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포인트 올리면서 혼합형 주담대 최고금리는 이미 6%를 넘어섰다. 한은은 올해말 기준금리를 2% 이상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되면 주담대 최고금리는 8%까지 치솟을 것으로 보여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커질 전망이다. 최씨의 경우 주담대 금리가 8%로 오르면 월 원리금은 294만원으로 폭증한다.
이에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차주들은 고정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방법도 고민 중이지만 혼합형 주담대 최고금리는 변동형 상품 대비 1%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월급을 받아 생활하는 직장인으로선 당장 수십만원의 이자를 추가로 부담해야 해 대출을 갈아타기가 쉽지만은 않은 형국이다.
주담대 7% 눈앞… 올들어 혼합형 최고금리 1.4%p 급등 현재 시중은행의 주담대 최고 금리는 7%를 향해 연일 오르고 있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의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18일 기준 3.97~6.35%로 집계됐다. 지난해말(3.60~4.978%)과 비교하면 최저금리는 오히려 0.37%포인트 낮아졌지만 최고금리는1.372%포인트나 뛰었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3.42~5.337%로 지난해말(3.71~5.07%)보다 최고금리가 0.267%포인트 뛰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혼합형 주담대 금리가 더 가파르게 오르면서 변동형 주담대 최고금리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는 점이다.
대출자 입장에선 앞으로의 금리 인상을 대비해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하면서도 1%포인트나 높은 대출금리를 당장 부담해야 한다는 사실에 혼합형 상품을 선뜻 선택하기 쉽지 않은 분위기다.
고정금리 vs 변동금리 선택 어떻게?
정성진 KB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대출 상담을 받을 때 고정금리와 변동금리 차이가 0.5%포인트 이내로 차이가 나면 고정금리 선택을 합리적으로 보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두번만 인상하더라도 0.5%포인트 정도의 차이는 순식간에 역전될 수 있어 고정금리가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경석 신한PWM 태평로센터 PB팀장은 상환 계획을 우선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간에 대출을 상환할 계획이 있다면 그대로 변동형 상품을 유지하고 장기간 상환 계획이 없다면 고정형 상품으로 갈아타라는 의미다.
오 팀장은 "우선 대출 상환 계획(시기) 여부가 중요한데 1년 이내 단기적으로 상환 계획이 있는지, 대출 대환시 비용(중도상환수수료)이 있는지, 있다면 어느 정도인지 우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각국은 인플레이션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금융기관들은 해당 변동성을 선반영해 금융채 금리가 상당히 상승해 있다"며 "(금융채의 경우) 최근 6개월 이내의 변동금리와 5년 이상 고정금리 차가 0.7% 정도 벌어져 있는데 만약에 단기적으로 상환계획이 있다면 최근에 금리가 지속적으로 올라가 부담이 되더라도 대환 이후 새로이 발생하는 비용 등을 감안해 보고 그대로 변동금리를 사용하는 것이 유리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간 상환 계획이 없는 대출자는 대환을 고민하는 게 적절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기준금리인상에 대한 변동폭을 가늠하기 쉽지 않은 상황에 대한 불안감으로 변동금리와 장기금리의 폭이 확대돼 있다"며 "즉시 대환을 실행하기 보다는 새정부 출범 이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대한 방향성이 나와서 변동성이 조금 안정화됐을 때 대환을 실행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
김경원 NH농협은행 NHA100자문센터 WM전문위원은 "6개월에서 12개월 미만으로 단기 자금으로 대출이 필요할 경우 변동금리가 더 나을 수 있고 그 이상의 기간을 원하시는 대출자들은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게 낫다"고 말했다.
"앞으로 고정형보다 변동형 금리 더 오른다"
김수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내년 상반기까지 고정형 보다 변동형 금리가 더 많이 오를 걸로 보고 있다"며 "고정형 금리는 시장금리가 기준금리 인상을 상당부분 선 반영해 이미 올라온 상황이고 변동형 금리는 기준금리가 인상할 때마다 추가로 오르는 점을 감안하면 고정형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이 사실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은행들이 지난해 하반기 가산금리를 과도하게 올렸다가 최근 들어 조금씩 조정하기 시작해 고정형 금리가 가산금리 조정 영향으로 조금 낮아질 수 있다"며 "변동은 앞으로 1년동안 꾸준히 오를 것이고 고정형 상품은 이보다 덜 오를 가능성이 있어 상황을 보고 고정형으로 갈아타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대환 시에 들어가는 각종 비용(중도상환수수료 등)과 대환시 현재의 한도만큼 100%가능 할지 여부도 꼼꼼히 따져 봐야한다"며 "최근 3년이내에 대출에 대한 각종 규제가 생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7월부터 규제지역 6억원 초과 주택을 살 때 은행권 주담대를 받거나 1억원 초과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 차주의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이 40%를 넘기지 않도록 제한했다. 올 1월부터는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는 경우에도 해당 규제가 적용됐다. 소득보다 과도하게 빚을 낸 영끌족은 대출 갈아타기를 할 때 한도가 이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중도상환수수료도 감안해야 한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 만기가 오지 전 대출을 상환하려는 차주에 부과하는 일종의 해약금이다.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은행들은 자행 상품에 한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지만 타행으로 갈아타는 차주는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야한다. 은행권 변동형 주택담보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은 1.2%다.
초저금리 시대가 저물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은 앞으로 더 늘어날 수 있어 오 팀장은 신용대출보다 마이너스통장 대출을 활용하라고 권했다. 오 팀장은 "총 대출 가운데 1년 이내에 상환 가능성이 있는 대출에 대해선 마이너스통장 등을 활용하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며 "급여 등 자금이 유입이 됐을 때 마통을 바로 갚으면 예적금으로 1년간 돈을 모아서 1년 이후 대출을 상환하는 것보다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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