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과 배달앱에게 '이중 갑질' 당한 업주, 뇌출혈로 숨져

손님과 배달앱에게 '이중 갑질' 당한 업주, 뇌출혈로 숨져

아주경제 2021-06-22 09:33:39 신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0대 자영업자가 본인 가게에서 쓰러진 뒤 3주 만에 숨졌다. 업주는 숨지기 전까지 음식을 환불해달라는 손님의 항의와 배달앱 업체의 압박에 시달린 것으로 전해졌다.

20일 MBC 등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에서 김밥 가게를 운영하던 50대 여성 A씨가 지난달 초 뇌출혈로 쓰러지고 3주 뒤 사망했다.

가게 직원에 따르면 A씨는 쓰러지기 1시간 30분 전 손님으로부터 항의 전화를 받고 가게 화장실에서 울고 있었다. 해당 손님은 전날 밤 김밥과 만두 등을 배달 주문하고 다음날 새우튀김 3개 중 1개가 ‘색깔이 이상하다’는 이유로 환불을 요구했다.

이후 A씨는 배달앱 업체 ‘쿠팡이츠’와의 통화에서 “'세상 그따위로 살지 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어'라고 계속 말했다. 부모까지 거기서 나오냐. 내가 나이가 몇인데 아무리 장사를 하고 있어도 그건 아니다”라며 손님의 막말에 대해 호소했다.

하지만 해당 손님은 A씨가 먼저 반말을 했다며 재차 항의한 끝에 사과와 함께 새우튀김 값 2000원을 환불받았다. 가게 직원은 “상점에서 음식을 사도 하루 지났는데 환불해 주는 사람이 있나. (배달) 가게니까 할 수 없이 환불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손님은 환불을 받은 뒤에도 갑질을 멈추지 않았다. 손님은 다시 쿠팡이츠를 통해 음식 전부를 환불해 달라고 요구하고 해당 앱에 반영되는 리뷰란에 별점 1점과 함께 ‘개념 없는 사장’이라고 글을 남겼다.

이후 쿠팡이츠는 A씨에게 “쿠팡이츠다. 고객님께서 다시 한번 통화를 하셔야 되겠다고 한다”, “(고객이) 기분이 안 좋으셔서 주문 건을 전체 다 취소해달라고 한다”며 재차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이츠는 A씨가 쓰러진 후에도 가게에 대한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가게 직원이 “쿠팡에서도 계속 전화 오니까 전화받고 쓰러졌다”고 설명했지만 업체 측은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장님께 잘 전달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A씨 유족들은 평소 A씨에게 별다른 질환이 없었다고 전했다. A씨 남편은 “소비자가 해달라고 하면 어쩔 수 없이 우린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는 거다. 그렇게 참으면서 먹고살기 위해서 했다는 게 더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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