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력 부족 상황서 '인내 진압 기조' 흔들..대우조선 사태 공권력 투입 가능성 고조

경력 부족 상황서 '인내 진압 기조' 흔들..대우조선 사태 공권력 투입 가능성 고조

아주경제 2022-07-20 15:35:21 신고

3줄요약
지난 19일 오후 경남 거제시 아주동 대우조선해양에서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소속 조합원이 독에서 농성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불법을 용인하지 않겠다"고 거듭 밝힌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 파업과 관련해 공권력 투입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법과 원칙'을 줄곧 강조해 온 윤 대통령의 기조와 경찰 인력난이 더해져 공권력 투입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은 20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 출근길에 '대우조선(하청노조 파업)과 관련해 공권력 투입까지 생각하고 있는지, 그렇다면 그 (투입) 시기는 언제로 보느냐'는 물음에 "국민이나 정부나 다 많이 기다릴 만큼 기다리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라며 "산업 현장에 있어 또 노사관계에 있어서 노든 사든 불법은 방치되거나 용인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대우조선 하청노조 파업이 이날로 48일째 이어지면서 이로 인한 피해가 임계점에 다다랐고, 이 같은 판단에 따라 공권력 투입까지 검토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조선 하청노조의 경남 거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1독(dock·선박건조대) 점거 장기화로 건조 작업이 중단되면서 대규모 공적 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의 피해 규모는 조(兆) 단위로 불어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7곳의 협력업체가 폐업을 결정하는 등 사측 추산 약 6600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청사에서 주재한 제32회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도 "노사를 불문하고 산업현장에서 법치주의는 엄정하게 확립돼야 한다"며 강경 대응 가능성을 재차 시사했다. 또 전날 한덕수 국무총리와의 오찬 주례회동에서 관련 보고를 받은 뒤에도 "노사관계에서 법치주의는 확립돼야 한다. 산업 현장의 불법 상황은 종식돼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법과 원칙을 강조해 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민주노총 화물연대 파업에 관련해서도 "어떤 경우에도 법을 위반하고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법치국가에서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며 불법시위에 대해선 엄정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문재인 전 대통령 사저 앞 보수단체의 시위에 대해서도 "법에 따라 하면 되지 않겠냐"라며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을 강조한 바 있다.
 
이 같은 기조에 따라 시위 현장에서도 실제로 능동적 진압이 이뤄지기도 했다. 화물연대 파업에서만 전국에서 조합원 수십명이 경찰에 체포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지휘부도 윤 대통령과 발맞춰 파업에 강경 방침으로 선회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지난 6월 내부 지시를 통해 "불법행위가 발생하면 현장 조치는 경비·정보는 물론 교통·형사·수사·지역 경찰 등 각 기능의 유기적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각급 지휘관들은 적극 지휘하고 관서 현황에 따라 비상근무에 준해 가용 인력을 적극 활용, 불법 양상에 즉응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합법적 범위 내에서 적극적 공권력 투입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대통령이 기본적으로 불법적인 행위에 대해선 용인하지 않겠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고 평택 쌍용자동차 사태 등 사고를 우려해 즉각적으로 공권력을 투입하고 있지는 않지만 차후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경력의 인력난이라는 현실적 어려움도 이러한 기조에 힘을 싣고 있다. 인구 감소에 따른 병역 자원 감소에 따라 경찰은 2018년부터 의경 대원을 매년 20%가량 줄이고 있다. 2021년 6월 마지막으로 선발된 인원이 모두 병역을 마치는 2023년 6월이 되면 의경 제도는 완전히 폐지된다.

경찰에 따르면 의경 대원을 선발할 당시 경찰의 경비 인력은 의경 대원과 경찰관 기동대를 합쳐 3만6000명에 달했다. 현재 규모의 2.5배 수준이다. 2023년까지 경찰관 기동대 인원은 2만명 언저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의경 해체 이전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종전과 같이 '인내 진압' 기조를 유지하기엔 절대적 경력 부족이 발목을 잡는 것이다. 최근 한 경찰청 용역 보고서에서도 집회·시위에 대해 '인력 위주의 대응은 더 이상 곤란하다'는 주장이 담기기도 했다.

임준태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우선 정부가 바뀌고 집회와 시위를 바라보는 시각이 전 정부와는 달라졌다"며 "경찰 인력이 제한되면 과거처럼 많은 일을 경찰이 다 할 수가 없게 된다. 유동적으로 법 집행을 할 여지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