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MY MY! (여자)아이들 미연의 행보에 붙은 기분좋은 감탄사

태몽에 무려 호랑이가 나왔다고요

저도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이에요. 은근 기분 좋았어요. 호랑이는 강하고 멋진 동물이니까.

3년 전 (여자)아이들 단체 화보로 만났을 때 미연에게 “멤버 중에서 가장 온화해 보인다”고 말했어요. 지금은 그 생각이 많이 바뀌었습니다(웃음)

제가 차가운 성격일 것 같다는 사람도 있는걸요. 실제로 제가 그런 사람이 아닌 것처럼 누구나 어떤 이미지나 타인의 시선에 어느 정도 갇힐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이 사람은 이럴 거야’라는 예상을 깨는 것 자체에 재미를 느껴요.

셔츠는 Vivienne Westwood, 넥타이는 Polo by Ralph Laruen, 재킷은 Lauren Ralph Lauren, 안경은 Gentle Monster.

지난 3월 컴백 예고 이미지에서 (G)-IDLE의 ‘여자아이(Girl)’를 의미하는 알파벳 ‘G’가 흐릿해져 화제가 된 것처럼 말이죠

(여자)아이들로 시작했던 저희가 괄호 안의 ‘여자’를 지우고 또 다른 새로운 시작을 암시한다는 시도 자체가 되게 좋았어요. ‘여자아이라고 하는 거 싫었어. 이제 안 해’가 아니에요. 틀을 자연스럽게 부수고, 저희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의도죠.

첫 정규 앨범 〈I Never Die〉 반응이 무척 뜨거웠습니다. 타이틀곡 ‘Tomboy’는 모든 음원 차트 1위를 휩쓸었고요. 의미 있는 성취 아니었을지

1년 넘었던 공백기가 이 앨범을 준비하는 시간이었다고 해도 무방해요. 프로듀서 (전)소연이가 곡을 쓰기 시작한 시기까지 포함해서요. 음악 방송 7관왕, 차트 1위 같은 성적도 감사하지만 무엇보다 멤버들과 함께해준 스태프가 많이 생각나요.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많은 이가 함께해줘야 지속 가능하다는 걸 또 한 번 느꼈죠.

셔츠는 Vivienne Westwood. 베스트와 팬츠는 Cos. 슈즈는 Rachel Cox. 목걸이와 반지는 Chrome Hearts.

정규 앨범에는 소연뿐 아니라 민니, 우기도 곡 작업에 참여했어요. 작곡을 하지 않는 다른 멤버들도 모두 곡 작업에 열린 마음으로 참여한다고요

전반적으로 저희끼리 상의를 많이 해요. 작곡하는 친구들이 노래를 만든다면 저는 함께 들으며 그 곡을 어떻게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의도한 방향대로 불러보죠. 멤버들이 만들었기 때문에 곡에 대한 이해도가 클 수밖에 없거든요. 그건 정말 저희의 강점이에요.

다섯 명의 멤버를 의미하는 ‘내 가방 안에는 붉은 다이아몬드 다섯 개가 있어(Red 5 Diamonds in My bag)’로 시작하는 ‘My Bag’은 소연이 직접 민니, 우기, 슈화, 미연에게 각각 어울리는 벌스를 쓴 곡이죠. 처음 가사를 본 미연이 당황하는 영상을 봤어요

싱잉 랩을 해야 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어요. 소연이가 저희 이미지를 가사로 쓴 것이기 때문에 약간 비현실적인 측면도 있고요. ‘앞으로도 답하지 않을 읽지 않은 연락들’ 같은 건 실제로 없거든요(웃음). 반면 ‘존재가 Princess’라는 부분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소연이가 그렇다고 해주는 거니까 자신감을 갖고 불렀어요.

'Tomboy’ 활동 마지막 방송이었던 〈SBS 인기가요〉 무대에 멤버 모두 과거 사진 속 모습을 재현해서 화제가 됐어요. 다른 멤버처럼 귀여운 어린 시절 사진도 많았을 텐데 ‘흑역사’일 수도 있는 졸업 사진을 택한 이유는

비교적 최근에 공개된 초등학교 졸업 사진인데요. 제가 봐도 재미있더라고요. 당시에 초록색 뿔테 안경을 썼다는 사실에 조금 충격받았지만(웃음). 팬들을 위해 꾸민 무대이기 때문에 이왕 할 거면 이 사진지 싶어서 사실 고민도 안 하고 결정했어요

웹드라마 〈어른연습생〉 〈리플레이〉 등에서 고등학생 역할을 했지만 실제 학창시절은 연습생 생활로 보냈죠

저는 고등학교를 안 다닌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은 없었어요. 그 대신 다른 것을 배웠으니까. 다만 교복을 많이 못 입은 건 조금 섭섭했는데 덕분에 원없이 입었죠! 학창시절뿐 아니라 새로운 인물을 만난다는 점에서 연기는 새로이 환기가 되는 느낌이에요.

재킷과 팬츠는 Marc Jacobs. 톱은 Verso.

“아이들은 지금처럼 겁내지 않고 더 앞으로 앞으로 걸어나가겠습니다.” 활동을 마무리하며 개인 SNS에 남긴 말입니다. 두려움을 어떻게 극복하나요

모든 걸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편임에도 맨 처음 발을 들일 때는 ‘괜찮을까?’ 싶은 순간이 있어요. 그럼에도 겁내지 않고 계속 해올 수 있었던 건 멤버들과 주변 사람들 덕이에요. 앞으로도 계속 그렇게 나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런 마음을 담아 썼어요.

4월 27일 첫 번째 솔로 앨범 〈My〉로 또 나아갑니다. 솔로 앨범을 결심하게 된 이유는

평소 이런저런 생각을 많이 해요. 나에 대해서도 ‘뭘 잘할 수 있을까’ ‘난 뭘 좋아하지’ 항상 고민했는데 그동안 정리되지 않은 채 떠다니던 것들이 비로소 정리됐달까요. 한번 그림이 그려지니까 그 다음은 순조로웠어요.

OST 참여나 피처링 작업을 통해 선보인 곡이 많은 멤버예요. 솔로 활동으로 보여주고 싶은 것에 대해 많이 생각할 수밖에 없었을 것 같은데

그동안 보인 것과는 좀 다른 걸 보여주고 싶은 마음 정도는 있었어요. 하지만 그보다 먼저 든 생각은 함께 즐기고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거였죠. 장르가 100% 저를 설명할 수 없겠지만 같이 즐길 수 있는 방향을 택한 건 제 성향과 비슷한 것 같아요. 메시지 자체는 (여자)아이들이 전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걸 다른 방식으로 풀어보려고 해요.

다른 사람 의견을 들을 일도 그 어느 때보다 많을 테고요

의견을 듣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요. 저는 데뷔한 이후 여러 시도와 도전을 거쳐 자신에 대해 새로운 사실을 많이 알았거든요. 어울리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나와 꽤 잘 맞을 수 있다는 걸 경험하며 모든 의견과 가능성에 열린 사람이 됐죠.

재킷과 베스트, 팬츠, 슈즈는 모두 Gucci. 셔츠는 Cos.

미연을 포함해 멤버 중 세 명이 〈복면가왕〉에 출연할 정도로 보컬에 대한 욕심이나 개성이 큰 팀이에요. 보컬리스트로서 어떤 노력을 할지

한번 좋다고 느낀 걸 일관성 있게 좋아해요. 공백기를 길게 가지면서 음악과 어쩔 수 없이 멀어지고, 노래를 다시 잘 부를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때도 있어요. 하지만 잭슨 파이브나 알리시아 키스의 음악처럼 제가 처음에 좋아했던 것들을 되짚어보면 또 모든 게 쉬워지더라고요.

음악 방송 〈엠카운트다운〉 MC를 1년 넘게 하고 있어요. 그리고 네이버나우 〈소문의 아이들〉 호스트까지. 이런 경험으로 달라진 게 있다면

새로운 사람을 만날 일이 거의 없었던 제게는 새로운 경험이죠. 그리고 이렇게 사람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게 제게 큰 힘이 돼요. 각자 갖고 있는 에너지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니까요. 음악 방송 MC를 하지 않는다면 모든 사람의 무대를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볼 일은 많지 않았을 거예요. 〈소문의 아이들〉에도 신인 걸 그룹이 많이 출연하는데 다 잘하거든요. 주변을 의식적으로 둘러보고 각자의 매력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며 사랑이 많아졌어요.

(여자)아이들이 시즌1에서 활약했던 〈퀸덤2〉도 시작됐습니다. 보고 있을지

그럼요. 방청도 다녀왔는걸요! 가까이에서 다른 팀의 무대를 보니 제가 다 알 수는 없지만 어떻게 준비했는지 느껴지면서 눈물이 ‘찔끔’ 나더라고요. 모두를 응원하고 있습니다.

재킷과 팬츠는 MiuMiu. 셔츠는 Maxmara Weekend. 허리에 맨 니트는 Acne Studios. 슈즈는 Rachel Cox.

태국, 대만, 중국…. 어떤 사람들은 (여자)아이들이라는 팀이 가진 개의성 요인으로 다양한 팀원 구성을 꼽기도 하는데

이게 국적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여러 사람을 만난 지금 봐도 저희 멤버들은 개성이 정말 강한 게 맞더라고요(웃음). 각자의 다양한 언어와 배경 속에서 좀 더 많은 것을 찾게 되고, 확실히 시너지가 있는 것 같아요.

최근 미연이 ‘터진’ 순간은

이번 개인 앨범을 녹음할 때 제가 생각해도 뭔가 시원한 기분이 든 순간이 있었어요. 노래에 대한 고민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 같아요.

(여자)아이들의 팬클럽 이름 ‘네버랜드’처럼 미연은 자라지 않는 아이의 세계에 있고 싶나요? 아니면 어른이 되고 싶은지

지금도 제가 어릴 때 막연히 상상했던 성숙한 26세의 모습은 아니에요. 누군가는 제가 많이 성장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저는 3년 전이나 5년 전의 저와 크게 달라지지 않은 것 같아요. 스스로 그렇게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좋고요.

그럼에도 많은 걸 경험해 온 사람으로서 더 어린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청취자의 사연을 받기도 하고, 브이라이브 댓글을 읽으며 노력에 비해 보상받지 못하는 기분 때문에 힘들어하는 분이 많다는 걸 느꼈어요. 저도 그런 적이 있었고 그 과정에서 지치기도 했지만, 확실한 건 기회는 온다는 거예요. 단 한 번이라도. 작아 보이던 기회가 예측 불가능하게 커질 수도 있고요. 다만 내가 준비돼 있지 않으면 잡을 수 없다는 것, 그러니 조급해 하기보다 자기 것에 열심히 집중하라고 하고 싶어요.

셔츠는 Vivienne Westwood. 재킷과 어깨에 걸친 니트 스웨터는 모두 Lauren Ralph Lauren. 팬츠는 YCH. 안경은 Dolce amp; Gabbana by Luxottica. 넥타이는 Polo by Ralph Laruen.

팀 맏이인 미연에게도 언니가 필요한가요

저는 노래든 춤이든 자기 일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다 ‘언니’ 같습니다. 우리 멤버들을 보면서도 항상 생각해요. 나이는 정말 상관없는 것 같다고.

미연에게 가장 완벽하고 빠르게 행복을 보장해 주는 것은

잠자는 걸 참 좋아하긴 하는데…(웃음). 준비돼 있는 자세요. 스스로 안정돼 있고 내가 하는 일에 자부심을 갖고 있는 상태, 그게 제 행복의 기본이 되는 것 같아요. 그런 의미에서 이제 또 연습하러 갑니다.

셔츠는 Maxmara Weekend. 재킷은 MiuMiu.

에디터 이마루 사진 이준경 스타일리스트 오주연 헤어 스타일리스트 소현(ALLU) 메이크업 아티스트 김해민(ALLU) 디자인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