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액션] ‘경남의 미래’ 고동민, 알고 보니 겸손의 아이콘

[인터풋볼=김대식 기자(창원)] 고동민은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믿어줬기에 지금의 활약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경남은 2일 오후 4시 창원축구센터에서 열린 전남 드래곤즈와의 ‘하나원큐 K리그2 2022’ 42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이번 승리로 경남은 승점 53점이 되면서 6위권과의 격차를 벌렸다.

오랜만에 득점포를 가동한 박민서와 티아고의 활약도 컸지만 고동민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승리였다. 2-0으로 흘러가던 후반 40분 경남은 또 한번 좋지 않은 흐름을 마주했다. 이민기가 유헤이의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핸드볼을 저지른 것. 고의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지만 심판은 VAR 판독 후 페널티킥(PK)을 선언했다.

경남은 매번 리드하는 상황을 지키지 못해서 승점을 잃은 기억이 많다. PK가 선언되자 홈 경기장인 창원축구센터의 뜨거웠던 분위기도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경기 후 설기현 감독도 “PK를 먹혔더라면 정말로 어려운 경기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로 위기였다.

고동민이 김현욱의 PK를 막아내면서 경남은 위기를 넘겼고,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경기 내내 고동민은 안정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면서 팀에 무실점 승리를 안겼다.

경기 후 만난 고동민은 “복귀하고서 패배했다가 이기는 경기가 많아서 좀 흔들렸지만 승점 3점을 챙겨오는 좋은 경기를 한 것 같다”며 웃었다.

김현욱의 슈팅 방향을 어떻게 정확히 예측했는지 묻자 “PK를 처음에는 박인혁이 차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김현욱에게 공을 주더라. 저번에 전남이랑 할 때 (손)정현이 형이 반대편으로 뛰면서 막았던 게 기억났다. 그래서 반대로 뛰자고 생각했는데, 운이 좋게 막았다”고 설명했다.

고동민은 이번 시즌 손정현이 빠질 때마다 그 자리를 잘 채워주고 있다. 주전 자리를 경쟁하고 있는 두 선수지만 밖에서는 든든한 선배이자 후배였다. 그는 “저번 경기 끝나고 정현이 형이 ‘너무 힘들어하지 말고, 잘하고 있으니까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해줬다, 경기 전에 정현이 형이 경기장에 앉아있는 모습을 봤다. 그게 정말 힘이 됐다. 부상으로 기회가 왔지만 그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더 열심히 해서 팀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고동민은 자신의 경기력은 주변 사람의 믿음으로 만들어졌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설기현 감독님도 자신감을 많이 불어 넣어주는 말을 자주 해주신다.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믿고 저를 써주시니까 보답하는 플레이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고동민은 이번 시즌 자신의 경기력을 점수로 평가해달라고 하자굉장히 냉철했다, 그는 “50점 정도다. 운이 좋게 경기에 나설 수 있었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경기를 나갔기 때문에 50점 줄 수 있을 것 같다. 어떻게 보면 팀에게 신뢰를 많이 쌓아야 하는 포지션이다. 형들이 저한테 신뢰를 많이 주는데, 다음에는 제 플레이로 형들에게 신뢰를 주는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경남은 이제부터 정말 피말리는 승격 플레이오프 진출 싸움을 해야 한다. 이번 경기를 승리하면서 숨통이 트인 건 사실이지만 경남 앞에는 리그 1위 광주FC와 2위 FC안양이 기다리고 있다.

그는 “저는 항상 뒤에서 막아야 하고, 실점하는 장면도 막아내야 하는 포지션이다. 모든 형들이 잘해주고 있다.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 승격할 수 있도록 뒤에서 묵묵하게 뛰고 싶다. 팬들이 많은 응원해주시고, 따뜻한 말 한 마디가 정말 큰 힘이 된다. 팬들도 끝까지 응원 부탁드린다”며 경기장을 빠져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