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 시험대’ 오른 김동선…후계자 자질 입증할까

‘경영 시험대’ 오른 김동선…후계자 자질 입증할까

데일리임팩트 2022-10-07 01:18: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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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오른쪽)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이 파이브가이즈 국내 사업 추진을 위한 약정식에서 윌리엄 피처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 총괄 부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갤러리아.
김동선(오른쪽)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이 파이브가이즈 국내 사업 추진을 위한 약정식에서 윌리엄 피처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 총괄 부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 갤러리아.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을 이끌고 있는 김동선 신사업전략실장이 첫 작품을 내놨다. 미국 3대 버거로 꼽히는 파이브가이즈 국내 사업권을 따낸 것. 

김 실장은 그룹 주력사업을 이끌 차기 경영인으로서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않은 만큼, 신생 프랜차이즈 사업이 사실상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갤러리아는 6일 파이브가이즈 인터내셔널과 국내 사업권 계약 관련 약정서를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에 1호점을 오픈한다고 밝혔다. 이를 주도한 이는 김 실장으로, 계약 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김 실장은 이전부터 외식 사업에 관심을 가져왔다. 2019년 독일에서 일식당과 중식당을 운영했고 지난해 서울에 오마카세를 열기도 했다. 이런 행보는 잠깐의 외도가 아니었다. 그는 독일에서 외식 사업을 할 당시,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 나서며 홍보맨을 자처했다. 서울 오마카세 역시 김 실장이 각별히 챙기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오마카세를 홍보하는가 하면, 시간을 쪼개 사업장을 직접 챙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식 사업에 대한 김 실장의 애정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애정만큼이나 김 실장무의 외식사업 감각에 대한 평가도 좋은 편이다. 서울 오마카세는 스시야를 즐겨 찾는 이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으며 개점 1년 만에 핫플레이스로 등극했다. 그런 김 실장이 파이브가이즈를 들여온 데에는 여타 프랜차이즈와 차별화가 가능하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파이브가이즈는 쉐이크쉑, 인앤아웃 등과 함께 미국의 3대 버거로 꼽힌다.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버거 1위에 오를 정도로 선호도가 높다. 버락 오바마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찾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다만 파이브가이즈는 여타 프랜차이즈와 비교하면 해외 진출에 적극적인 편은 아니다. 1986년 미국 버지니아에서 시작된 이래 미국 현지의 맛을 완벽하게 구현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주방에 냉동고, 타이머, 전자레인지를 두지 않고 신선한 재료로 주문과 함께 메뉴를 조리하는 방식을 유지 중이다. 특히 매일 직접 만드는 패티와 생감자를 썰어 순수한 땅콩 기름에 튀겨내는 프라이 같은 양질의 메뉴는 파이브가이즈의 강점이다. 때문에 한국 진출에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김 실장은 미국을 수차례 오가며 창업주를 설득했다. 파이브가이즈 한국 사업에 대한 의지과 비전을 담은 브리핑까지 펼쳤다. 브랜드 도입을 위한 초기 기획부터 계약 체결에 이르기까지 사업 추진 전 과정에서 이끌었던 김 실장은 계약 체결 이후 SNS에 “드디어 한국 상륙”이라는 짤막한 글과 사진을 올리며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갤러리아는 향후 5년간 국내에 15개 이상의 매장을 열어 국내 안착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갤러리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아직 구체적 매출 목표 등을 말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 “F&B는 백화점에서도 중요한 부분이라 향후 시너지를 고려해 다각적인 검토를 할 순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의 눈길은 파이브가이즈 국내 출시 이후로 향하고 있다. 김 실장이 경영인으로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한화그룹은 경영 승계의 마지막 퍼즐을 맞춰가고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 부회장을 그룹의 구심점으로 세우겠다는 구상 아래 사업을 재편하고 지배구조를 다시 짜는 중이다. 방산·친환경에너지·석유화학 등 주력 사업은 김 부회장이 총괄하는 대신, 금융과 유통을 차남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과 삼남인 김 실장에게 맡겨는 그림이다. 

그 일환으로 ㈜한화를 중심으로 방산(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한화솔루션), 금융(한화생명) 사업 수직 계열화를 추진했고, 최근 한화솔루션의 갤러리아 부문 인적 분할을 결정했다. 한화솔루션 측은 ‘경영 효율화를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업계는 김 실장의 무대를 만들어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본다. 한화솔루션이 지난해 한화갤러리아를 흡수합병할 것의 연장선상인 셈이다. 

당시 첨단소재와 친환경 에너지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한화솔루션이 백화점 사업을 품을 이유가 없었던 배경에 승계 작업이 있다는 추측이 제기됐다. 김 실장이 그룹 유통사업을 넘겨 받으려면 한화갤러리아의 실적을 빨리 만회해야 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이 급감했다. 2020년 영업이익은 418억원에서 28억원으로 곤두박질쳤다. 부채비율도 213%에 달했다. 

실제 한화갤러리아는 한화솔루션 사업 부문으로 들어가면서 재무 구조를 빠르게 개선시켰다. 센텀시티와 광교점을 매각했고 면세점 사업을 정리해 차입금을 줄였다. 신규 출점이나 이커머스 확대도 보수적인 태도를 취했다. 롯데, 신세계, 현대백화점이 지역별로 대형 특화 점포를 출점시키고 이커머스 사업을 확장하는 것과 정반대였다. 내실을 다지기 위함이었다. 

소비 패턴이 바뀐 점도 한화갤러리아의 재무 여력을 늘리는 데 도움이 됐다. 재택문화가 일상화 되고 보복소비가 달아오르면서 명품, 가전, 가구 수요가 증가했다. 덕분에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은 5147억원, 영업이익은 289억원을 기록했다. 합병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13.7%, 영업이익은 10배가 높아졌다. 그 결과 부채비율이 90%로 떨어지고, 신용등급도 A-에서 AA-로 상향되면서 자율경영 기반이 확보됐다. 

일단 갤러리아 부문이 독립하면 유통과 호텔사업 재편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가 들고 있는 한화솔루션 지분은 36.35%로, 인적 분할로 갤러리아에 대해서도 동일한 지분을 갖게 된다. 갤러리아가 ㈜한화의 자회사가 승격되면서 향후 계열분리가 용이해진 것이다. 이에 더해 한화솔루션이 가진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지분 49.57%를 ㈜한화에 넘긴 뒤 유통과 호텔사업을 분리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문제는 김 실장이 형들과 입장이 다르다는 점이다. 김 부회장은 태양광 사업에서 성과를 냈고, 우주항공 같은 미래 사업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김동원 부사장 역시 금융계열사가 그룹의 핵심 수익원이 될 수 있게 힘을 보태고 있다. 반면 김 실장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붙는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전략실장과 한화솔루션 갤러리아 부문 신사업전략실장을 겸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장기 성장 방향성을 확실히 제시해줘야 한다. 

한화갤러리아는 프리미엄 전략을 유지하되, 리테일 사업 다각화와 콘텐츠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그러자면 고메494, 메종 갤러리아처럼 VIP에 국한된 영역을 넓혀야 한다. 특히 한화그룹이 잠실 스포츠 마이스 복합공간 조성을 비롯해 서울역 북부역세권, 수서역세권, 대전역세권 사업자로 선정된 점을 고려하면, 좀더 이용자 층이 넓은 브랜드로 시너지를 꾀하는 방법도 고려해봄 직 하다. 

이런 면에서 김 실장이 프랜차이즈 사업 출사표를 던졌다는 분석이다. 프랜차이즈 사업은 가맹점 수, SNS 반응 등 성장세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경영인으로서 입지를 다지기에 좋은 조건인 것이다. 스타벅스, 쉐이크쉑 등의 해외 브랜드가 국내에서 순항하면서 이를 들여온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이 그룹 내 영향력이 커졌다. 

업계에서는 김 상무가 식음료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경영 전문가는 데일리임팩트에 “주주, 소비자의 목소리가 커졌기 때문에 경영 승계를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외식 사업에서 성공 경험이 있고 업에 대한 이해가 높기에 식음료 브랜드를 활용해 유통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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