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농사직썰㊹] “메밀은 하얗다”…이제 황금물결 가득한 ‘황금미소’가 대세

[新농사직썰㊹] “메밀은 하얗다”…이제 황금물결 가득한 ‘황금미소’가 대세

데일리안 2022-08-18 06:30:00 신고

3줄요약

루틴 고함유 기능성 쓴메밀 주목

국내 기술로 육성…팔방미인 황금미소

보급 2년 만에 고수익 작물로 입소문

이 시기 메밀밭은 하얀색 물결로 가득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고령지연구소에서는 황금색 메밀인 황금미소 재배에 한창이다. ⓒ배군득 기자 이 시기 메밀밭은 하얀색 물결로 가득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고령지연구소에서는 황금색 메밀인 황금미소 재배에 한창이다. ⓒ배군득 기자

#. 농사직설은 조선 세종 때 문신인 정초, 변효문 등이 편찬한 농서다. 1429년에 관찬으로 간행해 이듬해 각 도 감사와 주, 부, 군, 현 및 경중 2품 이상에서 나눠줬다. ‘新농사직썰’은 현대판 농업기법인 ‘디지털 농업’을 기반으로 한 데일리안 연중 기획이다. 새로운 농업기법을 쉽게 소개하는 코너다. 디지털 시스템과 함께 발전하는 농업의 생생한 현장을 독자들에게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편집자 주>

“메밀하면 이효석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이 가장 먼저 생각나지. 강원도 봉평은 이 무렵 하얀색 메밀로 장관을 이뤄. 가을 문턱에 열리는 봉평 메밀꽃 축제는 매년 50만명 이상 다녀가는 대표 메밀 축제로 자리 잡았지. 메밀은 이효석 작가의 표현대로 하얀색 꽃에 하얀색 알곡이야. 그런데 2년 전 녹색꽃의 쓴메밀을 국내 기술로 로스팅하면 빛나는 '황금색' 알곡으로 바뀌는 메밀이 개발됐어. 기존 메밀이 생산과 재배가 까다로워 수익창출이 어려웠다면, 황금색 메밀은 병충해에 강하고 수량이 많다는 장점이 있지. 특히 혈관 질환에 효능이 좋은 루틴이 상당히 많아 포스트 코로나 이후 기능성 식품으로 주목을 받고 있어. 올해는 황금색 메밀과 함께 건강을 챙겨보는게 어떨까.”

메밀은 대표적 건강식품 중 하나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항당뇨와 항염증과 같은 성인병에 탁월한 효과가 입증되면서 메밀에 대한 수요는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발맞춰 국내에서도 기존 메밀의 기능에 더해 새로운 기능성 메밀 개발에 착수했다.

꾸준한 연구 끝에 탄생한 황금색 메밀 ‘황금미소’는 국내 메밀 생산에 획기적인 수익창출 원으로 주목 받고 있다. 황금미소의 가장 큰 장점은 이상기상에 안정적으로 재배가 가능하고, 자가수정 작물로 유지관리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메밀 재배 지역은 제주, 강원, 경북 등이다.생산은 제주도가 전체 24%인 473t을 담당하고 있다. 메밀 주산지 및 가공단지를 중심으로 관련 축제도 유명하다. ▲제주 보름왓 축제 ▲봉평 효석문화제 ▲춘천 막국수 축제 ▲고창 학원농장 메밀꽃 축제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내 메밀 생산량은 수요를 충족하지 못하면서 절반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4년 평균 메밀 총 수요량은 4255t 중 48%를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즉 연간 149만 달러 어치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김수정 국립식량과학원 고령지농업연구소 농업연구사는 “앞으로 메밀 자급률은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앞으로 순도 높은 우량 종자 공급이 원활히 이뤄져 메밀 생산성이 높아지고 수요를 증대시킬 방안을 추진하면 국내 자급률은 현재보다 더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효석 단편소설에 나오는 메밀은 일반메밀로 불리는 이효석 단편소설에 나오는 메밀은 일반메밀로 불리는 '양절메밀'이다. ⓒ배군득 기자
◆일반 메밀 루틴 함량의 50배…21세기에 주목할 '황금미소'

메밀은 건강기능성 작물로 국내 수요는 꾸준히 증가 추세다. 생산액은 최근 10년 동안 35% 증가했다. 메밀의 대표 품종인 ‘양절메밀’은 흰 꽃을 피우며 주로 국수 또는 가루로 이용하고 있다.

최근 농촌진흥청 국립식량과학원에서는 기능성 물질이 많은 메밀품종 개발 요구가 높아짐에 따라루틴 함량이 많은 쓴메밀 신품종 ‘황금미소’를 육성했다.

황금미소는 2020년에 탄생했다. 아직 2년차라는 점에서 인지도나 생산량은 부족하다. 그럼에도 황금미소가 주목을 받는 것은 바로 메밀 고유 기능인 ‘루틴’ 성분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황금미소에는 이 루틴이라는 물질이 일반 메밀보다 50배 정도 많다. 기능성 메밀로 현재 국립종자원에 품종을 출원한 상태다.

황금미소 루틴함량은 1586mg/100g으로 양절메밀 품종 대비 51배 높다. 퀘세틴 함량은 5.0mg/100g으로 1.7배,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1591mg/100g으로 47배 높다. 봄과 가을 연중 두 번 재배가 가능해 다른 작물과 작부체계에도 활용할 수 있다.

또 흰가루병 및 내도복성에 강해 안정재배가 가능하다. 국내 봉평 메밀가공업체와 제주 생산단지에서 공동으로 시행한 농가 현장실증시험에서도 식・가공용인 쓴메밀쌀, 쓴메밀가루, 쓴메밀차가 높은 선호도를 받았다.

재배 시 유의점은 습해에 약하기 때문에 초기 배수를 철저히 해줘야 한다. 메밀을 파종할 때 줄뿌림해야 재배관리가 용이하고 생육이 균일해진다. 수확할 때는 종실이 80% 익었을 때 메밀 전용 콤바인을 사용해야 땅으로 떨어져 손실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수량을 높일 수 있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은 황금미소를 필두로 메밀 보급률을 2025년까지 3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실제로 최근 국산 메밀품종 재배면적은 35.4ha까지 확대됐다.

김 연구사는 “현재 메밀 자급률은 50.4%, 국산 품종 보급률은 1.3% 수준으로 매우 낮은 실정이지만, 우량 종자 보급으로 우리 품종 보급률을 단계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메밀 시장에서는 황금미소가 가장 비싼 메밀로 자리 잡았다. 고수익을 올리는 생산자들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타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금미소는 기존 양절메밀보다 루틴 함량이 50배에 이른다. 기능성에 더해 우리 기술로 개발한 중요한 품종이다. ⓒ배군득 기자 황금미소는 기존 양절메밀보다 루틴 함량이 50배에 이른다. 기능성에 더해 우리 기술로 개발한 중요한 품종이다. ⓒ배군득 기자
◆쓴메밀은 ‘쓴맛’이 없다…산업화 잰걸음

쓴메밀은 가루로 만들어 먹으면 쓴맛이 나지만 낟알을 로스팅해서 차로 마실 경우 쓴맛이 없다. 오히려 쓴맛이 사라지고 구수한 맛이 느껴진다. 최근 들어 일반메밀보다 쓴메밀에 루틴이 약 50배 이상 더 많이 들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루틴은 모세혈관을 강화시켜 뇌출혈 등 출혈성 질병을 예방할 뿐만 아니라 혈당과 콜레스테롤을 감소시켜 당뇨병과 고혈압 등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능이 뛰어나다. 루틴 고함유 쓴메밀을 활용한 음료 개발로 메밀의 다양한 용도를 창출함으로서 신시장 개척이 가능하다.

메밀 수입액이 연간 17억원 시장에서 원료를 국산화하면 고부가가치 창출할 수 있다. 메밀 알곡(12만원/kg)으로부터 유용성분을 추출해 음료로 이용시 100만원으로 약 8.3배 이상의 부가가치를 창출이 가능한 것이다.

예를 들면 봉평영농조합에서 쓴메밀이 연간 40-50t이 소비된다고 가정했을 때, 이를 메밀차 또는 다양한 가공제품으로 이용하면 연간 매출액 9억6000만원을 창출 할 수 있다.

또 신품종 보증을 위해 농업형질과 유전정보를 탐재한 융합플랫폼을 구축했다. 국가표준 모델인 '종자신분증'을 개발한 것이다. 이는 제품에 QR코드 정보를 부착해 주민등록증이나 전자여권처럼 종자에 대한 원산지 및 유용한 정보를 검색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유전자원의 효율적 관리와 품종의 표현형, 유전형, 유용성분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소비자 신뢰까지 확보 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시스템인 셈이다.

고령지연구소는 메밀의 식품화와 더불어 관상용 메밀도 연구 중이다. 분홍색의 자태가 메밀 특유의 꽃망울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배군득 기자 고령지연구소는 메밀의 식품화와 더불어 관상용 메밀도 연구 중이다. 분홍색의 자태가 메밀 특유의 꽃망울과 더불어 조화를 이루고 있다. ⓒ배군득 기자
◆황금미소에 적용된 ‘종자신분증’…디지털 육종 플랫폼의 시작

황금미소에 적용된 ‘종자신분증’은 디지털 유종 플랫폼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농진청은 우리 품종과 유전자원 특성・유전정보를 표준화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농작물 종자신분증을 개발했다.

종자신분증에는 각 작물 품종명이 주민등록증 이름처럼 사용된다. 사람 얼굴 사진은 식물체 꽃이나 종자 사진으로, 개인을 식별하는 지문은 각각 품종 유전형 바코드로 표시된다.

종자신분증 제도가 도입되면 품종과 유전자원의 관리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소비자들은 농산물 가공제품의 종자신분증 바코드를 이용해 제품원료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게 된다.

김경호 농촌진흥청 고령지농업연구소장은 “최근 종자에 대한 관심과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디지털 육종 플랫폼 기반을 둔 종자신분증 기술은 국가 품종과 유전자원을 체계적으로 관리・보호할 수 있다. 앞으로 소비자들에게 실시간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기술로 개발된 쓴메밀 ‘황금미소’는 바로 이 종자신분증이 적용된 작물이다. 메밀은 유전체 크기(527Mb) 작다. 기능성물질인 루틴 함량도 높다. 특히 내재해성 작물로 기후변화 대비에 중요한 자원으로 분류된다. 종자신분증 모델 식물로 적용하기 안성맞춤이다.

현재 메밀에서 종자신분증은 완성단계다. 향후 식량작물로 확대 적용을 검토 중이다. 농진청은 종자신분증을 국가표준 모델로 추진하고 있다. 유전적으로 99.9% 유사한 유전자원도 블록방식으로 완벽하게 판별할 수 있다.

김 소장은 “우리나라는 세계 5위 농업유전자원 보유국이다. 유전자원 활용, 농업적 형질 관련 빅데이터 요구도 증가하는 추세”라며 “재래종을 이용해 신품종 개발 시 재래종 보유국과 이익공유에 따라 종자보호와 관리가 매우 중요해졌다”고 밝혔다.

김 소장은 이어 “최근 국제식물신품종보호연맹(UPOV)의 상업용 품종의 배타적 권리 인정이 강화됨에 따라 국내 토종자원 및 품종의 권리 보호를 통한 종자산업 경쟁력 제고가 필요하다”며 “종자신분증이 농산물 부정유통으로 인한 생산자와 소비자 피해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8월 25일 [新농사직썰㊺]이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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