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 "포괄적 온실가스 배출규제 안돼"…또 보수적 판결 내놔

美대법 "포괄적 온실가스 배출규제 안돼"…또 보수적 판결 내놔

연합뉴스 2022-07-01 01:17:01 신고

3줄요약

환경청 석탄화력발전소 규제에 제동…백악관 "퇴행·파괴적 결정"

보수 절대 우위로 잇딴 右클릭 판결…대법원장 균형추 역할 제한돼

미국 대법원 앞 시위미국 대법원 앞 시위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연합뉴스) 강병철 특파원 = 미국의 최고 사법기관인 연방 대법원이 낙태 권리 공식 폐기에 이어 정부의 포괄적인 온실가스 규제에 제동을 거는 등 보수적인 판결을 내놓고 있다.

9명으로 구성된 대법관의 이념적 분포가 보수 절대 우위로 재편되면서 균형추를 잃은 대법원이 각종 이슈에서 우(右)클릭하며 사회적 갈등을 키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연방 대법원은 30일(현지시간) 6대 3으로 미국 환경청이 대기오염방지법을 토대로 석탄 화력발전소의 온실가스 방출을 광범위하게 규제할 수 있는 권한을 갖는 것은 아니라고 판결했다.

존 로버츠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전국적으로 전기 생산에 석탄이 사용되지 않을 정도로 이산화탄소 배출량 배출을 제한하는 것은 현재 위기에 대한 현명한 해결책일 수 있다"면서도 "그 정도 규모와 파급력이 있는 결정은 의회가 하거나 의회의 명확한 임무를 받은 기관이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2030년까지 전국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반으로 줄이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목표도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전체 이산화탄소 발생량의 30%는 발전소에서 나오고 있다.

백악관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우리나라를 퇴행시키려는 파괴적인 결정"이라면서 "이번 결정은 공기를 깨끗하게 유지하고 기후 변화에 대응하려는 정부의 노력을 훼손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은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법에 따라 부여된 권한을 사용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27일 고등학교 스포츠 경기 뒤에 공개적으로 기도하는 것은 종교의 자유에 속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또 22일에는 종교색을 띤 학교를 수업료 지원 프로그램에서 배제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밝혔다.

기존 미국의 기존 정교분리 관행을 벗어난 두 판결 모두 '6 대 3'으로 결정됐다.

보수 성향 대법관 6명이 찬성하고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이 반대한 것이다.

미국 대법원이 보수 절대 우위로 재편된 것은 트럼프 정부 때다.

특히 진보의 아이콘이었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전 대법관의 후임 임명을 퇴임을 4개월 앞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밀어붙인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2020년 11월 대선 직전에 긴즈버그 전 대법관이 별세하자 민주당은 전례대로 대선 승자가 후임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의 인준을 강행했다.

이를 계기로 보수 대 진보 구도가 '5 대 4'에서 '6 대 3'으로 더 기울었다.

이에 따라 로버츠 대법관의 이른바 '캐스팅 보트' 역할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로버츠 대법관은 보수 성향이지만 그동안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는 나름 균형추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대법원에서 보수가 절대 우위가 되면서 그 공간이 사라진 것이다.

실제 그는 지난 24일 임신 15주 이후의 거의 모든 낙태를 금지한 미시시피주 법률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밝혔으나 연방 차원의 낙태 권리를 인정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하는 데는 반대했다.

이에 따라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에는 5명의 연방 대법관만 찬성했다.

'로 대 웨이드' 판결은 대략 임신 6개월까지는 낙태를 허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로버츠 대법관이 낙태권리 폐기에는 반대하면서도 미시시피 법률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모순적이란 평가다.

그가 이런 판결을 한 것을 두고 뉴욕타임스(NYT)는 급격한 변화에 대한 반대로 해석하기도 했다.

이는 미시시피 법률 유지와 별개로 '로 대 웨이드' 판결 폐기시 사회에 미칠 파장을 대법원장으로 같이 고려했다는 의미다.

앞서 그는 대법원이 2020년 6월 낙태 시술이 가능한 병원과 의료진 수를 제한하는 루이지애나주의 법이 헌법에 보장된 여성의 낙태권을 침해한다는 결정을 내릴 때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 있다.

로버츠 대법관을 빼면 보수 대 진보가 '4 대 4' 동수를 구성했던 당시 로버츠 대법관이 낙태권 보호 쪽에 손을 들어주면서 당시 판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한편 대법원은 미국 망명 희망자를 멕시코에서 대기로 하도록 한 트럼프 정부의 정책을 바이든 대통령이 중단시킨 것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5대 4로 판결했다. 진보 성향 대법관 3명 외에 로버츠 대법관과 보수성향 브렛 캐버노 대법관이 이 결정에 찬성했다.

solec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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