朱, 21일 오전 김진표·오후 박홍근과 회동
양쪽 모두에게 '여야 간 협치' 반복해 강조
당내선 정기국회-국정감사-예산안 심의에
'온건 리더십' 내세운 협상력 기대감 높아져
김진표 국회의장(오른쪽)이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장실을 예방한 주호영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왼쪽)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주호영 국민의힘 신임 원내대표가 국회의장, 야당 원내대표와 연이어 회동하면서 협치에 돌입했다. 온건 리더십으로 국민의힘 내부 수습과 대야 전선 해결의 적임자란 평가를 받았던 만큼 재빠른 움직임으로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당내에서도 여소야대 국면에서 정기국회-국정감사-예산안 심의로 이어지는 어려운 상황을 해결에 주호영 원내대표의 온건 리더십이 긍정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21일 오전 김진표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오후에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회동했다. 지난 19일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다음날 한덕수 국무총리, 이진복 정무수석과 만난 뒤 곧바로 야당 측 주요 인사들과의 접점 만들기에 들어간 것이다. 이는 원내대표 정견 발표에서 '정기국회 국정감사 및 예산심의 완수'를 주요 과제로 내건 주 원내대표가 발빠르게 움직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주 원내대표는 김 의장을 만나자마자 "국민께서 국회를 볼 때 제대로 협치하고, 제대로 된 법을 만들도록 잘 좀 지도해 달라"며 '협치'를 강조하고 나섰다. 이어 김 의장과의 예방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주 원내대표는 "의장님이 공정하고 중립하게 국회를 이끌어 달라, 국회가 상생과 협치의 정치를 펼칠 수 있게 적극 조정 중재해달라는 부탁의 말씀을 드렸다"고 말했다.
이에 김 의장도 "과거에는 국회에서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상황이 되면 민생경제 법안 등도 다 마비됐는데 주 원내대표께서는 그런 정치를 안 하실 것"이라고 맞받으며 협치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도 김 의장과 주 원내대표는 모두 17∼21대 국회까지 내리 당선된 5선 의원이란 공통점을 갖고 있는 만큼 풍부한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어렵지 않은 여야 간 의견 조율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어진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만남에서도 주 원내대표는 '협치' 카드를 적극적으로 들고 나왔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지도부를 이끌고 같은 날 오후 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찾은 자리에서 "민주당도 불과 얼마 전까지 여당을 했던 당인데 서로 입장을 바꿔서 역지사지하자"고 운을 뗐다. 이어 "국민에게, 대한민국 미래에 도움이 되는 게 무엇일지 머리를 맞대면 해결책이 나오리라 생각한다"며 재차 협치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박 원내대표도 "주 원내대표는 당내뿐만 아니라 우리 야당에서도 기대가 크다. 2년 전 초대 원내대표를 맡으며 여야 협력적 모습을 이끌어줬다"며 "같이 마시는 물에 독극물을 풀어선 안 되는 것처럼 서로 경쟁할 건 경쟁하면서 타협할 건 타협하는, 지혜와 경륜, 인품이 뛰어난 주 원내대표와 함께 풀어가고자 한다"고 화답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왼쪽)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실을 예방해 박홍근 원내대표(오른쪽)와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두 원내대표는 이번 정기국회와 국정감사 기간 동안 갈등이 예상되는 여야 간 협상의 키를 쥔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이번이 윤석열 정부 첫 정기국회인 만큼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특검, 노란봉투법, 양곡관리법 등을 통해 거야(巨野)의 존재감을 드러내는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이 같은 사안에 대해 난색을 표하고 있는 만큼 주요 쟁점 법안의 원만한 처리에 난항이 예상된다.
실제로 박 원내대표는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주 원내대표에게 ▲개헌 ▲제2 국회선진화법 개정 ▲인사청문제도상 신상 비공개 ▲대통령-공공기관장 임기 맞추기 등을 제안하면서 주 원내대표에게 견제구를 던지기도 했다.
당내에선 주 원내대표의 대야(對野) 협상력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미 3차례에 걸친 원내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는 경험으로 야당과의 의견 조율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아울러 주 원내대표는 지난 2020년 9월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를 맡고 있을 당시와 2017년 5월 바른정당 대표 시절 각각 예결위 간사이자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였던 박 원내대표와 여야 협상을 이끌었던 경험이 있는 만큼 큰 갈등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은 "민주당이 김건희 여사 재산심사에 11월이란 데드라인까지 설정하면서 여당에 대한 압박을 벌써부터 강화하고 있는데 지금 의석수가 적은 만큼 야당이 법안들을 강행처리 하지 못하게 하는 지도부의 협상력이 중요한 상황"이라며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 쪽에서도 이미지가 나쁘지 않은데다 두루두루 알고 지내는 분도 많아서 말로 잘 풀어가면서 정기국회를 잘 이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