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업까지 진출하는 알뜰폰시장…업계는 ‘좌불안석’

알뜰폰 시장 [사진=연합뉴스]

KB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 토스 등 금융업계가 알뜰폰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이에 알뜰폰 업계에서는 이들이 지닌 자본력과 대기업 이미지를 활용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비쳤다.

특히 이들은 알뜰폰 시장이 거대 자본을 중심으로 재편될 수 있다며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두고 연일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KB리브엠 출범 당시 대다수 중소 사업자가 시장 활성화에 기대감을 나타낸 것과 사뭇 다른 행보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 역시 지난달 성명을 내고 금융권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거대 자본을 갖춘 금융기관이 중소 사업자들의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소비자주권도 최근 입장문을 발표하고 “신한은행은 알뜰폰 전용 요금제 출시가 알뜰폰 시장 진출이 아닌 채널을 제공한 것이라 밝히고 있다”면서 “비금융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 맞춤형 금융 상품을 내놓기 위한 목적이라면 정당한 기업활동엔 이의가 없다. 하지만 알뜰폰 시장 진입을 목적으로 한 첫걸음이라면 즉각 중단하길 촉구한다”고 밝혔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최근 알뜰폰 제휴 마케팅을 시작했다. 신한은행은 모바일뱅킹 앱 신한 쏠(SOL)에 알뜰폰 가입 이벤트 페이지를 열고, KT망을 사용하는 KT M모바일, 스카이라이프, 스테이지파이브, 세종텔레콤 알뜰폰 사업자의 12가지 제휴 요금제를 판매한다.

신한은행은 ‘단순히 판매 플랫폼을 제공할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리브엠의 금융 샌드박스 기한이 끝나는 내년 4월을 앞두고 알뜰폰 사업에 뛰어 들기 위한 준비 과정으로 보고 있다. NH농협은행 역시 알뜰폰 시장 진출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스의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알뜰폰 사업자 머천드코리아의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머천드코리아는 가입자 10만명 안팎의 중소 알뜰폰 업체다. 토스는 토스앱에 알뜰폰 가입 서비스를 선보인다. 알뜰폰 요금제 탐색부터 원스톱 개통까지 가입의 전 과정을 혁신하고, 가계 고정 지출 중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통신비 절감 기회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장민영 토스 사업전략리드는 “토스가 금융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사회적 효용을 만들어낸 것처럼 알뜰폰 가입 고객의 불편함 해소와 토스 고객의 통신비 절감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앞서 2019년 4월 금융권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알뜰폰 시장에 진출한 KB국민은행의 리브엠은 올 상반기 소비자 만족도는 지난 조사에 이어 올해 상반기 2회 연속 압도적인 1위를 기록하는 등 소비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다.

KB리브엠은 78%의 만족도를 기록해 알뜰폰 평균 만족도인 65%를 상회했으며, 알뜰폰 사업자 중에는 KT엠모바일 64%, 세븐모바일 63%, 헬로모바일 60%, A모바일 54%가 그 뒤를 이었다. 또 이통3사 중에는 SK텔레콤이 61%를 기록했으며, LG유플러스는 51%, KT는 이통3사 중 가장 낮은 47%를 기록했다.

한편 국내 알뜰폰 시장은 2011년 시장에 사업자들이 진출한 이후 가입자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2021년 1000만명을 돌파했으며, 현재 알뜰폰을 판매하는 사업자도 70여개사에 달한다.

소비자경제신문 오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