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 ‘탑건2’ 글로벌 신드롬, 흥행수입 1조3000억원 고공비행

전 세계를 사로잡은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탑건: 매버릭’의 한 장면.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50여개국 돌풍…‘미션임파서블:폴아웃’ 넘어서
美언론 “빅마켓 중국 외면해도 흥행 가능” 흥분

톰 크루즈 주연 블록버스터 ‘탑건: 매버릭’이 북미를 비롯해 50여 개국에서 개봉한 뒤 1조3000억여 원의 흥행 수입을 내며 전 세계를 강타했다. 더욱이 미국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시장을 가진 중국에서 공개하지 않고도 거둔 성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27일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탑건: 매버릭’(탑건2)은 전 세계 흥행 수입 10억달러를 기록했다. 5월 약 9억4000달러(1조2100억 원)를 벌어들인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를 꺾고 올해 글로벌 박스오피스 1위에 등극했다. 22일 개봉한 국내에서도 박스오피스 1위에 올라 4일 만에 100만 관객을 모았다.

이로써 톰 크루즈는 흥행 수입 10억달러를 돌파한 첫 영화를 갖게 됐다. 종전 최고 흥행작은 7억8700달러의 2018년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다.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영화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을 배제하고 이룬 성과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은 티켓 수입만으로는 지난해 74억달러(8조7000억 원)로 2년 연속 미국을 앞질렀다.

이에 할리우드는 그동안 까다로운 사전검열을 감수하고서라도 중국시장을 외면하지 못해왔다. 중국을 비판하는 내용이나 텐안먼(천안문) 사태 등 중국이 드러내고 싶어 하지 않는 역사적 사실을 빼고 영화를 만들거나 중국기업의 투자를 받았다. 실제로 ‘탑건2’의 투자배급사 파라마운트픽쳐스는 중국 IT 대기업 텐센트와 투자 계약을 맺기도 했다.

다만 ‘탑건2’는 텐센트가 ‘친미영화’라며 이를 투자 대상에서 제외하면서 ‘차이나 머니’의 영향을 피했다. 또 제작진은 극중 톰 크루즈의 항공 점퍼에 붙어있는 대만 국기를 삭제하라는 중국의 요청을 거절하며 현지 개봉을 포기했다.

미국 주요 언론은 할리우드 영화가 더 이상 중국에 발목 잡힐 필요가 없게 됐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분기점으로 바라본다.

블룸버그는 “중국 검열을 의식해온 할리우드 영화사에 새로운 페이지를 연 것”이라고 평가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중국의 검열관으로부터 영화가 훼손되는 것에 지친 관객의 호의를 얻었다. 할리우드의 미래는 중국으로부터 독립적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포브스도 “할리우드가 블록버스터를 중국에 맞추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썼다.

이승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