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호 골' 손흥민, 차범근 넘어섰다... 한국인 유럽 무대 한 시즌 최다골 신기록

손흥민(왼쪽)은 레스터 시티전에서 리그 18호, 19호 골을 연속으로 터트렸다. /EPL 트위터

[한스경제=강상헌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손흥민(30)이 한국 축구 역사의 새로운 페이지를 작성했다.

손흥민은 1일 오후 10시(이하 한국 시각) 잉글랜드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2022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레스터 시티와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2골 1도움을 터트렸다. 손흥민의 활약에 힘입은 토트넘은 3-1 승리를 거뒀다.

지난 2경기 침묵했던 손흥민의 득점포가 다시 재가동됐다. 전반 21분 도움을 기록하며 예열을 마친 손흥민은 후반전에는 해결사로 나섰다. 후반 15분 박스 안에서 부드러운 턴 동작 이후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리그 18호 골을 터트렸다.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후반 34분 그림 같은 왼발 감아 차기 슈팅으로 리그 19호 골을 완성했다.

손흥민의 리그 18호, 19호 골이 가지는 의미는 크다. 36년 전 차범근(69) 전 감독이 세운 한국 선수 유럽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골(17골) 기록을 깼다. 차범근 전 감독은 1985-1986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어 레버쿠젠에서 뛰며 17골을 기록한 바 있다. 아울러 자신의 기록도 넘어섰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리그 17골을 마크했다. 이날 경기에서 18호, 19호 골을 연속으로 작렬하며 자신의 커리어 한 시즌 리그 최다골 신기록을 일궈냈다. 이제 손흥민은 한 골만 더 추가하면 리그 20골 고지에 오르게 된다.

리그 4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득점왕 경쟁도 다시 불붙었다. 이날 2골을 터트린 손흥민은 리그 19골을 마크하며 단독 득점 2위로 올라섰다. 17골로 공동 2위였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제쳤다. 22골을 기록한 득점 선두 모하메드 살라(30·리버풀)와 격차도 3골로 줄였다. 이 득점 페이스만 유지한다면 아시아 최초 EPL 득점왕도 꿈은 아니다.

손흥민은 36년 전 차범근 전 감독이 세운 한국 선수 유럽 정규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깼다. /토트넘 홋스퍼 트위터

영국 언론도 손흥민의 골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영국 언론 '풋볼 런던'은 손흥민에 대해 "그는 코너킥에서 해리 케인(29)의 골을 도왔고, 후반전 인상적인 턴과 마무리 능력을 보여주며 득점을 일궈냈다. 그는 후반전 왼쪽 상단 모서리에 꽂히는 환상적인 감아 차기 득점으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 뛰어난 한국의 스타는 2골 1도움을 터트렸다"며 팀 내에서 2번째로 높은 평점인 9를 부여했다. 또한 EPL 사무국이 선정한 경기 최우수선수(KOTM)에도 이름을 올리며 활약을 인정받았다.

손흥민이 살아나자 토트넘도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지난 2경기(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브렌트포드)에서 모두 유효슈팅 0회에 그쳤다. 당연히 2경기 모두 무득점으로 마쳤다. 2경기에서 승점 1 밖에 따내지 못한 토트넘은 리그 5위로 추락하고 말았다. 리그 4위까지 주어지는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획득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이런 상황에서 레스터 시티전 승리는 값지다. 승점 3을 획득하며 19승 4무 11패 승점 61로 잠시 동안 4위로 올라섰다. 2일 오전 12시 30분 시작되는 아스널과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의 경기에서 아스널(19승 3무 11패·승점 60)이 비기거나 패배한다면 토트넘은 4위를 유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