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미-중 갈등 속 '균형외교'선택...칩4 동맹 두고 '아슬아슬' 줄타기

韓, 미-중 갈등 속 '균형외교'선택...칩4 동맹 두고 '아슬아슬' 줄타기

아주경제 2022-08-11 00:34:57 신고

3줄요약
 
박진(왼쪽) 외교부 장관과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지난 4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3(한중일)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해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이번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공급망 관리를 위한 양국간 협력을 제안했다. 

한국은 앞서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협력 대화인 '칩4'(미국·한국·일본·대만)의 예비회담에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미·중 갈등 속에서 '균형외교'를 선택한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이어갈지 주목된다. 

◆박진 "한국이 가교 역할 할 수 있어"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박 장관은 지난 9일 왕이 외교부장을 만나 미국이 주도하는 '칩4'에서 중국의 우려를 해소하는 역할을 한국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박 장관이 한국은 어느 특정국을 배제할 의도가 전혀 없고 한·중 간 밀접하게 연결된 경제통상구조를 감안 할 때 오히려 한국이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박 장관은 중국이 우려하는 입장을 잘 알고 있다고 말하며 한국이 칩4에 들어가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 봤을 때 반드시 나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박 장관은 우리의 개방형 경제, 중국과 촘촘히 연결된 교역 구조를 감안할 때 중국을 배타적으로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공급망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양국의 협력 강화를 중국 측에 제시했다. 이를 위해 기존 양자협의체를 확대 추진하는 것을 제안하며 조화를 추구하면서도 다른 것은 또 다르다고 인정할 수 있는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을 강조했다.
 
왕 부장은 한·중관계에 대해 "수교 30주년을 계기로 지금까지 성공을 이룩해 온 유익한 경험을 정리하고 양국관계의 큰 국면을 잘 파악해야 한다"며 양국이 해야 할 '다섯 가지'를 거론했다.
 
먼저 "미래 30년을 향해 중한 양측은 독립자주를 견지하고 외부의 장애와 영향을 받지 말아야 한다"며 "선린우호를 견지해 서로의 중대 관심사항을 배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자주의를 견지해야 한다"며 "중한 양국 국민 뜻의 최대공약수이자 시대적 흐름의 필연적 요구"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왕 부장의 '독립자주' 발언을 미·중 갈등으로 한·중 관계도 영향을 받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해석한다. 원활한 공급망을 수호하고 내정 간섭을 하지 말자는 것은, 한국도 참여하는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중국에게 배타적으로 조직되기를 바라지 않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대만 문제도 겨냥한 것으로 분석된다.
 
왕 부장은 한·중 수교 30주년에 대해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는 공자의 말을 인용하고, "비바람에 시련을 겪어온 중·한 관계는 당연히 더 성숙하고 더 자주적이고 더 견고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중갈등 문제 의견 교환...펠로시, 시주석 연일 비판 이어가 
 
양측은 최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촉발된 미·중 갈등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 교환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이 "하나의 중국이라는 원칙을 존중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으며 동시에 우리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매우 중요하며 역내 안보와 번영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본다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또 "유엔 헌장과 국제법에 위배되는 방식의 힘을 통한 현상 변경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게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펠로시 의장은 지난 3일 방한해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난 뒤 윤 대통령과 전화로 환담을 나눴다. 그는 방한 전 대만을 방문하면서 중국 측의 반발을 샀다. 현재 중국은 대만 주변을 둘러싸며 연일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북한도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을 규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9일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에 보낸 연대성 편지에서 "중국의 강력한 항의와 엄숙한 경고, 국제 사회의 보편적인 반대에도 불구하고 공공연히 자행된 미국 현직 고위 정객의 대만 행각을 중국의 주권과 영토 완정에 대한 엄중한 침해로, 중국 공산당의 권위를 깎아내리고 당 제20차 대회의 성과적 개최를 방해하려는 용납될 수 없는 정치적 도발 행위"라고 밝혔다.
 
노동당 중앙위는 또 "미국의 파렴치한 도발 행위를 중국의 사회주의 위업에 대한 엄중한 도전으로, 주권 국가의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으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준열히 단죄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추종 세력들의 그 어떤 무분별하고 악랄한 반중국 공세도 중화민족의 운명 개척과 발전에서 전환적 국면을 열어놓고 거대한 역사적 업적을 이룩한 중국 공산당의 권위를 절대로 허물 수 없다"며 "조국의 완전 통일을 실현하려는 14억 중국 인민의 확고한 의지를 꺾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도 대만 문제와 관련한 중국 공산당의 정당한 입장과 모든 결심을 전적으로 지지할 것이다. 그 실현을 위한 길에서 언제나 중국 동지들과 함께 있을 것"이라며 "중국 공산당이 습근평(시진핑) 총서기 동지의 영도 밑에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위한 새로운 역사적 여정에서 중대한 이정표로 될 당 제20차 대회를 성과적으로 맞이하리라는 확신을 표명한다"고 말했다.
  
한편 펠로시 의장은 시 주석에 대한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미국 NBC 방송과 MSNBC 방송에 잇따라 출연해 시 주석을 향해 "겁먹은 불량배처럼 행동한다"며 "시 주석은 취약한 위치에 있다. 경제에 문제가 있다"라고 했다.
  
펠로시 의장은 대만 방문이 미 의회의 압도적이고 초당적인 지지를 받았다면서 "중국이 대만을 고립시키도록 내버려두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미국 의원들의 일정을 통제할 수 없다면서 "우리는 대만을 고립시키는 공범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