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학선은 런던에서 한국 체조 역사를 새로 썼다. 기계체조 도마에서 시상대 맨 위에 섰다. 한국 체조 첫 금메달. 세계 최고의 자리에 선 그가 어려운 가정 환경을 딛고 쾌거를 이뤄낸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에겐 더 많은 박수가 쏟아졌다.
하지만 4년 뒤 양학선은 리우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아킬레스건과 햄스트링 부상이 심해져서였다. 마지막까지 치료와 훈련을 병행했지만 결국 리우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했다. 14일 진천선수촌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양학선은 "그때는 너무 아쉬웠다. 두 번 다신 그런 일이 없게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훈련 환경이 좋진 않다. 양학선은 "체조는 지난해 대회가 딱 한 번 있었고, 지금도 대회가 연기되어 미정인 상태다. 지난해 3월에 코로나 때문에 선수촌을 나갔을 때 훈련 하기가 힘들었다.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만 지금은 선수촌 훈련이 가능해져서 여러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양학선은 "선수들 사이에선 '올해도 연기되진 않겠지'라는 이야기가 제일 화제였다. 국제대회가 자주 연기되어 목적을 잃기도 했다. 그래도 적응했다. '내가 뭘 어떻게 훈련해야겠다'라는 의식을 가졌다. 개인적으로는 큰 문제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국가대표 선수들은 도쿄로 가기 전 백신을 접종할 계획이다. 양학선은 "전국민이 맞는 거기 때문에 맞는다는 생각이다. 그보다는 훈련을 어떻게 하루하루 이겨내고 준비할까 걱정"이라고 했다. 그는 "사실 훈련장 분위기가 많이 위축됐다. 입촌하지 못한 종목도 많아서 올림픽을 준비하는 게 맞나 싶기도 하다. 그래도 오늘 행사가 있어 '100일 남았구나'란 실감이 난다"고 했다. 그는 "체조 대표팀 훈련 분위기가 좋다. 저 말고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 메달을 기대하셔도 좋다"고 했다.
양학선은 "결혼을 한 지 6개월 정도 지났는데 와이프 얼굴을 열 번 정도 밖에 못 봤다. 그만큼 훈련에 시간을 투자했다. 꼭 결과로서 와이프에게 보여주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진천=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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