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계환 기자 =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함에 따라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유사시 비상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 사안을 잘 아는 사람들을 인용해 JP모건체이스, 소시에테제네랄(SG), UBS 등이 수개월 전부터 대만 문제와 관련해 중화권 사업 위험에 대한 재평가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권 고위 경영진들은 대만을 둘러싼 갈등이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보다는 미국과 중국이 상호 제재에 나서면서 금융·무역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글로벌 금융사들은 최근 수년간 중국 정부의 금융시장 개방에 힘입어 중국 투자를 급속도로 확대했다.
월가 대형 은행들이 중국 은행권에 대해 보유한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공개된 것만 지난해 말 기준 약 570억달러(약 81조5천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대만을 둘러싼 미·중 간 갈등이 격화하면서 갑작스러운 시장 급락 시 대처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스트레스 테스트'를 서둘러 실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21일에는 JP모건체이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월가 투자은행(IB) 최고경영자(CEO)들이 미 하원 금융위원회 청문회에 출석, 중국의 대만 침공 시 중국 시장 철수 의사를 묻는 의원들의 날 선 질문 공세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날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정부의 지침에 따를 것이라면서 결국 중국 사업이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들 금융사는 현지 직원 안전 확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는 고객 파악, 거래 손실 축소 계획 수립 등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시에테제네랄은 홍콩을 포함한 중화권 근무 인력 숫자에 대한 평가작업을 벌이고 있다.
UBS는 대만 지사에 비상계획 수립과 함께 대만 고객에 대한 외환거래 서비스 축소 등 위험노출액 축소 방안 검토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홍콩에 대한 노출도가 가장 높은 HSBC의 경우 미국과 중국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우려하는 최대 주주가 아시아 사업 분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보험업계도 중국이나 대만 신규 투자에 대한 보험계약을 기피하고 있으며, 정치적 위험에 따른 추가 보험료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60% 넘게 치솟은 상황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컨설팅업체 윌리스타워스왓슨에 따르면 중국 관련 정치적 위험에 대한 보험업계의 추가 보험료는 평균 67% 상승했다.
보험중개업체 마시앤드매클레넌의 닉 롭슨은 보험사들이 중국 관련 신규 계약을 신중하고 선별적으로 진행하고 있으며 대만에 대한 노출도도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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