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으로 동반 성장”…롯데케미칼-원림, 재활용 포장재 사업 ‘맞손’

“친환경으로 동반 성장”…롯데케미칼-원림, 재활용 포장재 사업 ‘맞손’

이데일리 2022-07-18 16:31: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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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경남)=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불과 3년 전만 해도 국내에선 소비자들이 사용한 제품을 재활용해 만든 PCR(Post-Consumer Recycled) 원료조차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조만간 국내에서도 재활용 산업이 떠오를 것이란 확신이 들어 재활용 포장재 설비를 갖추고 이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산업용 포장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신성엽 원림 대표는 지난 2019년 10월, 독일 ‘케이 쇼’(K-Show·세계 최대 플라스틱·고무 산업 박람회)에 참석했다가 재활용 포장재 산업의 시장 확대 가능성을 내다봤다. 이후 포장 필름을 생산하는 주요 생산 시설인 압출기를 국산 제품보다 세 배나 비싼 독일 제품으로 교체하는 것을 시작으로 재활용 포장재 사업을 본격화했다.

㈜원림 양산공장에서 높이 16m 압출기가 포장 필름을 생산하고 있다. (사진=박순엽 기자)
신 대표는 “현재 국내 업체에서 쓰는 대부분의 압출기는 단일 레이어(layer·층)나 2-레이어가 적용돼 퓨어 원료(기존 플라스틱 원료)만 사용할 수 있는 설비지만 독일 윈드밀러 압출기는 3-레이어를 적용해 가운데 층에 PCR 원료를 쓸 수 있다”며 “재생 원료를 적용하는 데 있어 더욱 다양한 배합법을 쓸 수 있으리라고 판단해 설비를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원림의 이러한 투자에도 당시 국내엔 PCR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업체도, 재생 원료 포장재를 내놓았을 때 이를 채택해 사용해줄 업체도 없다는 게 문제였다. 또 기존 제품과 차이가 없는 재생 원료 포장재를 연구·개발하는 일도 원림이 혼자 해내기엔 버거웠다. 그때 마침 롯데케미칼이 함께 재생 원료 포장재를 개발하자고 원림에 손을 내밀었다.

㈜원림 양산공장 관계자들이 PCR-PE(재생 폴리에틸렌) 원료를 적용한 제품 포장백을 들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원림-롯데케미칼, 국내 최초 PCR-PE 포장백 개발

원림(005820)과 롯데케미칼(011170)은 지난해 국내 업계 최초로 PCR-PE(재생 폴리에틸렌) 원료를 적용한 제품 포장백 개발과 상용화에 성공했다. 재생 원료를 적용한 포장재를 개발·생산하려는 의지가 있던 원림과 재활용을 통한 자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려는 롯데케미칼의 공감대가 형성된 결과다. 양사는 제품 연구·개발부터 생산 테스트까지 모든 개발 과정에서 힘을 모았다.

지난 7일 찾은 경남 양산의 원림 공장에선 높이가 16m나 되는 압출기 세 대가 양사의 협력 결과물인 PCR-PE 포장백을 생산하고 있었다. 롯데케미칼이 공급한 PCR-PE 펠릿이 압출기에 들어가면 필름 압출과 인쇄, 제대(성형)를 거쳐 포장백이 완성됐다. 기존 PE 원료로 만든 제품과 색깔만 조금 다를 뿐 겉으로 보거나 만졌을 땐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롯데케미칼이 ㈜원림에 공급하는 PCR-PE(재생 폴리에틸렌) 원료 (사진=롯데케미칼)
이는 8개월간의 끈질긴 연구·개발의 성과라는 게 양사의 설명이다. 재생 원료를 쓰면서 기존 제품과 같은 물성을 갖추는 건 쉽지 않았다. 재생 원료를 얼마나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물성이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조차 불가했다. 양사 연구진은 배합법 변경과 실험을 수십번씩 거친 후에야 최적의 배합법을 찾아낼 수 있었다.

현재 생산되는 재생 원료 포장백엔 약 30%의 PCR-PE가 들어간다. 포장백의 원료인 PCR-PE는 롯데케미칼의 PE 소재 폐 포장백으로 만들어진다. 롯데케미칼은 고객사의 협조를 받아 폐 포장백을 회수한 뒤 이를 활용해 PCR-PE백용 원료를 생산하고, 이를 포장백 제조에 투입하는 등 이른바 ‘플라스틱 선순환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원림 양산공장 관계자가 PCR-PE(재생 폴리에틸렌) 원료를 적용한 제품 포장백 생산 과정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롯데케미칼)
“국내 재활용 시장 저변 넓혀”…양사 협력 지속 예정

원림과 롯데케미칼의 PCR-PE 포장백 개발·생산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모범 협력 사례 중 하나다. 신 대표는 “포장재 사업은 화학사로부터 원료를 받아 제품을 제작·납품하는 구조여서 주 고객사이자 원료 공급사인 롯데케미칼의 도움이 없었다면 재생 원료 포장재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며 “직원들도 자부심을 느끼게 된 계기였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이번 개발을 통해 국내 재활용 시장의 저변을 넓혔다는 데 의미를 뒀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양사가 처음으로 작게 시작한 프로젝트지만, 큰 프로젝트로 발전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국내 재활용 시장 규모가 커질수록 관련 업체들로선 미래 경쟁력을 갖출 기회를 더 많이 얻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림과 롯데케미칼이 국내 업계 최초로 개발한 PCR-PE(재생 폴리에틸렌) 원료를 적용한 제품 포장백 (사진=롯데케미칼)
양사는 PCR-PE 포장백 시장을 확대하는 동시에 재생 원료 다변화를 위한 연구·개발도 함께 진행할 방침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여수 4공장에서 출하하는 25kg 폴리머 제품에 PCR-PE 포장백을 도입하고 있는 데서 나아가 올해 내엔 여수·대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25㎏ 제품 전량에 재생 원료 포장백을 적용할 방침이다.

원림은 고객사들의 친환경 수요 증가에 발맞춰 내년까지 재생 원료 포장백을 월 300톤(t) 생산하는 체계를 갖추고 관련 사업에서 연간 매출 규모를 100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신 대표는 “아직은 전체 생산물량에서 재생 원료 제품 비율이 높지 않지만, 최근 관련 문의가 늘고 있어 생산량을 점차 늘려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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