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러 동맹관계 우려 中측 전달"
"대만해협 평화·안정 유지 중요"
소수민족 인권 문제 등 언급
中 "잘못된 견해…美 살라미 전술 사용" 반박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미·중 외교장관회담을 가졌다. ⓒAP/연합뉴스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7일부터 8일까지 열린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 이어 미중 외교장관 회담까지 마쳤다. 양국에서 이번 대면 회담에 대해 '솔직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 장관의 대면 회담은 지난해 10월 말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이후 8개월 만이다.
CNN, AP통신 등에 따르면 블링컨 장관과 왕 외교부장은 9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만나 양자 회담에 이어 오찬을 함께 하며 5시간 가량 대화했다.
회담 후 블링컨 장관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의 동맹관계를 우려한다는 생각을 왕 외교부장에게 공유했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침략자가 명백히 존재하는 전쟁에서 중립을 지키기는 어렵다. 중국이 러시아를 지지하기 때문에 '중립'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블링컨 장관은 "현재로선 러시아가 외교 협상에 진지하게 임할 것이라는 신호를 확인할 수 없다"며 "우리가 러시아의 침공에 대항하지 않으면 힘이 정의가 될 것이며 이는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블링컨 장관은 왕 외교부장과 관세, 무역, 대만에 대한 인권 문제, 남중국해 분쟁에 대해 논의했다고도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이러한 현안은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중국의 입장 때문에 복잡해졌다"면서 "중국은 대만 주변에서 보이는 도발적 행동과 언사를 자제해야 하며 미국은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양국은 줄곧 대만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중국이 대만 주변에서 점점 더 도발적인 수사와 활동을 펼치는데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도 강조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티베트와 신장 위구르 지역의 소수민족에 대한 인권 문제에 대해서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왕 외교부장은 신장, 홍콩, 남중국해에 대한 "미국의 잘못된 견해"라며 즉각 반박했다.
AP에 따르면 왕 외교부장은 미국에 중국산 수입품 관세에 대한 조속한 철회와 자국 내정에 대한 간섭 중단, 인권과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자국의 이익을 해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왕 외교부장은 미국이 하나의 중국인 대만에서 이른바 '살라미 슬라이스(salami slicing)'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살라미 전술로도 불리는 '살라미 슬라이스'는 협상 테이블에서 한 번에 목표를 관철하는 것이 아닌 문제를 부분 세분화하고 쟁점화해 차례로 각각에 대한 대가를 받아 냄으로써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술이다.
다만 중국에서도 이번 회담을 두고 '건설적'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5시간 회담은 최근 미중 고위급 교류 중 가장 최근 것으로 향후 정상간 회담을 위해 좋은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양측 모두 이번 회담이 건설적이며,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오판을 줄였다고 평가했다"면서 "양국 정상 간 교류를 위한 여건 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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