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식·대만식·퓨전·사천요리·딤섬·양꼬치·마라 전문점…. 외식과 미식의 범주가 확장되면서 우리가 즐기는 일명 ‘중국집’의 범주도 광범위해졌다. 비록 중국요리를 먹고자 할 때 전단지가 아닌 스마트폰 앱을 들여다보는 인류로 진화했을지라도 짜장면이나 짬뽕, 주머니 사정이 허락한다면 탕수육을 추가하는 메뉴 선택은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변화하지 않을 테다. 한때는 배달과 외식의 상징이기도 했던 군만두 서비스 하나로 행복을 선사하던 동네 중국집에 대한 추억 한 자락과 함께 말이다.
◆서교동 진향
서교동에는 미식 전문가들이 서울에서 첫 번째로 꼽는 중식당 ‘진진’이 있다. 진진은 중식계에서 ‘사부들의 사부’로 불리는 중식 대가 왕육성 셰프가 코리아나 호텔 대상해를 떠나 차린 곳이다. 고객들이 더욱 편안하게 셰프의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자 후배들이 요리사이자 경영자로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나루터로서 이끌어 가고 있다.
진진은 본점을 비롯해 신관과 진진가연까지 여러 지점으로 확장해 성업하고 있다. 일반 중식당과 달리 멘보샤·어향가지·대게살볶음 등 차별화된 요리를 주력으로 선보여 ‘짜장면·탕수육 없는 중식당’이라는 수식어가 붙기도 했다.
최근 새롭게 오픈한 매장인 ‘서교동 진향’에서는 진진표 짜장면과 탕수육, 군만두를 맛볼 수 있다. 진진의 요리를 사랑하지만 중식의 짜장면과 탕수육도 포기하기 힘들었던 마니아들에게도 희소식이다.
진향에서 선보이는 요리들은 ‘맛의 기본은 질 좋고 신선한 식재료에 있다’는 진진의 원칙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다. 식사 메뉴인 간짜장 소스에 들어가는 돼지고기는 최고급 품종인 버크셔K를 사용했다. 깔끔한 풍미와 부드러운 식감에서 그 차이를 느끼게 된다. 윤기 나게 볶인 양파와 호박은 재료 하나하나의 존재감이 오롯이 살아있으며 생기 있는 식감을 부여하고 소스의 느끼함을 꽉 잡아준다. 면을 먹고 남은 소스는 매장 한켠에서 무한 제공되는 밥을 추가해 싹싹 비벼 먹어야 후회가 없다.
짜장면의 최고의 파트너인 ‘만두’는 반드시 함께 주문하기를 권한다. 매일 매장에서 직접 빚는 손만두다. 만두소의 주 재료는 다양한 채소와 함께 국내산 돼지고기 앞다리살만을 사용해 ‘역시나’라는 신뢰의 미소를 짓게 된다. 꽤나 큼직한 만두를 한입 베어 물면 쫀득한 만두피의 탄성과 함께 꽉 찬 육즙이 입안을 촉촉하게 채운다.
‘리치 탕수육’도 별미다. 웍에서 마치 강정처럼 바삭하고 윤기 나게 버무려진 뒤 전 세계 누구나 호불호 없이 공감할 새콤달콤한 소스를 머금었다. 찍먹 부먹(소스를 찍어 먹느냐 부어 먹으냐) 논쟁은 다른 곳에서 논하는 것이 좋겠다.
탕수육의 고기 역시 버크셔K를 쓴다. 고기 자체가 좋으니 식어도 부드러운 식감이 유지되며 밑간을 하지 않아도 잡내가 없고 풍미가 좋다. 설령 알아채기 힘든 작은 부분이라도 식재료의 품질을 최우선으로 삼는 이 철칙이 우리에게 너무나 익숙한 음식도 새삼 특별하게 만들어 주는 가장 큰 비법인 듯하다.
진향은 운영에서 군더더기도 제거했다. ‘진진’파 매장 가운데 처음으로 무인 주문 단말기인 키오스크를 매장 입구에 비치했다. 고객들은 키오스크로 원하는 음식을 주문하고 바에서 픽업하면 된다. 반찬과 밥, 따뜻한 차도 셀프바에서 원하는 만큼 자유롭게 이용 가능하다. 요즘 비대면 방식으로 서비스하는 식당이 많아지는 추세인데 진향 역시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며 시대와 함께 오래도록 순항해 가기 위해 열심히 노를 젓고 있다.
메뉴 간짜장 6000원, 군만두 6000원
영업시간 (점심)11:00-14:30 (저녁)17:00-20:00 (일 휴무)
◆주
메뉴 삼선짜장면 8000원, 탕수육 2만4000원
◆현래장
메뉴 옛날짜장 7500원, 손군만두 7000원
◆옛날중국집
메뉴 짜장면 5000원, 탕수육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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