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보기 싫어요"… 나부끼는 정치인 추석 인사 현수막

[르포] "보기 싫어요"… 나부끼는 정치인 추석 인사 현수막

머니S 2022-09-12 06:29:00 신고

3줄요약

"보기 좋지 않아요. 도시 미관도 해치고 시야도 방해되고…"

명절 때면 거리에 나부끼는 현수막 때문에 불편하다는 한 시민은 못마땅한 듯 한참 쳐다보다 갈 길을 재촉했다. 바로 정치인의 명절 인사말이 담긴 현수막이다.

추석 연휴를 일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지난 3~4일 머니S가 거리로 나섰다. 실제로 이 같은 현수막이 거리를 가득 채우고 있는 건지 궁금해서다. 뒤덮는 수준은 아니지만 도심 곳곳에서 현수막이 눈에 띄었다.

현수막들은 주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에 설치됐다. 지하철역 주변과 교차로 인근 등 시민의 눈길이 가는 곳에 설치됐다. 그러나 정치인들의 명절맞이 인사말은 많이 보였지만 소상공인이나 유통업자들의 민간광고물 등은 보이지 않았다.

거리마다 내걸린 현수막의 주체는 대부분 지자체장이거나 지역을 관할하는 지역구 의원들이었다. 그러나 옥외광고물 등 관리법(옥외광고물법) 제5조 1항에 따르면 신호기 또는 도로표지 등 도로교통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는 곳에 현수막을 설치하면 안 된다. 따라서 현수막 게시 구역이 아닌 곳에 설치된 현수막은 불법이다.

다만 옥외광고물법 제8조 4항에선 '단체나 개인이 적법한 정치활동을 위한 행사 또는 집회 등에 사용하기 위해 표시·설치하는 경우'를 적용 배제했다. 30일 이내로 표시·설치하고 비영리 목적이라면 정치인의 명절 현수막이 용인될 가능성이 있다. 선거관리위원회도 선거운동 180일 이전에 정치인 등의 이름과 사진 등이 포함된 현수막 게시를 허용해 선거법 위반 조항을 부과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민들은 명절마다 등장하는 정치인 현수막에 부정적이거나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거리를 메우는 현수막에 대한 생각을 묻자 A씨(여·50대)는 "아무래도 좋지 않다. 거리 미관을 해치고 차량 운전자의 시선을 방해한다"며 "차라리 민생을 실질적으로 도와줄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지적했다. B씨(남·27)는 "이전에는 도시 경관을 해치니 비판적인 시각을 가졌다"며 "이제는 별로 눈길이 가지 않는다"고 냉소적으로 답했다.


그래도 지난해 수준 아냐… 역전·교차로에 그쳐



그러나 이전만큼 눈살을 찌푸릴 정도는 아니었다. 정치인 인사말 현수막은 예상보다 적었다. 현수막을 내건 이들은 각 지자체의 장들과 국회의원 혹은 구의원 정도였다. 이들은 골목이 아닌 역 앞 혹은 교차로에 내걸어 피로감도 예년보다 확연히 덜했다. 이는 오는 2024년까지 예정된 큰 선거가 없기 때문일 것으로 풀이된다.

기자가 방문했던 곳 중 가장 많은 현수막이 내걸린 인천 부평구 주민들의 의견은 어떨까. 인천 부평구청 도시관리팀 관계자는 "(현수막과 관련해) 민원이 접수된 건 아직 없다"고 전했다.

이는 지자체와 정부 부처의 노력도 한몫했다. 인천시 건축과 관계자는 "군·구 지자체에 공문을 배포해 불법 옥외광고물을 즉시 철거할 것을 부탁하는 공문을 배포했다"며 "지난 7월에도 해당 공문을 배포할 만큼 현수막 관련 법안에 적극 대처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시 관계자는 "인천광역시장 취임 후 시정 업무 우선순위로 옥외광고물 철거에 힘쓸 것을 주문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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