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테니스] 복부 통증 여파로 끝내 준결승 기권 선언
키리오스, 생애 첫 메이저대회 4강 이어 행운의 결승행
라파엘 나달 ⓒ AP=뉴시스'세계랭킹 4위' 라파엘 나달(36)을 둘러싼 우려는 현실이 됐다.
그랜드 슬램을 향해 질주하던 나달은 8일(한국시각) 올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2022 윔블던테니스’ 준결승 기권을 공식 선언했다.
메이저대회 역대 최다우승(22회)에 빛나는 나달은 올 시즌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정상에 등극했다. 윔블던에서 준결승-결승 승리만 따내면 3회 연속 메이저대회 트로피를 가져갈 수 있지만 몸 상태가 좋지 않아 포기했다.
대회 내내 괴롭혔던 복근 통증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나달은 전날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론테니스클럽에서 펼쳐진 윔블던 8강에서 4시간여 접전 끝에 테일러 프리츠(미국)를 3-2(3-6, 7-5, 3-6, 7-5, 7-6)를 밀어내고 4강 티켓을 잡았다.
투혼을 불사르며 역전승을 일궜지만 여파는 컸다. 통증 때문에 복부에 테이핑을 하고 코트에 선 나달은 경기 중 메디컬 타임을 요청, 진통제를 투여하는 응급처치까지 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은 나달의 서브 속도는 급격하게 떨어졌다. 노련미로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어 역전승을 거뒀지만 준결승까지 뛰는 것은 무리라는 판단을 내렸다.
왼쪽 발바닥 관절이 변형되는 ‘뮐러바이스 증후군’을 앓고 있는 나달은 경기 중 종종 극심한 통증에 시달린다. 한동안 잠잠한 듯했지만 대회를 앞두고 통증이 심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나달은 4강 대비 훈련을 마친 뒤 현지 취재진 앞에서 “(준결승 출전을 놓고)깊이 고민했지만 (경쟁력을 잃은 채)이 상태로 뛰는 것은 어렵다. 이런 소식을 전하게 돼 너무 슬프다”고 말했다. 복부 통증에 시달리고 있는 나달은 근육에 파열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닉 키리오스 ⓒ AP=뉴시스윔블던 준결승에서 나달을 기다리고 있던 ‘세계랭킹 40위’ 닉 키리오스(27·호주)는 자동으로 결승에 오른다.
최근 2연승 포함 통산 상대전적(6승3패)에서 우위인 나달이 ‘악동’ 키리오스에게 철퇴를 가해달라는 팬들의 바람도 있었지만, 키리오스는 운 좋게 결승까지 진출했다. 키리오스는 욕설 폭언 기물파손 등 각종 기행으로 말썽을 일으킨 선수로 테니스계에서 손에 꼽히는 악동이다.
이미 윔블던에서 벌금 1만 달러를 부과 받았다. 키리오스는 지난달 29일 윔블던 남자 단식 1회전을 마친 뒤 자신의 왼쪽 관중석을 향해 침을 뱉었다. 경기 도중 언쟁을 벌였던 관중이다.
BNP 파리바오픈과 마이애미오픈에서 심판 판정에 격렬히 항의하다 두 대회 합쳐 6만 달러(7800만원)에 달하는 벌금도 냈다. 최근에는 “전 여자친구 폭행 혐의로 호주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2016년 세계랭킹 13위까지 이름을 올렸던 키리오스는 2014년 윔블던 16강에서 당시 세계랭킹 1위 나달을 꺾으며 차세대 에이스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통제하지 못하는 멘털과 빈축을 사는 언행 탓에 ‘악동’ ‘악마의 재능’ 키워드를 달고 다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키리오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나달의 쾌유를 바란다”는 글을 남기며 결승 진출 소식을 알렸다. 3회전에서 ‘세계랭킹 5위’ 스테파노스 치치파스(그리스)를 3-1로 제압한 키리오스는 메이저대회 첫 준결승에 오른 뒤 행운의 결승 티켓까지 잡았다.
키리오스는 윔블던 남자 단식 4회 연속 우승을 노리는 노박 조코비치와 결승에서 격돌할 가능성이 높다. 조코비치는 4강에서 캐머런 노리(12위)를 상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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