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의혹 김가람 싸고돌던 하이브, 손절 엔딩 [DA:스퀘어]

◆정희연의 할말많하: 할 말이 많지만 하지 않겠다뇨? 끊이지 않는 연예계 이슈, 할 말이 많으니 많이 하겠습니다.

예상대로였다. 데뷔도 전에 ‘학교 폭력’(이하 ‘학폭’) 의혹에 휩싸였던 그룹 르세라핌(LE SSERAFIM) 멤버 김가람(16)이 결국 팀에서도, 소속사에서도 퇴출됐다.

지난 4월 5일 르세라핌 두 번째 멤버로 공개되며 본격 데뷔를 알린 김가람. 하지만 공개 직후 온라인상에서 김가람이 ‘학폭’ 가해자였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제기됐다. 학우들과 함께 찍은 다소 저급한 사진도 빠르게 확산됐다.

다음날 하이브 측은 “확인 결과 최근 제기된 의혹은 해당 멤버가 중학교 입학 후 초반에 친구들을 사귀던 시기에 발생한 문제들을 교묘히 편집하여 해당 멤버를 악의적으로 음해한 사안”이라고 반박했다. 이들은 “일각의 주장과는 달리 해당 멤버는 중학교 재학 시 악의적 소문과 사이버불링 등 학교 폭력 피해자였던 것이 제3자 진술을 통해 확인됐다. 또한 해당 멤버가 타 소속사 연습생이었다거나, 당사의 내부 문건이 유출되었다는 등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들 역시 함께 유포된 것을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김가람이 오히려 ‘학폭’ 피해졌다는 주장이었다.

하이브는 “당사는 이번 의혹이 데뷔를 앞둔 아티스트를 음해하려는 악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보고, 본 사안과 관련된 일방적이고 왜곡된 주장이나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쏘스뮤직(소속사)이 법적 조치에 착수했다”면서 “어떠한 합의나 선처 없이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경 대응을 선언했다.

5월 2일, 김가람은 예정대로 르세라핌으로 데뷔했고, 정상 활동했다. 데뷔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학폭’ 관련 질문이 나왔지만 리더 김채원이 ‘인간 방패’를 자처했다. 김채원은 “이 사안에 대해서는 회사와 논의 중이고 절차에 맞게 대응 중이다. 이 자리에서 직접 말씀드리기 적절하지 않을 수 있어서 양해 부탁드린다. 추후에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가람은 “이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는 점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르세라핌 멤버로서 더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의혹은 사그라지기는커녕 더욱 증폭됐다. 5월 중순에는 김가람의 이름이 적힌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결과 통보서’라는 제목의 문건 사진이 등장했다. 김가람에게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인물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입장문도 배포했다. 그는 소속사 하이브에 내용증명을 발송했으며 자신을 음해한 루머 유포자들을 상대로 형사 고소도 진행했다고 알렸다. 이를 통해 김가람이 ‘학폭’과 관련해 가볍지 않은 ‘5호 처분’을 받은 사실까지 알려졌다.

결국 하이브는 한 달 반인 5월 20일 김가람의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다친 마음을 치유하는데 집중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들은 “김가람이 회복 후 복귀할 때까지 르세라핌은 당분간 5인 멤버 체제로 활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회복은 영 안 된 모양이다. 하이브는 두 달이 흐른 오늘(20일) 김가람의 팀 탈퇴와 전속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이들은 “김가람 관련 논란으로 팬 여러분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불편을 끼친 데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향후 르세라핌은 5인 체제로 활동할 예정이다. 당사는 르세라핌이 아티스트로서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논란 발생 107일 만에 결국 ‘손절’ 엔딩이었다.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