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는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개월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만 지켜보고 있다”며 “그간 미국 법안 발의과정을 보더라도 최종안이 나오기까지는 내용이 많이 바뀌는 데다가 칩4 동맹 관련해서 여전히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없어 지금 당장은 어떤 영향이 있을지 감도 안온다”고 했다.
칩4 동맹은 반도체 설계에 강점을 가진 미국과 소재·장비에 특화된 일본, 생산 능력을 갖춘 한국과 대만 등 4개국이 모여 반도체 설계부터, 생산, 공급까지의 전 과정에서 협력하는 공동체를 만들자는 것이다. 사실상 중국을 견제하는 장치로 해석돼 칩4 동맹이 이뤄질 경우 우리나라를 통해 중국 반도체 산업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크다.
문제는 우리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사업 영위에 피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대(對) 중국 반도체 수출은 전체 60%를 차지할 정도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핵심 생산시설이 중국에 자리잡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의 경우 미국의 반대로 중국 현지 공장 첨단화 계획이 좌초될 것이라는 보도로 피해 가능성이 확실시된 바 있다. 미국 정부가 중국의 군사력 증대 악용 우려를 이유로 SK하이닉스의 중국 장쑤성 우시 공장 내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장비 반입을 반대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첨단반도체 생산에 EUV 장비가 필수인 만큼 중국에서의 반도체 생산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고 결국 한국 기업들이 피해를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모리반도체 역시 EUV 공정을 토대로 고부가·고성능 제품을 개발·생산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삼성전자도 중국 산시성 내 낸드플래시를 대규모 생산하는 시안공장을 갖고 있기에 같은 고민을 안고 있다. 다만 국내 공장 내 EUV 장비 확보 및 첨단반도체 생산을 우선으로 하고 있어 벌써부터 중국 내 사업 악화를 걱정하는 것은 이르다는 보는 시각도 있다.
이뿐 아니라 중국의 경제 보복도 손놓고 있을 수 없다. 업계에서는 우리 반도체 기업뿐 아니라 불특정 기업에 불똥이 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우리 반도체 기업들과 인력과 원자재 수급 등이 얽혀 있어 경제보복은 어려울 것”이라며 “2017년 당시 사드에 대한 보복이 전혀 상관없던 롯데에 가해진 걸 보면 다른 산업들 역시 예의주시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