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방학과 휴가 시즌이 시작되면서 수많은 게임들이 여름 이벤트와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공격적이고 대형 행사는 주로 신작이나 인기작들에서 진행하고 있지만, 2000년대 초중반 출시돼 꾸준히 서비스 중인 고참 MMORPG들도 강산이 바뀌도록 오랫동안 함께 해 온 팬들을 위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이들의 행사를 보면 확실히 신작이나 인기작 게임들과는 조금 다르다. 이벤트나 업데이트 곳곳에서 신규 게임은 따라올 수 없는 연륜이 느껴지고, 오랫동안 함께 해 온 유저들에 대한 진심어린 감사의 메시지도 보인다. 게임도 제작진도 유저도 이미 서로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는 그들의 독특한 여름나기 근황을 살펴보자.
17주년을 넘어 18주년을 향해 나아가는 데카론은 고참 MMORPG 중 하나다. 지난 14일 여름 휴가철을 맞아 최고레벨을 230에서 250으로 향상하고 최대 획득 가능 경험치도 50억에서 70억으로 늘렸다. 요즘 게임이야 1시간만 자동으로 돌려도 수십 레벨에 도달하지만, 1레벨의 가치가 훨씬 크고 레벨과 경험치 인플레이션을 최대한 억제하는 보수적인 업데이트를 해 온 올드 MMORPG가 이 정도 수치를 찍었다는 것은 이 게임의 업력을 짐작케 한다.
사실 이러한 수치는 신규나 복귀 유저들에게는 진입장벽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와 함께 새 캐릭터를 생성하면 대부분의 퀘스트나 던전 등을 돌 수 있는 190레벨 풀장비 세팅 캐릭터를 주는 점핑 이벤트와, 경험치 10배를 제공하는 역대급 성장 이벤트도 함께 진행하며 진입장벽을 최대한 낮춘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봄맞이-벚꽂축제-17주년-여름맞이-여름 휴가 이벤트로 쉴 새 없이 이어지는 페스티벌을 통해 새로 시작하는 복귀 유저가 쏠쏠히 늘어나 17주년 이벤트에 이어 게임에 활기가 돌아왔다는 평가다.
넥슨 클래식 MMORPG를 제외하면 최고참 라인업에 들어가는 2004년생 마비노기 역시 이색 이벤트가 한창이다. 마비노기 공식 사이트 메인을 장식하고 있는 까르보 불닭볶음면과의 콜라보레이션이 그 주인공이다. 그동안 넥슨 게임들은 컵라면 콜라보레이션을 꽤 자주 진행한 바 있는데, 올드 MMORPG인 마비노기가 야심차게 그 행렬에 동참했다는 사실이 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번 콜라보는 까르보 불닭볶음면을 먹으면 마비노기 쿠폰을 주는 식으로 진행되는데, 한편에서는 걱정어린 시선도 존재한다. 초창기만 해도 마비노기 유저층은 10대~20대가 대부분이었으나, 18년의 세월이 흐르며 평균 연령대도 30~40대로 높아졌다. 그런 유저들에게 비교적 덜 맵다고는 하나 붉닭볶음면 라인업을 먹이다 노쇠한 위장에 탈이 나면 어쩌냐는 걱정 어린 시선이다. 자조적인 농담에 가깝지만, 그만큼 오랫동안 게임과 청춘을 함께 해 온 유저들이 많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다.
최근 20번째 생일을 맞은 나이트 온라인 역시 올드 MMORPG를 언급할 때 빠지면 섭하다. 8월 2일까지 진행되는 나이트 온라인 20주년 이벤트는 올드비 유저에 대한 공경과 감사에 초점을 맞췄는데, 출시연도인 2002년에 가입한 계정 대상으로 '의리' 선물을 추첨해 증정하거나, 계정 생성일을 기준으로 20년차 유저들에게 '절정 지존' 칭호를 내려주는 등이다.
참고로 칭호의 경우 1년차는 비기너, 5년차는 고수, 10년차는 절정 고수, 15년차는 지존, 20년차는 절정 지존이다. 그리고 게임 내에서는 절정 지존과 지존을 어렵지 않게. 아니, 눈만 돌리면 마주칠 수 있다. 강산이 두 번 바뀔 동안 게임과 함께 한 올드비 유저들의 자부심이 빛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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