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선 신경전…"그럴일 있겠나" vs "석달후 서울시장 나온다고 단일화?"
국힘 "추울 땐 난로 필요했지만…" 국민의당 "安 확장성 막으려는 프레임"
(서울=연합뉴스) 이유미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가 23일 단일화 이슈와 관련해 또 공방을 벌였다.
양측 모두 단일화에 선을 그으면서도 상대방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이어갔다.
안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시 경상도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제가 당선되고 제가 정권교체의 주역이 되기 위해 출마했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재차 선을 그었다.
국민의힘이 먼저 단일화 제의를 해 오면 응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지금 대표(이준석 대표)가 그렇게 반대하는 데 그럴 일이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이 대표가 안 후보를 겨냥해 "간일화"(간을 보는 단일화) 언급을 하는 등 비판을 이어온 것을 꼬집은 발언으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즉각 응수했다.
이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단일화 관심 없다는 분이 온종일 단일화 이야기만 하시는데 머릿속이 단일화로 가득한 것 같다"고 안 후보를 직격했다.
그러면서 "어차피 석달 쯤 뒤에는 서울시장 나온다고 또 단일화하자고 하실 텐데, 그때도 단일화 없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도 "안 후보가 남탓을 하고 있다"며 "여전히 자신을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가는 '안동설'에 기대 정치적 판단을 하고 있는 듯 하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원희룡 선대본부 정책본부장과 국민의당 이태규 선대위 총괄선대본부장도 이날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단일화 관련 공방을 벌였다.
원 본부장은 "추울 땐 난로가 필요했는데 지금 봄이 왔다"며 "과연 난로가 필요한지, 부채가 필요한지에 관해 판단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했을 땐 '단일화' 필요성이 부각됐지만, 지지율을 어느 정도 회복한 현 상황에선 '자강론'에 무게를 싣는 당내 기류도 적지 않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원 본부장은 그러면서도 "추워질 수도 있으니 난로를 갖고 가긴 가야 하는데 자꾸 난로 장수(안 후보 측)가 값을 너무 많이 부른단 말이죠"라고 지적했다.
이 본부장은 "윤 후보가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 여망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단일후보 조사를 했을 때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상대로 한 경쟁력에선 안 후보가 월등히 높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의 지지율이 15%라는 안정적인 전초기지를 구축한 것이고, 설 연휴에 이것이 확실히 확인되면 이를 기반으로 후보 등록 시점엔 20%를 뚫지 않겠나 예측한다"며 "이 경우 야권 전체에 대한 선거 주도권이 안 후보에게 오게 돼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단일화 프레임은 안 후보의 확장성을 차단하려는 정치 프레임"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원 본부장은 "저희가 프레임을 건 적이 없다"며 "이 프레임은 안철수든, 윤석열이든 정권교체를 위해 개인의 정치적 욕망을 버리고 합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다음 달 13∼14일 후보 등록 전 단일화 전망과 관련해서도 온도 차가 감지됐다.
원 본부장은 "설 지나고 민심이 어떠냐에 따라 당내 기류가 이쪽(단일화 찬성)이든 저쪽(단일화 반대)이든 우세한 쪽으로 쏠림 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 본부장은 "후보 등록 이후 합친다면 훨씬 복잡하니 설 연휴 직후부터 13일 이전까지 국민이 어떤 판을 만들어주고 어떤 명령을 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이 본부장은 "안 후보가 '안철수 이름으로 정권교체를 한다'고 여러 차례 이야기했으므로 2월 13일 후보 등록을 해서 그대로 직진해서 갈 것"이라며 완주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단일화 논의를 위한 물밑 접촉설을 부인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일요진단'에서 자신과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물밑 접촉을 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완벽한 소설"이라며 "(물밑 접촉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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