
'이적생' 마커스 세미엔은 4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 홈런을 때려냈다. 타이욘의 시속 151㎞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겼다. 세미엔은 2019시즌 33홈런·장타율 0.522를 기록한 내야수다. 올 시즌도 이 홈런 포함 4개를 때려냈다. 수비에서는 이미 몇 차례 도움을 줬다. 류현진의 든든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
류현진이 양키스 타선을 완전히 압도하고 있던 상황. 5득점도 넉넉했다. 이번에는 라우디 탈레스가 나섰다. 지명타자 요원. 2019시즌 21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증명한 선수다. 올 시즌은 이 경기 전까지 타율 0.040에 그치며 부진했던 상황. 마수걸이 홈런이 나왔다.
토론토 타선은 선취점이 필요한 시점, 추가 득점이 필요한 시점에서 모처럼 부응했다. 경기 후반 불펜진이 추격을 허용했지만, 벌어 놓은 점수 덕분에 긴장감은 없었다. 경험 많은 그리척, 특급 유망주 비셋과 게레로 주니어 그리고 침묵하던 탈레스까지 차례로 터진 경기. 류현진의 불운도 이어지지 않았다. 성장하는 토론토 야수진을 보는 것도 국내 야구팬에게는 즐거움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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