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의 양키스 '컷' 패스트볼

류현진의 양키스 '컷' 패스트볼

일간스포츠 2021-04-15 06:06:42 신고

 
류현진(34·토론토)이 커터를 앞세워 뉴욕 양키스 타선을 무너뜨렸다. '악의 제국' 천적으로 거듭났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볼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MLB) 뉴욕 양키스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 6⅔이닝 4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2.92에서 1.89로 낮췄다. 토론토가 7-3으로 이겨 류현진은 시즌 세 번째 등판 만에 첫 승을 거뒀다. 박찬호(은퇴)에 이어 한국인 빅리거로는 2번째로 MLB 통산 60승 고지를 밟았다.
 
양키스 킬러로 변신한 점도 의미가 크다. 류현진은 지난해까지 네 차례 양키스에서 1승2패 평균자책점 6.04로 부진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25일 등판에서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고, 2021시즌 개막전이었던 2일에도 5⅓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리고 14일에는 양키스 강타선을 완벽하게 농락하며 판세를 뒤집었다.
 
이날 류현진의 최고 무기는 커터(컷 패스트볼)였다. 홈 플레이트 부근까지 포심 패스트볼처럼 날아가다가 타자 앞에서 우측(우타자 기준 몸쪽)으로 살짝 떨어지는 공이다.
 
류현진은 1회 초 선두 타자 D.J 르메이휴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후속 지안카를로 스탠튼에게 병살타를 유도했다. 시속 139㎞ 커터를 몸쪽(우타자 기준)에 구사해 타자의 시선을 흔든 뒤, 바깥쪽 체인지업을 던져 타이밍을 빼앗았다. 2017시즌 홈런왕(59개) 스탠튼이 배트에 공을 맞히는 데 급급했다. 결과는 2루 땅볼.
 
강타자 애런 저지도 커터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허를 찔렀다. 류현진은 볼카운트 1볼-2스트라이크에서 주로 우타자 몸쪽으로 구사하던 커터를 바깥쪽 낮은 코스에 던졌다. 스트라이크존 밖에서 안으로 휘어 들어가는 백도어 커터였다. 2017시즌 아메리칸리그 신인 한 시즌 최다 홈런 신기록(52개)을 경신한 저지는 배트도 내지 못했다.
 
류현진은 2회 초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아내며 순항을 이어갔다.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한 애런 힉스에게는 커터-체인지업 조합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앞선 1회 스탠튼에게 병살타를 유도한 볼 배합. 2사 뒤 상대한 루그네드 오도어는 2스트라이크에서 바깥쪽(좌타자 기준) 커터를 구사해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양키스 타자들의 스윙은 타이밍이 맞지 않았고, 공과 차이도 컸다.
 
류현진은 3회 초 제이 브루스를 상대할 때 바깥쪽(좌타자 기준) 낮은 코스 커터를 보여준 뒤 커브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4회 초 선두 타자 르메이휴에게는 몸쪽(우타자 기준) 커터를 보여준 뒤 낮은 코스 포심을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4회 초 스탠튼과의 재대결에서는 시속 135~138㎞로 형성됐던 커터의 구속이 143㎞까지 찍혔다. 양키스 타자들은 포심 패스트볼만큼 빠르고 예리한 커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기립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는 류현진. 게티이미지

기립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에서 내려오고 있는 류현진. 게티이미지

 
위기에서도 커터가 빛났다. 류현진은 5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힉스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이 끝났다. 그러나 후속 오도어에게 바깥쪽 커터를 구사해 2루 땅볼을 유도했다. 토론토 내야진이 병살타로 만들었다. 6회 초에도 2사 뒤 2루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처음으로 실점 위기에 놓였지만, 스탠튼에게 커터를 던져 투수 앞 땅볼로 잡아냈다.
 
류현진은 2015년 5월, 왼 어깨 수술을 받은 뒤 긴 재활 치료 기간을 보냈다. 재기가 불투명했다. 그러나 2017시즌 장착한 커터를 무기로 MLB 정상급 투수로 올라섰다. 7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호투한 8일 텍사스전에서도 결정구로 12번이나 구사했다. 탈삼진 7개 중 4개를 커터로 솎아냈다. 양키스 타선은 지난 2년(2019~20시즌) 동안 MLB 3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홈런(400개)을 기록했다. 류현진의 커터 앞에 침묵했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류현진이 양키스를 장악했다"며 호평했다.
 
류현진은 경기 뒤 "제구가 괜찮았던 것 같다. 구속도 잘 나왔다. 그동안 커터 각도 변화를 줄이고, 구속을 더 내기 위해 노력했다. 앞으로도 그런 공을 더 많이 던져야 한다"며 투구 내용을 총평했다. 양키스를 상대로 연속 호투한 점에 대해서는 "올 시즌은 준비를 잘했다. 개막전부터 (양키스 상대로) 자신이 있었다"고 전했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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