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추위 속 가을밤 달군 팝스타들…"올 때마다 환영받는 느낌"

이른 추위 속 가을밤 달군 팝스타들…"올 때마다 환영받는 느낌"

연합뉴스 2022-10-10 22:16:14 신고

제4회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라우브·제레미 주커 등 무대

태극기를 흔들어보이는 제레미 주커 태극기를 흔들어보이는 제레미 주커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22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와, 제가 지금까지 해외에서 열었던 공연 가운데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린 것 같아요." (제레미 주커)

10일 저녁 서울 올림픽공원 야외 88잔디마당에는 때 이른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리듬에 몸을 맡긴 1만여 명의 인파가 빼곡히 모였다.

관객들은 10도 아래로 떨어진 초겨울 날씨에 콧등을 에는 듯한 매서운 바람에도 연인, 친구, 가족의 손을 꼭 잡고 '꽝꽝' 지축을 울리는 듯한 기타와 드럼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지난 8일부터 3일간 열린 야외 음악 페스티벌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22'에서다.

이 음악 페스티벌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2019년 이후 약 3년 만에 재개됐는데, 특히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서 민얼굴로 내한한 팝스타를 볼 수 있어 그 특별함을 더했다.

행사 첫날인 8일에는 몽환적인 멜로디가 돋보이는 미국 밴드 레이니가 헤드라이너(간판출연자)로 나섰다. 이튿날에는 히트곡 '2002'로 국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끈 앤 마리가 출연해 한국 팬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마지막 날인 이날 공연에서는 가수 이하이,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핀 애스큐를 비롯해 미국 싱어송라이터 제레미 주커와 라우브가 무대에 올랐다.

해가 저물고 조명이 하나둘 불을 밝히면서 행사장의 분위기는 더욱 달아올랐다.

저녁이 되자 추위가 더욱 기승을 부리면서 관객들은 옷장에서 모처럼 꺼낸 패딩, 코트, 플리스 등으로 중무장했다. 한겨울인양 털모자와 장갑을 가져온 이도 눈에 띄었다.

관객들은 행사장 한편에 차려진 식음료 판매대에서 주류와 음식을 사 들고 '술김'으로 추위를 쫓기도 하고, 연인의 품을 꼭 안고서 음악을 즐겼다.

추위도 아랑곳하지 않고 양팔을 아래위로 흔들며 리듬에 맞춰 춤을 추거나, 제자리 뛰기를 하며 즐거워하는 이도 있었다. 마스크를 꼭 써야 할 필요는 없어졌지만, 추위 탓인지 인파 때문인지는 몰라도 여전히 마스크를 쓴 관객도 상당수였다.

제레미 주커가 "안녕하세요" 수줍은 한국어로 인사를 건네자 객석에서는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어쿠스틱 사운드가 주를 이루는 편안한 노래들을 들려주며 가을밤 감성으로 안내했다. 편안한 그의 보컬 덕분에 기타와 드럼 사운드는 차갑거나 뾰족하지 않고 무척이나 따뜻하게 들렸다. 서글서글하게 웃는 그의 표정과도 잘 어울리기도 했다.

주커는 "저를 보기 위해 여기 모인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며 "한국 공연은 이번이 두 번째인데 올 때마다 환영받는 느낌을 받는다. 이제 파티를 즐기자"라고 분위기를 띄웠다.

그는 공연 도중 'K-손가락 하트'를 객석에 발사하는가 하면, 준비해 온 커다란 태극기를 꺼내 흔드는 등 팬서비스도 충실했다.

관객들은 히트곡 '컴스루'(comethru)와 '올웨이즈, 아일 케어'(always, i'll care)에서는 '떼창'으로 화답했다.

팝스타 라우브 팝스타 라우브

[유니버설뮤직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날의 헤드라이너는 그룹 방탄소년단(BTS)과의 협업으로 국내 음악 팬에게도 잘 알려진 라우브였다. 그는 체크무늬 니트에 짧은 머리를 하고 두 팔로 하트 모양을 만든 채 방방 뛰며 무대에 등장했다.

일렉트로닉팝을 추구하는 라우브는 편안한 분위기의 제레미 주커와는 달리 특유의 매끈하고 관능적인 목소리로 한층 신비롭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다.

'키즈 아 본 스타즈'(Kids Are Born Stars)로 무대를 시작한 라우브는 '패리스 인 더 레인'(Paris in the Rain), '아임 소 타이어드…'(i'm so tired…)를 비롯해 그의 이름을 세상에 널리 알린 '아이 라이크 미 베터'(I Like Me Better)까지 20곡이 넘는 곡으로 주어진 시간을 꽉 채웠다.

그는 방탄소년단과 협업한 '후'(Who)도 한국 팬들을 위해 준비했다. 올해 발표한 앨범 수록곡 가운데 가장 좋아한다는 '헤이 아리'(Hey Ari) 무대도 꾸몄다.

라우브는 "최근에 새 앨범을 냈는데 들려드릴 기회가 생겨 행복하다. 오늘 여러분과 함께하게 돼 매우 흥분된다"며 "점프할 준비 되셨느냐"고 말하며 호응을 유도했다.

또 "2019년 (내한) 공연에 온 분들이 있느냐"고 물은 뒤 객석을 한 번 훑어보고서 "새로 오신 분들이 많아서 감사드린다"고도 했다.

관객들은 국내 팬에게도 익숙한 '아임 소 타이어드' 무대에서는 훅(Hook·강한 인상을 주는 후렴구)을 따라부르며 떼창을 선물했고, '브리드'(Breathe)를 부를 때는 휴대전화 불빛으로 장내를 환히 밝혀 마치 은하수를 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해냈다.

공연장을 채운 인파 공연장을 채운 인파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22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동갑내기 친구 사이로 충북 청주에서 공연장을 찾은 김보현(23)·윤수림(23)씨는 "마스크를 벗고 공연을 보니 자유로운 느낌이 들어 좋다"며 "올해 다른 음악 페스티벌을 관람할 때는 밖에서는 마스크를 벗었다가도 공연장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했어야만 해 불편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무대 중에 이하이와 핀 애스큐가 인상 깊었다"며 "공연 분위기가 너무 좋기는 하지만, 한편으로 앞쪽 인파가 몰린 쪽에 가기엔 살짝 불안한 마음이 들어 인적이 상대적으로 드문 뒤쪽에서 공연을 봤다"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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