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수해 여파로 농작물 병해충 우려 '비상'

폭염·수해 여파로 농작물 병해충 우려 '비상'

연합뉴스 2022-08-17 07:31:00 신고

3줄요약

제주 감귤 이상 낙과, 강원·경북·울산 돌발 해충

공동 방제 등 피해 최소화 안간힘…"채소류 가격 강세 전망"

수확 앞둔 멜론 침수피해 수확 앞둔 멜론 침수피해

(청양=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지난 14일 오후 충남 청양군 장평면 한 멜론 농가에 침수 피해를 본 멜론들이 보인다. 2022.8.14 coolee@yna.co.kr

(전국종합=연합뉴스) 최근 폭염과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 여파로 농작물 병해충 피해가 크게 우려돼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17일 농정당국에 따르면 수도권과 충청 등에는 폭우가 쏟아져 농작물 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고, 비가 상대적으로 덜 내린 남부지방은 연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농정당국은 각종 농작물에 병해충이 발생했거나 발병할 소지가 크다고 보고 농가에 배수와 적절한 약제 살포를 독려하거나 공동방제에 나서는 등 예방에 전력을 쏟고 있다.

◇ 감귤 낙과 과다…각종 병해충 우려

제주에서는 최근 폭염이 기승을 부리고 밤 기온이 25도 이상을 유지하는 열대야가 지속되면서 노지감귤 과실이 떨어지는 낙과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감귤은 6월 정상적으로 열매가 떨어지는 생리적 낙과가 발생하는데 현재는 7∼8월에도 지속해서 낙과 현상이 나타난다.

또 나뭇가지에 달린 채 까맣게 말라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집중 호우로 농경지 4만1천㎡가 침수된 경기 평택에서는 벼 흰잎마름병 등 세균성 병과 먹노린재, 혹명나방 등 해충 발생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농민들이 걱정이다.

또 벼 수정이 덜 된 상태에서 비 피해가 나다 보니 올해 쌀 품질이 떨어질까 우려한다.

고추 주산지인 충북 괴산에서는 최근 이어진 집중호우로 탄저병이나 곰팡이병 발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가 자주 내리면 고추의 탄저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피해를 호소하는 농가가 속속 나오는 상황이다.

경남에서는 태풍 '송다'가 몰고 온 강한 저기압의 영향으로 벼 병해충이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쌀 품질과 수량에 영향을 주는 도열병, 흰잎마름병, 잎집무늬마름병, 세균성벼알마름병, 멸구류, 나방류, 노린재 등 병해충 확산이 예상된다.

충남과 경북에서는 사과와 배, 포도 등 과수가 올해 적당한 햇볕과 수분 공급 등으로 풍년 농사가 예상됐으나 막판 집중호우로 일부 작목에 피해를 걱정한다.

경북 북부지역에서는 봄철 가뭄과 이상저온현상이 지속돼 천궁, 지황 등 약용작물의 활착과 생육이 부진한 상황에서 7∼8월의 장마기에 많은 양의 비가 내려 뿌리 생육이 나빠지고 병해충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충남농업기술원 박재진 재해대응팀장은 "폭우로 침수된 벼는 뿌리 손상과 도열병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종합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드론 이용한 농약 살포 시연 드론 이용한 농약 살포 시연

[연합뉴스 자료 사진]

◇ 돌발해충도 기승

강원지역 농가에는 돌발해충이 속출하면서 당국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원주와 춘천 등 영서 지역 농가에는 최근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는 돌발해충 흔적이 방문 농가 중 80% 이상에서 발견되고 있다.

대부분 농가에서 미국선녀벌레와 갈색날개매미충 등이 주로 발생했고, 꽃매미와 매미나방 등도 일부 농가에 피해를 준 것으로 확인됐다.

당국은 현재 알과 약충, 성충이 혼재해 작물뿐 아니라 산림과 잡초 등에서도 발견되는 등 확산세로 진단했다.

돌발해충이 발생한 농경지와 산림, 공원 등을 대상으로 발생 정도와 면적을 조사한 뒤 방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배 농가가 많은 울산에서도 폭염으로 지난달부터 미국선녀벌레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강우량 감소에 따른 가뭄의 영향으로 비로 인해 죽는 월동 개체 수가 감소하지 않아 부화량이 급증한 탓으로 분석된다.

경북농업기술원은 합동 예찰 도중 상주시 공성면 등 5개 면의 임야와 농경지 경계에서 미국선녀벌레 성충과 유충이 대량 발생한 것을 확인하고 지난달 말 긴급방제를 하기도 했다.

충남농업기술원이 최근 나방류 피해를 모니터링한 결과 지난해 10% 수준이었던 미국흰불나방 2세대 성충 피해 가지 비율이 올해 48.8%로 증가했다.

과수류에 피해를 주는 이 나방은 때를 놓치지 않고 지금 방제에 나서야 한다.

침수된 청양 도로변 농경지 침수된 청양 도로변 농경지

(청양=연합뉴스) 충남 청양군에 집중호우가 내린 지난 14일 오전 장평면 화산2리 도로변 밭이 물에 잠겨 있다. 2022.8.14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sw21@yna.co.kr

◇ 공동방제 등 병해충 예방 분주

경남은 이번 호우는 피했으나 폭염이 지속되며 병해충 피해가 예상되자 시·군별로 방제 대책을 세우고 있다.

밀양시는 논 1만7천171필지, 3천350㏊에 드론 27대, 무인헬기 3대 등 총 31대의 방제기를 활용해 잎도열병, 잎집무늬마름병, 멸구류, 노린재 등의 병해충 방제를 했다.

시는 다음 달까지 이뤄지는 세 차례의 벼 병해충 공동방제 대행료를 지원한다.

사천시는 벼 재배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 10일 사천읍을 시작으로 오는 25일까지 공동항공 방제를 하고 있다.

남해군은 벼 병해충 방제 약제 지원사업으로 이른 시일 내 약제를 공급할 방침이며 하동군은 최근 지역 공동방제를 완료했다.

전북도는 이맘때가 벼 이삭을 패는 시기인데다가 강우 강도는 낮으나 잦은 비로 이삭도열병 발생이 우려되는 만큼 농가에 방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고 벼 농가들이 방제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홍보하고 있다.

전북도 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지난주 2∼3일가량 해가 내리쬈고, 이번 주에도 연속해서 비가 내리는 날은 적을 것으로 예보된 만큼 방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도록 기술 정보를 제공하고 홍보하는 등 총력 대응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정당국은 고추는 장마 후 탄저병 약제를 제때 살포하는 것이 중요하고 과원은 통풍과 물 빠짐이 잘되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설 포도는 포도가 착색되는 단계여서 물이 오래 차면 껍질이 터지거나 물러지는 경우가 있어 서둘러 물을 빼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기 평택 서탄면에서 2만㎡ 규모의 벼농사를 짓는 농민 김윤수(58) 씨는 "논이 침수돼 도열병과 문고병 등 각종 병해충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일부 벼에 병해충이 생기면 주변으로 번지게 되기 때문에 시에 요청해 긴급 방제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추석 명절 수요 대비 과일류 공급은 양호하나 배추, 무 등 채소류는 생산량 감소와 기상 여건에 따라 수급 상황이 유동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채소류는 고온과 장마, 호우로 인한 생산량과 출하량이 줄어 가격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정헌 윤태현 허광무 최해민 나보배 전창해 우영식 고성식 조성민 양지웅 이승형 기자)

har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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