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현기 기자] SK에코플랜트가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기업 삼강엠앤티 인수합병을 마무리한 가운데, M&A 과정에서 취득한 전환사채(CB)를 통해 지배력을 빠르게 올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해상풍력 수요가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이 분야 기술력을 갖춘 삼강엠앤티 기업가치로 오르는 추세여서다.
SK에코플랜트는 5일 "삼강엠앤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 대금을 지난달 말 납입, 인수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총 납입액은 약 4594억원으로, SK에코플랜트는 이 중 500억원을 기존 오너가 송무석 전 대표이사와 송정석 이사가 갖고 있던 구주 166만6666주를 500억원(주당 3만원) 주고 샀다. 이어 신주 1462만9747주를 주당 2만원씩 총 2925억원에 인수했으며, 1169억원 규모의 CB도 사들였다.
마침 기존 CB 사채권자가 255억원 규모의 CB를 주식 전환함에 따라 SK에코플랜트의 삼강엠앤티 지분율은 30.61%가 됐다. 이어 송무석 전 대표이사가 11.47%, 송정석 이사가 11.03%를 각각 찍었다.
송무석 전 대표이사 특수관계자 지분도 2% 가량 남았다. SK에코플랜트가 수치상으론 지분율 24% 가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는 전 오너가와 비교해 지배력이 크게 앞서는 편은 아니다.
다만 SK에코플랜트가 갖고 있는 CB를 첫 전환일인 내년 9월1일 주식으로 바꾸면 상황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 전환가액 2만1760원을 적용할 경우, SK에코플랜트는 537만253주를 추가 취득해 삼강엠앤티 주식 총 2166만6666주를 보유하기 때문이다. 다른 CB 사채권자들이 주식 전환을 행사, 삼강엠앤티 총 주식수가 6088만1380주가 될 경우 SK에코플랜트의 지분율은 35.59%를 기록해 현재보다 5% 가까이 증가한다.
반면 송무석 대표이사 등 전 오너가 지분율은 20%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CB가 SK에코플랜트 지배력 확장 열쇠로 꼽히는 이유다.
관건은 CB의 주식전환 확률이 얼마나 되는가다.
아직 첫 전환일까지 1년 가량 남았으나 해상풍력 인기가 오르고 있어 내년 9월 삼강엠앤티 주가가 전환가 2만1760원은 무난히 넘길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국제에너지계 탈러시아화 바람에 따라 유럽을 중심으로 해상풍력에 대한 관심이 커져서다. 삼강엠앤티는 고정식과 부유식 등 양 방향에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제작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달 19일엔 대만에서 지난해 매출액 5031억원 대비 1.19배나 많은 6007억원 규모 수주를 따내 관련 업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주가도 7월28일 2만2000원대를 돌파한 뒤 15거래일 만에 3만1000원대까지 치솟았다가 이달 들어 2만6000원대를 오가는 등 한 단계 업그레이드를 이뤘다는 분석이다.
SK에코플랜트 입장에선 당장 첫 전환일에 주식 전환을 무리 없이 진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경영권을 인수했다는 것은 CB를 주식 전환해도 차익실현하지 않겠다는 뜻"이라며 향후 지분율 높일 의사를 드러냈다.
풍력업계 관계자는 "SK에코플랜트가 지난해 11월 M&A를 결정한 뒤 마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이 일어나 재생에너지 산업이 대세로 자리잡았다"며 "투자만 이어지면 기업가치가 꾸준히 오를 전망이다. 추후 괜찮은 딜로 평가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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