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훈→박세혁→최용제→장승현, 포수 왕국 빛내는 '슈퍼 백업'

최재훈→박세혁→최용제→장승현, 포수 왕국 빛내는 '슈퍼 백업'

일간스포츠 2021-05-09 05:35:46 신고

장승현이 두산 안방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제공

장승현이 두산 안방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제공

 
포수 왕국은 무너지지 않았다. 장승현(29·두산)이 보여줬다.  
 
두산 포수 장승현은 지난 8일 광주 KIA전에 9번 타자·포수로 선발 출장, 5-5 동점이었던 7회 초 1사 1·2루에서 KIA 투수 장현식의 시속 147㎞ 높은 코스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좌중간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두산은 이 홈런으로 승기를 잡았고, 9회 김재환이 쐐기 3점포까지 치며 점수 차를 벌렸다. 11-6 승리. 2연패를 끊어냈다.  
 
장승현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경기였다. 1군 무대 100번째 출전 만에 데뷔 첫 홈런을 때려냈다. 이 홈런으로 커리어 첫 결승타까지 기록했다. KIA전 성적은 3타수 2안타·4타점·3득점. 종전 개인 한 경기 최다 타점(3점·2020년 10월 10일 KT전)도 다시 썼다.  
 
두산은 주전 포수 박세혁이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이다. 지난달 16일 잠실 LG전에서 상대 투수 김대유의 공에 얼굴을 맞았고, 안와 골절상을 당했다. 박세혁은 공격과 수비 모두 비중이 큰 선수였다. 두산이 2021시즌 첫 위기.
 
장승현의 선전으로 주전 포수의 공백 손실을 최소화하고 있다.  2013년 2차 신인 드래프트 4라운드(전체 36위)에 두산의 지명된 장승현은 지난해까지 78경기(1군 무대 기준)밖에 나서지 못했다. 안방 수비 이닝 수(223⅔)도 적은 편이다. 경험이 부족한 점을 감안하면 비교적 안정적인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장승현이 안방을 지켰을 때, 두산 마운드의 평균자책점은 4.45다. 주전 박세혁이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 10경기에서 기록한 3.32점보다는 높지만, 8일 현재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4.62)보다는 낮다. 8번 중 5번을 막아낸 도루 저지 능력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태형 두산 감독도 만족하고 있다. 김 감독은 4월 18일 LG전에서 상대 타선을 1점으로 막고 9-1로 승리한 뒤 "장승현의 침착한 투수 리드가 돋보인다"고 했다. 장승현이 선발 투수 최원준의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이끈 4월 29일 고척 키움전 뒤에는 "(투수와)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고 했다.  
 
장승현이 두산 안방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제공

장승현이 두산 안방의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두산 제공

 
공격력도 기대 이상이다. 박세혁 대신 선발 포수로 나서기 시작한 4월 17일 LG전부터 지난 8일 KIA전까지 17경기에 출전, 타율 0.321·13타점을 기록했다. 4~5번 타자 김재환·양석환에 이어 팀 내 타점 3위. 장승현은 고교 시절(제물고포) 4번 타자를 맡았다. 꾸준히 타석에 나설 기회가 주어지면서 타격 잠재력도 발휘되고 있다.  
 
두산의 저력은 위기에서 빛난다. 주전 선수가 이탈해도 자리를 메우는 백업 선수가 기다렸다는 듯이 활약한다. '화수분 야구'로 불리는 이유다.  
 
안방도 항상 주전을 긴장시키는 백업이 있었다.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는 2010시즌부터 두산의 안방을 지켰지만, 허리 부상 여파로 경기력이 떨어졌던 2013 포스트시즌에는 당시 백업이었던 2년 후배 최재훈(현재 한화)에게 밀렸다. 최재훈은 블로킹과 도루 저지뿐 아니라 타석에서도 맹활약했다. 히어로즈와의 준플레이오(PO) 4차전에서는 상대 에이스 밴 헤켄으로부터 결승 투런포를 때려냈다. 두산이 리버스 스윕승(2패 뒤 3연승)을 해내는 데 기여했다. 
 
현재 주전 포수인 박세혁은 최재훈을 밀어내고 백업 1옵션까지 올랐다. 두산이 2017년에 최재훈을 한화로 트레이드할 수 있었던 이유다.  
 
박세혁은 양의지가 NC로 떠난 2019시즌부터 주전을 맡았다. 박세혁은 그해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리그 대표 포수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해 초반에는 종종 벤치를 지켰다. 김태형 감독은 박세혁이 타자와의 승부에서 더 과감하고 공격적인 투수 리드를 하길 바랐고, 승부처에서 그를 교체하기도 했다.  
 
〈YONHAP PHOTO-4092〉 최용제의 결승 득점 (창원=연합뉴스) 우정식 기자 = 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 경기. 연장 12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박건우의 좌중간 펜스를 맞히는 2루타 때 1루주자 최용제가 홈으로 뛰어들어 NC 포수 양의지의 태그를 피하며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2020.8.2 uhcho@yna.co.kr/2020-08-02 22:12:40/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YONHAP PHOTO-4092〉 최용제의 결승 득점 (창원=연합뉴스) 우정식 기자 = 2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NC 다이노스 경기. 연장 12회초 무사 1루에서 두산 박건우의 좌중간 펜스를 맞히는 2루타 때 1루주자 최용제가 홈으로 뛰어들어 NC 포수 양의지의 태그를 피하며 득점에 성공하고 있다. 2020.8.2 uhcho@yna.co.kr/2020-08-02 22:12:40/ 〈저작권자 ⓒ 1980-2020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그사이 선발로 기회를 얻은 선수가 최용제다. 육성 선수 출신인 최용제는 지난해 8월 1일 창원 NC전에서 교체 출장해 2타점 3루타와 보내기 번트를 수행하며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이튿날(2일) NC전에서는 연장 12회 절묘한 풋워크로 상대 포수 양의지의 태그 타이밍을 빼앗고 득점을 해냈다. 이 두 경기로 주목받았고, 종종 선발 기회를 얻으며 그해(2020시즌) 총 112⅓이닝을 막아냈다.  
 
베어스 구단 역사에 한국 야구 대표 포수는 많다. 그러나 포수 왕국으로 인정받을 수 있던 건 주전, 스타 플레이어를 뒷받침한 백업 전력이 탄탄했기 때문이다. 최재훈, 박세혁, 최용제에 이어 올해는 장승현이 나타났다. 정확하게는 국가대표 포수들에게 가려서 빛을 보지 못했던 장승현이 비로소 자신을 보여줄 기회를 얻었다. 두산이 올해도 안방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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