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보유고 197억달러 급감했는데… 괜찮다는 정부·한은

외환보유고 197억달러 급감했는데… 괜찮다는 정부·한은

머니S 2022-10-07 04:13: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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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0원대로 치솟은 원/달러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외환당국이 달러를 시중에 내다 팔면서 지난달 한국 외환보유액이 197억달러 가까이 급감했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4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보유액이 충분한 수준이라며 외환위기 우려를 일축하고 있지만 대외 신인도에 타격을 줄 수 있는 만큼 경제 위기 우려가 커지고 있다.

7일 한국은행이 전날 발표한 '2022년 9월 외환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외환보유액은 4167억7000만달러로 전월대비 196억6000만달러 줄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10월(-274억2000만달러) 이후 13년11개월 만에 역대 최대 감소 폭이다.

지난 8월(-21억80000만달러) 감소 폭의 약 9배에 이르는 수준이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외환보유액은 올들어 463억5000만달러나 줄었다. 단기간 안에 외환보유액이 이같은 폭으로 줄어든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국은행 측은 지난달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어든 배경으로 ▲외환시장 변동성 완화 조치 ▲미 달러화 강세에 따른 유로화·파운드화·엔화 등 기타통화 외화자산의 달러 환산액 감소 ▲금융기관 외화예수금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9월말 기준 세계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평균적인 가치를 지수화한 미 달러화 지수(DXY)는 112.25로 전월 말의 108.77에 비해 3.2% 상승했다.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3회 연속 자이언트스텝(한번에 금리 0.75%포인트 인상)으로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2009년 3월 이후 13년6개월만에 1400원을 넘어섰다.

이에 외환당국은 떨어지는 원화 가치를 방어하기 위해 외환시장에 달러를 내다팔면서 외환보유액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환당국은 올 2분기에만 환율 방어를 위해 시장에 154억90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이는 외환 순거래액(매입액-매도액)을 공개하기 시작한 2019년 3월 이후 최대치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440원선을 뚫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3분기 외환 매도액은 더 늘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외환보유고, 정말 충분하나


역대 두번째로 높은 외환보유액 감소에도 정부와 한국은행 측은 외환위기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한은 측은 "외환보유액이 2008년 대비 2배 늘어서 감소율로 따지면 2008년에 비해 훨씬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전날 "우리 외환보유고가 사실 매우 많아졌다"며 "기존에 갖고 있던 외환보유고 대비 줄어든 것을 보면 과거 위기 때와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줄어든) 비율이 낮다"고 지적했다.

외환위기 재발 우려도 강하게 일축했다. 추 부총리는 "제가 접촉한 국제기구, 신용평가사 등의 얘기를 종합하면 외환위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며 "미국의 고강도 통화 긴축에 따른 시장안정조치로 대응하면서 외환보유고가 줄었다는 정도로 이해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한국 외환보유액이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많지만 한달만에 외환 실탄이 197억달러 줄어드는 추세는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외환보유액은 환율이 급등락할 경우 변동성을 방어할 수 있어 위기 때 안전판 역할을 하지만 외환보유액이 줄어들 경우 정책 여력이 그만큼 줄어든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 연준이 연말 금리를 4.5%까지 올리고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하지 않을 경우 연말 외환보유액은 4000억달러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며 "2분기 외환당국의 개입에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오르면서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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