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축 아파트를 내 취향대로 꾸미는 법! #랜선집들이

신축 아파트를 내 취향대로 꾸미는 법! #랜선집들이

엘르 2021-05-09 0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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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덟 살 아들의 방. 초록색 코트 스탠드는 이탈리아 빈티지, 흰색 어린이용 의자는 알렉산더 베게가 디자인한 까사리노 주니어.


여덟 살 아들의 방. 초록색 코트 스탠드는 이탈리아 빈티지, 흰색 어린이용 의자는 알렉산더 베게가 디자인한 까사리노 주니어.


취향을 좇는 모험

도심 속 신축 아파트의 첫 입주자가 된 가구 애호가는 새집의 획일화된 구석구석을 유려하고 모던한 빈티지 가구로 채우며 자신만의 온기를 더했다.

피터 흐비트의 사이드보드를 거실 한편에 두고 좋아하는 식물과 오브제를 올렸다.


피터 흐비트의 사이드보드를 거실 한편에 두고 좋아하는 식물과 오브제를 올렸다.



용산역과 이촌역 사이의 타워형 아파트. 전직 패션 디자이너인 이주희는 이곳에서 아이 둘, 고양이 두 마리와 ‘집콕’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도심 한가운데에 있는 아파트는 처음이에요. 이 동네 특유의 생활에 아직도 적응 중이죠. 점심 무렵의 식당에서는 근처 회사 직원들과 자리 경쟁이 치열하고, 카페에선 업무 미팅하는 사람들 틈을 아이들과 활보해야 해요.” 어쩌다 보니 신축 아파트로만 이사 다니고 있다는 그녀의 집은 결혼 후 세 번째 집. 드라마틱한 첫 만남은 아니었다. “집을 보자마자 첫눈에 반했거나 기막힌 인연이라는 둥 매력적인 이야깃거리가 있으면 좋겠지만, 그저 모델 하우스로 처음 접했어요. 살기 좋은 동네인 것 같아 청약을 넣었고요. 특별히 마음에 든 부분이 있었던 건 아니었죠.” 어쩌면 아주 현실적이면서 보통의 사연이다. 집을 구하는 일생의 여정에서 내밀한 ‘로망’이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는 얼마나 흔한가. “여전히 적응 기간인 것 같지만, 타워형 건물이라 일조량이 충분하고 층고가 3m에 달할 만큼 높아서 쾌적하게 지내고 있어요. 살면서 아주 만족하고 있는 부분이죠.” 구조와 바닥재부터 문고리 같은 작은 요소까지 사용자의 취향과 무관하게 지어진 공간이지만, 신축 아파트라는 점을 실감하기 어려울 만큼 집 안 곳곳에는 그녀와 가족들이 지닌 온기와 생기가 가득하다. 새집이지만 편안하고 익숙하게 스며들기를 원했다는 이주희의 바람대로 세월을 겹겹이 입은 듯 안온한 기운이 밴 공간이다. 여기엔 빈티지 가구에 심취한 그녀의 관심사가 한몫했다. 보피(Boffi)의 우윳빛 주방 가구와 마치 한 쌍처럼 담백하게 어울리는 빈티지 비초에는 새 제품의 희고 깨끗한 색이 싫어 선택한 것. 크림 컬러로 적당히 태닝돼 베이지 벽지와 잘 어울린다. 그녀가 특히 사랑하는 마틴 비저의 소파 겸 데이베드는 국내 판매자에게서 구매해 푸른색 패브릭을 새로 씌웠다. 그 옆으로는 핀 율 특유의 스타일에 등받이 뒤편으로 쭉 뻗은 나무 프레임처럼 직선적인 느낌이 가미된 ‘재팬 체어’, 목재 합판을 구부려 만든 그레테 야크의 ‘GJ 체어’를 두었다. 모더니즘의 영향을 받은, 실용적이면서도 단순한 디자인의 빈티지 가구들을 골라 연출한 덕에 새집의 곳곳은 군더더기 없이 딱 맞는 맞춤 옷을 입은 것처럼 편안한 멋이 감돈다.

그레테 야크의 GJ 체어, 르 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팔리아멘트 램프, 마틴 비저의 소파 겸 데이베드가 어우러진 거실.


그레테 야크의 GJ 체어, 르 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팔리아멘트 램프, 마틴 비저의 소파 겸 데이베드가 어우러진 거실.



SNS에서 관심 가는 디자이너를 태그로 검색하고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캡처’해 자신의 스마트폰에 차곡차곡 모아온 그녀는 지난 2년간 집에 다양한 가구를 들이면서 끊임없이 변주하는 모험을 해왔다. “이제야 나만의 ‘무드’를 정확히 알게 됐어요. 그간 위험을 무릅쓰고 해외 판매자에게서 구매한 빈티지 가구도 많았죠. 패션 디자이너로 일하며 옷을 잘 입고 다니던 시절, 누군가 옷 고르는 요령을 물으면 많이 보고 많이 사 입어보라고 조언했어요. 저는 제 취향을 그렇게 알았어요. 가구도 마찬가지예요. 많이 사고 접하고 실패해 보는 중이에요. 빈티지 가구의 경우 구매한 금액과 비슷한 가격에 되팔 수 있기도 하니까요.” 지금의 아파트에 입주하며 새로 마련한 물건은 피터 흐비트(Peter Hvidt)의 사이드보드. “피터 흐비트는 소파로 유명한 디자이너인데, 이 사이드보드 특유의 동그란 손잡이가 좋아서 구매했어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학교와 직장이 기능을 상실했을 때, 집의 역할이 얼마나 커질 수 있는지 체감한 이후 그녀는 여러 갈래로 뻗어나가는 자신의 관심사와 가족의 필요가 만나는 ‘취향의 꼭짓점’을 찾는 중이다. 티끌 하나 없이 미니멀한 주방의 아일랜드 조리대 수납장 문을 열면 아직 어린이집에 다니는 둘째 아이와 놀기 위한 보드게임 도구가 가득하다. “아이 둘이 학교와 어린이집에 가지 못하자, 집이 공부방과 놀이방 역할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어야 했어요. 지금은 아이 때문에 TV를 아예 없애지 못했지만, 언젠가는 TV 대신 한스 베그너의 하이 사이드보드로 거실 벽을 채우길 꿈꾸고 있죠. 케인 소재의 상부장이 정말 멋진 가구예요.”

거실의 창 일부를 알바 알토의 스크린으로 가려서 만든 아늑한 자리. 피에르 폴랑의 노란색 오렌지 슬라이스 체어가 눈에 띈다.


거실의 창 일부를 알바 알토의 스크린으로 가려서 만든 아늑한 자리. 피에르 폴랑의 노란색 오렌지 슬라이스 체어가 눈에 띈다.



USM의 모듈러 퍼니처 시스템으로 책상과 책장을 맞춘 중학생 딸의 방. 가장 부드러운 색채로 채웠다.


USM의 모듈러 퍼니처 시스템으로 책상과 책장을 맞춘 중학생 딸의 방. 가장 부드러운 색채로 채웠다.



거실과 주방 공간을 이어주는 커피 존. 르 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람프 드 마르세유 미니를 달았다. 데이비드 멜러의 커피 포트와 모카마스터 등을 두고 즐긴다.


거실과 주방 공간을 이어주는 커피 존. 르 코르뷔지에가 디자인한 람프 드 마르세유 미니를 달았다. 데이비드 멜러의 커피 포트와 모카마스터 등을 두고 즐긴다.



부부의 침실. 포인트가 되는 강렬한 컬러의 오브제를 제외하곤 벽면과 침대 시트, 기타 소품 모두를 그레이나 화이트 등 모던한 컬러로 골랐다.


부부의 침실. 포인트가 되는 강렬한 컬러의 오브제를 제외하곤 벽면과 침대 시트, 기타 소품 모두를 그레이나 화이트 등 모던한 컬러로 골랐다.


색채가 숨 쉬는 집

가족 구성원 저마다의 취향이 컬러플한 에너지로 녹아 있는 이곳. 30년 가까이 된 분당 빌라촌의 어느 라이프스타일리스트의 집에서 펼쳐지는 다채로운 일상.

주방 한쪽의 옐로 컬러 트레이. 다양한 공구나 생활 소품, 차 열쇠 등을 꽂을 수 있다.


주방 한쪽의 옐로 컬러 트레이. 다양한 공구나 생활 소품, 차 열쇠 등을 꽂을 수 있다.



“오래된 빌라가 선사하는 묵직함이 있어요. 그 위에 우리만의 컬러를 얹는 거예요.” 형형색색의 오브제가 사계절의 빛을 따라 자유롭게 반짝이는 집. 라이프스타일리스트이자 ‘라귀올 장듀보’의 식기를 수입하는 ‘더리빙’의 대표 정자영의 집이다. 판교의 평범한 아파트에서 분당 타운 하우스 단지 내 고즈넉한 루프톱 빌라로 이주한 지 3년 차. 대부분 주민이 오랜 기간 거주한 이곳 빌라촌의 빌라들은 1994년 스물한 명의 국내 건축가들이 각각의 취향대로 탄생시켰다. 구조와 외관이 저마다 다른 이곳에서 가족은 강석원 건축가의 3층 루프톱 하우스와 사랑에 빠졌다. “주민 모두 개성 가득한 저마다의 집을 사랑하는 동네죠. 집을 구하느라 애쓰던 남편이 보자마자 이곳으로 해야겠다고 하더라고요.” 불곡산의 사계절이 그대로 펼쳐지는 세 개의 테라스, 반려견과 아이들이 원 없이 누빌 만한 80평의 너른 공간, 창문마다 쏟아지는 햇살과 정성껏 지은 옛집이 주는 안정감까지. 아파트와는 또 다른 자유와 평온함이 느껴지는 공간에 가족 모두 만족스럽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루 만에 이사를 결정했지만 몰딩부터 도어 하나까지 30년 세월이 켜켜이 쌓인 집과 ‘요즘 가족’의 취향을 맞추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다. “2년이나 비어 있던 공간이었어요. 오래된 빌라라는 확고한 정체성에 다들 고칠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워낙 제대로 지어진 집이라 고칠 곳은 고치고, 살릴 곳은 살려보고 싶었죠.” 이미 잘 갖춰진 부분을 살리는 방향으로 3개월 동안 기초 공사를 마친 부부는 식탁과 그릇장, 욕실 타일까지 직접 제작하거나 취향껏 아이템을 공수하며 곳곳을 채웠다. 결국 함께 고른 것들의 교집합은 ‘컬러’였다. “유행하는 기성품이나 유명 브랜드만 고집하진 않았어요. 기성 가구들은 모던한 무드가 대부분이었고, 구옥 분위기와 잘 어우러지지 않았죠. 빈티지 숍이나 해외 옥션에서 구한 오브제를 활용했어요. 함께 의논하며 고른 것들이 모이니 우리 집만의 컬러플한 분위기가 완성되더라고요.” 주변의 만류에도 과감히 고른 비비드한 옐로 소파와 스탠드, 블루와 레드 포인트의 쿠션, 스툴 등이 가족의 일상에 활력을 선사한다. “오래된 옛집이 지닌 특유의 무게감은 모든 컬러를 따스하게 포용하는 힘이 있더라고요. 어른들께 물려받은 자개장을 툭 놓아도 이질감이 없었죠.” 취향대로 고른 오브제는 구옥의 분위기와 좋은 합을 이뤘다. 특정한 인테리어 경향으로 분류되지 않는, “내 집인데 나만 좋으면 되지”라는 부부의 철학이 통하는 순간이었다.

레드 컬러의 벽시계 아래로 나뭇가지를 잘라 만든 핸드메이드 코트랙이 눈에 띈다.


레드 컬러의 벽시계 아래로 나뭇가지를 잘라 만든 핸드메이드 코트랙이 눈에 띈다.



가장 공들인 가구는 주방의 우드슬랩 테이블. 발품을 팔아 직접 목재를 고르고, 디자인을 꼼꼼히 구상해 따로 다리를 붙여 완성했다. “온 가족이 이곳에 모여 앉아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눠요. 자석처럼 끌리는 소통의 공간이랄까요. 이웃이나 손님이 와도 마찬가지고요.” 주방 옆으로 난 긴 복도를 따라 들어가면 펼쳐지는 또 다른 공간인 서재는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일하는 곳이다. “코로나19 시대와 맞물려 집의 일상도 다채롭게 변했어요. 멀찍이 분리된 방 한켠에서는 가족들이 모여 각자의 일을 하죠. 제게는 홈 오피스이고, 아이들은 ‘줌 등교’를 하는 곳이에요. 테라스에서는 딸과 함께 요가를 하고 집 안의 컬러플한 곳곳은 리빙 아이템의 자연광 스튜디오로도 손색없어요.” 휴식이 최우선이던 공간은 가족의 일과 일상이 함께 숨 쉬는 ‘멀티 공간’으로 변모했다. 구옥의 안정감과 가족의 취향, 뉴 노멀을 맞이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이 다채롭게 섞인 이곳에 갈수록 정이 든다는 그. “집 안 곳곳의 컬러플 오브제들과 함께 사계절의 빛깔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죠. 두고두고 봐도 싫증 나지 않는 집, 우리 가족만의 에너지가 담긴 이곳이 저는 참 마음에 들어요.”

알록달록한 컬러의 오브제로 채운 거실. 과감하게 고른 옐로 장 스탠드는 페르몹코리아. 너른 공간과 어울리는 알칸타라 소파는 토레.


알록달록한 컬러의 오브제로 채운 거실. 과감하게 고른 옐로 장 스탠드는 페르몹코리아. 너른 공간과 어울리는 알칸타라 소파는 토레.



딥 블루와 라이트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준 욕실 풍경. 가정집에서는 보기 힘든 헥사곤 모양의 타일은 이탈리아에서 공수해 온 것.


딥 블루와 라이트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준 욕실 풍경. 가정집에서는 보기 힘든 헥사곤 모양의 타일은 이탈리아에서 공수해 온 것.



직접 주문 제작한 우드슬랩 테이블. 식탁 등은 고심 끝에 아르테미데 제품으로 골랐다.


직접 주문 제작한 우드슬랩 테이블. 식탁 등은 고심 끝에 아르테미데 제품으로 골랐다.



곳곳에서 눈에 띄는 레드 컬러 소품들. 스피커는 제네바사운드, 그 위에 얹힌 앙증맞은 테이블 램프는 카르텔.


곳곳에서 눈에 띄는 레드 컬러 소품들. 스피커는 제네바사운드, 그 위에 얹힌 앙증맞은 테이블 램프는 카르텔.



시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자개장.


시아버지에게 물려받은 자개장.




에디터/ 이경진, 전혜진 사진/ 김상곤 웹디자이너/ 한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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