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북경찰서,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유통혐의로 박나래 수사
김민아 '왜냐맨 하우스' 하차
ⓒ"아니 그렇잖아, 막말로 남자들은 더운날 야 우리 더운데 웃장까고 농구 한판 하자, 이러면 여자들도 이래야 돼요. 야 더운데 웃장까고 티라미수 한 판 하자"
박나래가 넷플릭스 스탠딩쇼 '농염주의보'에서 던진 개그로, 많은 환호와 웃음을 샀던 말이다. 예능에서 19금 개그는 조심스러우면서도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소재다. 박나래는 특유의 편안함을 곁들인 수위 높은 개그로 193여개국에 공개되는 넷플릭스에서 당당히 스탠딩 쇼를 진행했다. 그랬던 박나래가 현재는 웹 예능 '헤이나래'에서 한 성희롱 발언으로 역풍을 맞고 공개 사과는 물론 프로그램이 폐지되는 사태를 거쳐 경찰조사까지 받게 됐다.
논란이 된 '헤이 나래' 영상에서 박나래 행위는 이렇다. 박나래가 남성 인형의 사타구니 쪽으로 팔을 밀어넣는가 하면 "뒤가 너무 T 아니냐', "그거까지 있는 줄 알았지"라는 발언이다.
이에 서울 강북경찰서는 박나래 성희롱 관련 고발 사건에 대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 달 국민신문고를 통해 박나래를 정보통신망법상 불법정보유통 혐의로 수사해달란 내용의 고발장을 접수하고 고발인 조사까지 마쳤다. 박나래 소속사는 "경찰에서 조사 중인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며 "경찰 수사 요청에 성실하게 임하겠다. 다시 한 번 심려 끼쳐 드려 죄송하다"고 전했다.
김민아 역시 박나래와 같이 웹 예능 '왜냐맨 하우스'에서 19금 개인기를 선보여 비난을 받고 결국 하차 수순을 밟았다. 김민아는 자신의 개인기를 언급하던 중 영화 '내부자들'에서 장필우(이경영 분)가 성기로 폭탄주를 만드는 장면을 패러디했고, 이를 본 네티즌들은 김민아가 성희롱을 했다고 지적했다.
ⓒ과거 예능에서 19금 개그를 주로 하는 건 남자 연예인의 몫이었다. 특히 아슬아슬한 수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19금 1인자'로 불리는 신동엽은 솔직하다는 반응을 얻으며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여성 방송인이 솔직하게 드러내면 속된 말로 '밝히는' 인상을 주거나 개그우먼 안영미, 강유미 등 19금 개그를 할 때마다 '파격', '충격'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니곤 했다.
여기에 최근 남혐, 여혐 등 젠더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온라인 상의 구도도 기름을 얹었다. 조금이라도 의혹의 여지가 보인다면 네티즌들은 여지없이 불타올라 공격을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나래와 김민아의 19금 개그는 왜 환영받지 못했을까. 문제는 매체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언행이다. 김민아는 지난해 정부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에서 중학생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비판을 받고 하차한 바 있다. 한 차례 논란을 겪었음에도 불구 다시 한 번 19금 개그를 무기로 삼은 건, 경각심 부재만 드러낸 꼴이 됐다.
박나래도 유튜브라는 플랫폼의 특성을 이해해야 했다. '헤이 나래'가 15세 이상 관람가지만 더 어린 연령의 시청자가 볼 수 있다는 것과 자신의 영향력을 자각하지 못했다. 아직 유튜브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기존 방송법 규제를 받지 않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들까지 아우르는 서비스별 규지, 지원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아직 도입되지 않은 과도기 상태다. 플랫폼을 통해 성적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는 상황에 논란의 여지가 될 수 있는 성인지 감수성을 간과했다.
이번 사태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유튜브 플랫폼의 특성을 고려해 널뛸 수 있는 방송의 수위를 자체적으로 검열하는 자세와 높은 성의식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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