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와 동료는 박수, 관중은 김하성에게 사랑에 빠졌다

22일 워싱턴전 김하성의 수비 모습. 게티이미지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호수비에 모두가 믿을 수 없다는 듯 놀라는 눈치였다.  
 
김하성은 22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2 미국 메이저리그(MLB)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 경기에 6번 타자·유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워싱턴이 1-0으로 앞선 6회 초 1사 주자 없는 상황, 알렉스 콜의 타구가 좌측으로 높이 떴다. 3루수 매니 마차도와 좌익수 주릭슨 프로파, 그리고 김하성이 함께 공을 쫓았다. 마차도는 타구와 펜스를 쳐다본 뒤 포기했고, 마차도가 잡기엔 너무 멀었다. 김하성은 펜스를 의식하지 않고 높이 뜬 타구만 바라보고 쫓았다. 결국 펜스와 강하게 충돌했다. 그런 가운데서도 관중석 깊숙이 떨어지는 타구를 글러브에 담았고, 공을 끝까지 놓치지 않아 아웃 처리했다.  
 
김하성은 고통스러운 듯 잠시 엎드려 있었지만 이내 훌훌 털고 일어섰다.  
 
그 순간 홈팬은 기립박수를 치며 김하성을 환호했다. 션 마나야는 왼손을 번쩍 들어 고마움을 표시했다. 마차도와 프로파는 김하성이 일어나도록 도우면서 그의 호수비에 놀라워했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는 김하성의 호수비 장면을 "믿을 수 없는 캐치"라는 제목의 하이라이트로 편집했다. 미국 현지 중계진도 "펫코파크 모두가 김하성에게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다.  
 
김하성은 주전 유격수 타티스 주니어의 이탈 속에 꾸준히 제 몫을 하고 있다. 이미 수비력 검증을 마쳤다. 틈틈이 2루수와 3루수도 오가며 팀이 필요로 하는 곳에 힘을 보탠다. 이날 경기에선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 플레이를 선보여 박수갈채를 받았다.  
 
김하성의 호수비는 팀 분위기를 바꾸며 역전의 발판이 됐다.
 
샌디에이고는 이어진 6회 말 공격 때 선두 타자 브랜던 드루리가 2루타로 출루한 뒤 조시 벨이 우월 투런포를 쏘아 올려 2-1로 승부를 뒤집었다.
 
김하성은 이날 3타수 1안타를 기록하며 3경기 만에 안타 생산을 재개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시즌 9번째 도루까지 달성했다.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는 실패했고, 나머지 타석은 내야 뜬공과 땅볼로 물러났다. 김하성의 시즌 타율은 0.251에서 0.252(381타수 96안타)로 조금 올랐다.
 
샌디에이고는 2-1로 이겼다.  
 
이형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