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카페 사장이 음료는 주문 하지 않고 화장실만 이용하는 사람들 때문에 겪는 고충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렸다. /셔터스톡·편집=조소혜 디자이너
최근 카페 운영을 시작한 사장 A씨. 그는 음료를 사지 않아도 용무가 급한 사람들에게 카페 화장실을 편하게 쓰도록 배려했다.
그런데 A씨의 호의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매일 주기적으로 찾아오거나 미용기구를 들고 와 한참 동안 머리를 매만지고 가는 등 제집처럼 이용하는 사람들이 생겼기 때문. 오히려 카페 손님들이 화장실 이용에 불편을 겪는 상황까지 벌어지고 말았다. A씨 입장에서는 화장실 관리도 더 자주 해야 했다.
결국 A씨는 음료를 사야 화장실 사용이 가능하도록 방침을 바꿨지만, "왜 화장실 한 번 못 쓰게 하냐"는 핀잔을 듣기 일쑤였다. 이에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의 사연을 올리며 "화장실 문제로 이렇게까지 골치 아플 줄 몰랐다"고 토로했다.
음료는 시키지 않고 화장실만 사용하는 사람들. 앞으로도 계속 화장실을 마음대로 쓴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사장 A씨의 카페 운영을 방해했으니 업무방해죄로 고소할 수 있을까.
카페 업무에 지장 줬지만⋯법적으로 업무방해 수준 아냐
형법상 업무방해죄(제314조)는 허위 사실이나 위계(僞計⋅속임수), 위력을 사용해 타인의 업무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여기서 위력이란 사람의 자유의사를 제압할 정도의 행동이다.
하지만 변호사들은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화장실을 이용하는 행동'을 업무방해로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속임수를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논란이 된 행동이 카페 업무를 방해할 '위력'으로까지 보기도 어려워 업무방해죄 적용은 힘들다는 의미였다.
법률 자문
다품 법률사무소의 한지은 변호사는 "카페 업무가 '마비'될 정도여야 한다"며 "이번 사안은 그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법무법인 믿음의 김태형 변호사도 "업무방해죄를 묻기 어렵다"며 "화장실을 사용하겠다고 크게 소리를 지르거나 다른 손님들의 사용을 막는 등의 정도는 돼야 위력을 사용해 업무를 방해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A씨는 이런 얌체족들을 그냥 두고 볼 수밖에 없는 걸까. 이에 대해 한지은 변호사는 "카페에 '음료 주문 시에만 화장실 사용 가능'과 같은 안내문을 부착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떤 이유일까. 이런 안내문에도 불구하고 음료 주문 없이 화장실만 사용한 경우, 이론적으로는 주거침입죄가 성립할 수 있기 때문.
주거침입죄는 건물 등에 들어간 행위가 거주자나 관리자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 의사에 반하면 성립한다. 한 변호사는 "실제로 이를 적용해 처벌까지 이뤄지긴 어려울 수 있지만, 예방적 차원에서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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