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 새 수억원 씩 '뚝'…강남권도 흔들려, 은마 호가 하락
건자잿값 급등·집값 하락에 '수익성' 하락…"찾는 이 줄어"
정부의 도시정비 사업 활성화 기조에도 재건축 단지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데일리안정부의 도시정비 사업 활성화 기조에도 재건축 단지들이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그간 시장 침체에도 호가나 실거래가는 큰 부침이 없었지만, 금리 인상 여파로 매수세가 줄고 집값 하락이 지속되면서 사업성이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가 자리잡자 약세를 보이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7단지 전용면적 79㎡는 지난달 22일 10억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9월 같은 평형이 12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채 되지 않아 2억원이 떨어진 것이다.
중계동 중계그린 역시 마찬가지다. 이 단지 전용 39C㎡ 타입은 지난달 5억2000만원에 거래됐다. 저층인 탓에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도 있었지만, 지난해 같은 층 거래가(5억4000만원)에 비해도 2000만원 가량이 하락했다. 올 들어 노원구 집값이 약세를 보일 때도 이 지역 재건축 단지는 강세를 보여왔다.
노원구에 한정된 현상은 아니다. 도봉구 창동 창동주공3단지 전용 49㎡는 지난달 18일 7억2000만원에 팔렸다. 1년 전인 7월 있었던 신고가와 비교하면 6500만원이 하락한 것이다. 현재 호가도 7억원 초반대로 형성돼 있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초 조합설립을 인가받은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 역시 호가가 조정됐다. 전용 73㎡는 지난 3월 27억원에 도장을 찍으며 신고가를 썼지만, 호가가 25억원대까지 내려앉았다.
대치동 은마의 호가도 떨어지고 있다. 전용 76㎡는 지난 5월 3건의 거래 모두 25억원대에 거래되며 상승세를 보였지만, 현재는 이보다 2억원 가까이 낮은 23억원대의 매물이 나오고 있다.
시장에선 금리 인상과 하향 안정화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고 본다. 금리 인상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됐고, 집값이 하락과 맞물려 건자잿값이 급등하면서 수익성 약화되자 사업 진척이 늦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또 분양가 상한제가 개편됐지만, 분양가 인상폭에 제한을 두는 등 예상보다 완화 정도가 못한 것도 재건축 기대감을 낮추는데 일조했다는 분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재건축이라는 것이 결국 수익성에 성패가 달려있는데 집값 하락이 이어지고 있고, 분양가 상한제 개편 정도가 기대보다 낮자 동력을 잃는 것처럼 보여 투자자들이 관망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대학원장은 "금리 인상에 매수세가 줄어든데다, 건자재 가격이 오르고 집값이 하향 안정화되면서 재건축 사업의 수익성이 약화돼 찾는 이들이 줄어든 영향"이라며 "정부에서 8월 공급대책을 발표하게 되면 하방 압력이 더욱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반면 아직 대세하락으로 보긴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재건축이 흔들리는 것은 금리 상승으로 인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며 "거기다 단지 대부분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면서 수요가 크게 생겨날 수가 없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한두건 급매가 이뤄지다보니 하락으로 보여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거래량에서 가격이 일부 조정됐다고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고는 보긴 어렵다"며 "이런 경우 금방 다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 시기"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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