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엔 좋은 부모 만나' 지적장애 딸 살해한 엄마...유서 내용 공개되자 모두 오열했다

'다음엔 좋은 부모 만나' 지적장애 딸 살해한 엄마...유서 내용 공개되자 모두 오열했다

살구뉴스 2022-06-25 02:26:2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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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지적장애가 있는 20대 딸을 홀로 키우다 숨지게 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던 50대 엄마에게 1심 법원이 징역 6년을 선고했습니다.

2022년 3월 2일 새벽 경기도 시흥 주택가 50대 엄마는 지적장애가 있는 20대 딸이 깊이 잠들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20년 넘게 홀로 키워온 딸의 숨을 막았습니다.

죽음을 확인한 엄마는 자신 역시 목숨을 끊으려 했지만 실패 후 “내가 딸을 죽였다”며 직접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집 안에서는 ‘다음 생에는 좋은 부모를 만나거라’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A씨의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jtbc

 

사건 발생 2년 전인 2019년. 엄마는 갑상샘암을 진단받고 수술했습니다. 지난해엔 우울증이 생겨 병원을 오가며 치료받았습니다. 엄마는 이때 현실을 알고 있었습니다.

'딸이 나 없이 혼자 살아가기 어려울 것' (출처: 판결문)

JTBC

 

 

실제 갑상선암 말기 환자인 A씨는 과거 남편과 이혼하고 딸과 단둘이 살아오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다고 합니다. 거동이 불편해 별다른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한 A씨에게는 기초생활수급비와 딸의 장애인수당, 딸이 가끔 아르바이트로 벌어오는 돈이 수입의 전부였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22년 6월 24일 살인죄 피고인이 된 엄마에게 법원은 1심 선고를 내렸습니다.

죄명 살인, 징역 6년.

 

재판부는 “피고인은 지적 장애인 22살 친딸을 홀로 양육하다 본인의 갑상선암 진단과 우울증으로 인해 극단 선택을 결심한 후 보호자 없는 딸 혼자 살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해 딸을 살해했다”며 “피고인은 당시 갑상선 기능 저하와 우울증으로 잘못된 판단하에 범행을 저질렀다. 피고인이 이 사건으로 누구보다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만 피해자는 2018년부터 홀로 버스를 타고 장애인 시설로 출근해 월 100만 원 소득을 벌 정도로 성장했으며, 또래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도 했다”며 “피해자가 갑작스럽게 이 세상에서 가장 신뢰하고 사랑했을 피고인 손에 삶을 마감했으며 그 과정에서 겪었을 피해자의 고통을 가늠하기 어렵다”고 질타했습니다.

재판부는 “살인은 법을 통해 수호하고자하는 최고의 존엄이고 용납할 수 없습니다. 자식은 부모의 고유물일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MBC

 

살인은 어떠한 경우에도 용납되어선 안 되는 점, 사건 발생 이틀 전에도 살해를 시도한 점이 엄마의 벌을 무겁게 했습니다. 암 수술, 경제적 어려움, 우울증 그리고 오랜 시간 혼자 지적장애 딸을 헌신적으로 양육한 점은 벌을 줄여줄 이유였습니다.

A4 용지 6장 분량 짧은 판결문에는 이 엄마의 인생 조각 조각이 죗값을 줄이고 늘리는 근거로 요약돼있습니다.

하지만 이 엄마가 20년 넘게 혼자 떠안아야 했던 돌봄의 무게는 담을 수 없었습니다.


'아이보다 하루만 더 살고 싶다'는 지적장애 부모들의 한결 같은 소원. 개인에게만 전가된 돌봄을 사회가 나눠 가질 때 이런 비극이 없어질 수 있을 거란 반성은 판결문 밖 우리들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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