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경제연구소 '4인방' 중 안종범 감방 가고 막내 강석훈 산은 회장 돼...강, 산은 '부산 이전' 결과 주목

대우경제연구소 '4인방' 중 안종범 감방 가고 막내 강석훈 산은 회장 돼...강, 산은 '부산 이전' 결과 주목

뉴스로드 2022-09-05 14:36:55 신고

3줄요약
왼쪽부터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강석훈 전 의원 현 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왼쪽부터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강석훈 전 의원 현 산업은행 회장 /연합뉴스

[뉴스로드] 역사 속 장면마다 '아이러니'가 비일비재 하다. 특히 경제산업계에는 더 심하다. 왜일까? 권력과 돈이 집합하는 곳이기 때문이 아닐까?

장면 #1

대우경제연구소는 지난 1984년 국내 첫 민간 경제 연구소로 설립돼 1990년대 말까지 경제·산업 연구 및 예측, 정책 제언 등에 앞장서며 민간 ‘싱크탱크’ 역할을 해왔다. 많게는 150명 직원을 자랑하는 당시 최대 민간 연구소였다. 이한구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987년부터 대우경제연구소장을 맡아 1998년 대표이사 사장까지 지낸 명실상부한 연구소 수장이었고 그 아래에 지방산업팀장을 맡은 정희수 전 의원, 재정팀장을 맡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금융팀장을 맡은 강석훈 현 산업은행 회장이 있었다. 소장을 제외하면 정 전 의원이 최고참이고 강 회장이 막내였다.

한솥밥을 먹다가 흩어진 것은 1999년을 전후해서다. 대우그룹이 워크아웃에 들어가자 대우경제연구소도 해체 수순을 밟았고 연구 인력은 금융, 학계, 타 연구소, 일반 제조업 분야 등으로 흩어진 것. 이 전 원내대표는 16대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국회에 진출했고 정 전 의원은 타 민간 연구소인 백상경제연구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안 전 수석은 한국조세연구원을 거쳐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가 됐고 강 회장은 당시 곧바로 성신여대 경제학과로 옮겼다.

장면 2#

다른 길을 걸어 온 대우맨 4인방은 2012년 19대 국회에서 다시 만나 또 한 번 같은 직함을 갖게 됐다. 국회 입성 시기는 조금씩 다르다. 이 전 원내대표는 단국대로 발령 난 상태에서 2000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요청을 받고 입당 후 비례대표로 등원했다.

정 전 의원이 정치권에 발을 내디딘 것은 2005년 4·30 재·보선 때로 박근혜 전 비상비대위원장의 전폭적인 지원 유세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 전 수석과 이 전 원내대표는 학계에 있다가 나란히 19대 국회에 입성했다. 안 전 수석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바로 뒤 번호인 비례대표 12번이었고 강 회장은 비례대표 제안을 받은 후 다시 지역구에 전략 공천돼 60% 득표율로 당선됐다.

공통점은 모두 새누리당 경제통으로 박 전 위원장의 ‘경제 참모’ 역할을 수행했다는 점이다. 이 전 원내대표는 박 전 위원장의 ‘경제 교사’로 불렸다. 정 전 의원은 박 전 위원장과 정기적으로 경제정책에 관해 토론하기 위해 모임을 가졌고 안 전 수석과 강 회장은 새롭게 꾸려진 경선 캠프에 합류하며 대선 레이스의 정책 조언자로 활약하게 됐다.

안 전 수석은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을 전후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도와 온 ‘5인 공부모임’의 멤버로 재정·복지 분야 핵심 브레인이다. 경선 캠프에서 정책·메시지본부장을 맡았다. 나중에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돼 아직까지 감옥에서 실형을 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본인을 처벌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면을 받고 풀려났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제공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 /산업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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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 회장은 당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경제 이슈와 당면 과제에 대해 긴밀히 토론하는 등 핵심 경제 브레인으로 떠올랐다. 캠프에서 정책·메시지 부단장 역할을 하면서 동시에 정책위원으로 활동하게 됐다. 

나중에 박근혜 위원장이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인수위에서 '근혜노믹스'를 수립·조율하는데 핵심역할을 한 이도 바로 4인방이었다. 특히 강 회장은 최근 윤석열 정권까지 보수 2대에 걸친 인수위에서 경제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하는 드문 케이스의 이력을 얻게 됐다. 

'친박' 경제 브레인 4인방이지만 박근혜와 안종범을 처벌한 윤석열 대통령을 도와 인수위를 거쳐 현 산업은행 회장으로 공공기관 구조조정 정책의 집행자로 활약하고 있는 등 묘한 인생역정을 가고 있는 셈이다.

대우경제연구소 출신이 19대 국회에 진출해 활약하는 배경에는 경제통이 신흥 실세로 부상한 데 있다. 총선 당시 민생의 중심에 ‘경제’가 자리 잡으면서 각 당이 저마다 경제통 후보를 전면에 내세운 것. 18대 국회에 ‘최고경영자(CEO) 바람’이 불었다면 19대 국회에는 경제 관료와 교수, 경제 연구원 출신 등이 두드려졌다. 그당시 새누리당 유력 대선 주자인 박 전 위원장 최측근에도 유독 경제 전문가가 많았다. 서병수 전 새누리당 사무총장은 경제학 박사 출신이며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도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다.

1일 조윤승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왼쪽 첫번째)과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왼쪽 두번째) 및 약 400명의 산은 직원들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내 강석훈 회장실 앞에 모여 '부산 이전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산업은행 노동조합 제공
1일 조윤승 산업은행 노조위원장(왼쪽 첫번째)과 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왼쪽 두번째) 및 약 400명의 산은 직원들이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사 내 강석훈 회장실 앞에 모여 '부산 이전 항의 집회'를 하고 있다. /산업은행 노동조합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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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산업은행이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 사항인 부산 이전을 뒷받침하기 위해 인사를 명목으로 대규모 직원을 부산지점에 발령내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윤 대통령의 공약 이행 의지가 강력한 만큼, 법 개정 이전에라도 실질적 이전작업에 착수하겠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꼼수 이전'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서울 여의도에 근무 중인 본사 직원들을 부산에 단계적으로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선발대 인원은 500여 명 수준으로, 본사 직원(1,700여 명)의 약 30%에 달한다. 산은은 일시적 업무 공백을 막기 위해 지원부서를 중심으로 선발대를 뽑을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대통령실 보고를 마친 뒤 구체적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31일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과 관련해 신속히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 부산신항 한진터미널에서 열린 제7차 비상경제민생회의 마무리 발언에서 "산업은행은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지역으로 이전해 해양도시화, 물류도시화, 첨단 과학산업 도시화로의 길에 꼭 필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외국 금융기관 진출이나 외국 투자 유치를 위해 산업은행이 금융지원 허브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라고 강 대변인은 설명했다.

강 회장은 "이해관계를 잘 조정하고 산업은행의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조해 최대한 신속하게 이전을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뉴스로드 김선길 기자newsroad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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