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차별 금지 소송 기념’ 파업한 액티비전 블리자드…누리꾼이 뿔난 이유?

액티비전-블리자드 직원들은 지난해 7월에도 성차별 이슈에 대해 파업을 진행한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액티비전-블리자드의 미국 직원들이 지난해 캘리포니아 공정고용주택국(DFEH)이 액티비전 블리자드와 주요 임원들을 사내 성차별·성희롱으로 소송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파업에 나섰다. 

미국 IT전문 매체 더버지(The Verge)는 21일 액티비전 블리자드의 내부 직원 그룹인 ‘액티비전 블리자드 킹(Activision Blizzard King·이하 ABK)가 캘리포니아· 텍사스· 미네소타· 뉴욕 에 위치한 액티비전-블리자드의 사무실 4곳에서 파업을 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파업은 각 사무실마다 파업시간이 다르다. 캘리포니아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텍사스는 오전 8시부터 오후 12시, 메네소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뉴욕은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 진행된다. 

현재 ABK가 그룹에 요구하고 있는 것은 완전한 원격근무 선택권 부여와 차별 법률을 통과하는 지역 거주하는 직원이 안전한 주 또는 국가로의 이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후속조치로 생활비를 회사 차원에서 조정해주는 것이다. 또 건강 보험 파트너가 낙태를 포함한 트랜스젠더 재생산 의료 보장 및 의료 서비스를 받기 위한 여행 경비 지원도 요구했다. 

리치 조지(Rich George) 액티비전 블리자드 대변인은 ABK의 파업에 대해 “직원들이 보복에 대한 두려움 없이 안전하고 책임감 있는 방식으로 자신의 견해와 가치를 표현할 권리를 지지한다”면서 “우리의 리더십 팀은 우리가 일하기 가장 좋은 곳을 보장하는 데 계속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는 회사 전체에 성 평등을 보장하고 모든 직원을 위한 생식 및 기타 의료 서비스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이 포함된다”고 답했다.

그러나 글로벌 누리꾼들을 “마땅히 해야할 일이다”고 이를 지지하면서도, 요구안이 지나치다고 비판했다. 이중 국내 누리꾼들은 “완전한 원격근무 선택권 부여는 정도는 당연히 요구할 수 있지만, 낙태랑 트랜스젠더 의료 여행경비 지원이 말이 되는 요구인가”고 비판했다. 또다른 누리꾼은 “무엇이든지 ‘다 해줘라’ 떼쓰는 거에 가깝다. 경악스럽다”고 불편함을 드러냈다. 

일부 국내 누리꾼은 이들의 요구가 액티비전-블리자드 사내와 출시 게임 내에 불고 있는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이하 PC)와 관계되어 있다고 보고, 좀 더 직설적으로 비난했다. 이들은 “유능한 성차별자들 다 나가고, 이젠 무능한 PC주의자들만 남았다”면서 “차별을 무기로 다른 사람을 차별하는 어처구니 없는 놈들이다. 이래도 액티비전 블리자드가 무조건 이들을 옹호 해주어야 하나? 이젠 정말 싹 물갈이 하는거 말고는 회사의 회생 방법이 생각이 안난다”고 말했다.

일부 유저는 앞으로의 게임 업데이트와 신작 출시도 이에 영향이 받을 것으로 보고 우려의 목소리를 표했다. 

실제로 최근 몇년간 블리자드의 주요 게임인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와 오버워치는 PC에 따른 지나친 캐릭터 설정 변경 등으로 유저들과 누리꾼들의 비판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대표적으로는 일부 오버워치 캐릭터들의 프로필과 스토리가 갑작스레 동성애자로 묘사· 변경된 것이다. 

액티비전-블리자드는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오버워치는 개발 초기부터 게임 내에서 영웅들의 성별, 인종, 나이 등 다양성을 유지하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었다. 그러나 누리꾼들은 이 같은 답변에 “그렇다면 개연성이 있어야되는데 전혀 없다. 이는 억지로 변경한 것이다”면서 “PC를 일종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아닌 정치적으로 소비해야 할 물건으로 보고 있다”고 분노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