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군만마를 얻은 것 같다”…티맵 모빌리티와 KB국민은행 '혈맹'으로

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가 22일 서울 중구 을지로 SKT타워 4층 수펙스홀에서 열린 티맵모빌리티 기자간담회에서 신규 투자 유치 및 사업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티맵모빌리티 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급격하는 모빌리티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해야 할 시점에 국내 1위 금융사인 KB금융을 전략적 파트너(SI)로 맞이하게 된 것은 우리에게는 천군만마를 얻는 것과 같다”

이종호 티맵모빌리티(이하 티맵) 대표는 22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KB국민은행으로부터 2000억원의 투자유치 사실을 밝히며 이같이 밝혔다. 양사는 이번 투자를 계기로 모빌리티 플랫폼 모빌리티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특화 금융상품을 선보이고 데이터 융합을 통해 고도화된 서비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티맵은 좀 더 풍성한 모빌리티 생태계를 모빌리티 종사자에 제공해 줄 수 있게 되고 KB국민은행은 새로운 고객을 유치할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기업가치 분사 1년 8개월만 2배 성장

양사의 협력은 지난해 12월 ESG(환경·책임·투명경영) 및 상생 협업을 위한 전략적 업무제휴(MOU)를 체결했을 때부터 예견된 것이기도 하다. 이후 약 반년에 걸쳐 양사는 구체적으로 모빌리티와 금융을 결합해 어떤 시너지를 창출했는지를 모색했다고 한다. 그 결과, KB국민은행이 티맵모빌리티의 지분을 취득해 양사의 협력 결속력을 더욱 강화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로써 KB국민은행은 티맵 지분 8.3%를 보유한 4대 주주가 됐다. SI로서는 1대 주주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KB국민은행이 티맵 투자를 결정하면서 평가한 티맵모빌리티의 가치다. 지난 2020년 12월 티맵이 SK텔레콤 분사시점 티맵이 우버로부터 인정받은 기업 가치는 1조원이었다. 그러나 KB국민은행은 이번 투자 결정을 하면서 티맵의 기업가치를 2조 2000억원으로 평가했다. 1년 8개월만 기업가치가 2배 넘게 성장한 것이다. 이 대표는 “국내 모빌리티 플랫폼 기업에 대한 국내 금융사의 첫 대규모 투자로 그 의미가 각별하다”고 강조했다.

티맵 활동이력 토대로 대안 신용평가 만들어

투자 주체는 KB국민은행이지만, 이를 계기로 티맵은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전방위 협업을 추진한다.

가장 먼저 구상 중인 서비스는 티맵 플랫폼 종사자에 특화된 소액대출(Micro Financing)이다. 그간 대리운전·화물·발렛 운전기사 중 금융이력이 부족한 이들은 제도권 금융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웠다.

티맵은 와이엘피(화물), 티맵 대리(대리) 등 자사 플랫폼 안에서 활동하는 이들의 활동이력(근무일수·업무활동·고객피드백)을 바탕으로 KB국민은행과 함께 대안 신용평가모델을 만들어 이들에 대한 대출 지표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대리·발렛·탁송 등의 업무를 수행하려는 이들을 위한 전용 보험도 출시한다.

티맵의 ‘운전점수’는 KB캐피탈의 중고차 거래 플랫폼 ‘KB차차차’와 연계해 중고차 이력을 확인하기 위한 보조지표로 활용한다. 이재환 티맵모빌리티 성장전략 그룹장은 “중고차를 살 때 이전 운전자의 운전습관을 알 수 있어 보다 투명한 거래가 가능해지고 반대로 모범 운전자들은 중고차를 팔 때 이득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의 전국 900여개의 지점을 티맵의 주차·발렛·전기차 충전 거점으로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등 양사가 보유한 자산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