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국제교류재단, 공공자금관리기금 대출 등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여파로 국제사회에 한국을 알리기 위한 재원으로 쓰이는 국제교류기여금 모금액이 급격히 감소해 국제교류사업 추진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14일 한국국제교류재단(KF)에 따르면 국제교류사업 등에 사용하는 국제교류기금 가운데 2018년 국제교류기여금 모금액은 610억원이었으나 2019년 말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그해 모금액이 594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 모금액은 전년도의 30% 수준인 181억원으로 크게 떨어졌고, 2021년에도 전년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89억원으로 또다시 급감했다.
국제교류기여금 모금액이 감소한 이유는 코로나19 여파로 사실상 해외여행이 중단되면서 여권 발급이 줄었기 때문이다.
국제교류기여금은 한국국제교류재단법에 따라 재단의 운영 및 사업에 소요되는 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설치된 국제교류기금 재원의 하나다. 국제교류기금 재원은 이외에도 기금운용 수익금, 정부 출연금 및 민간 기부금, 기타 수입금 등이 있으나 이 가운데 국제교류기여금의 비중이 가장 크다.
국제교류기여금은 여권법에 따라 여권을 발급받는 사람 등으로부터 받게 되어 있다. 기금 모금액은 여권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여권별 기여금은 유효기간 10년인 일반여권 1만5천원, 유효기간 5년인 일반여권 1만2천원이다. 1회에 한해 외국 여행을 할 수 있는 단수 일반여권 5천원, 여행증명서 2천원이다.
연도별 여권 발급 건수는 2019년 409만1천882건, 2020년 93만2천407건, 2021년 62만5천187건으로 최근 3년간 급격히 감소했다.
KF는 이처럼 국제교류기여금 모금액이 급감하자 그동안 적립해놓았던 국제교류기금으로 사업을 추진해왔다.
2021년 기준 국제교류기금 적립액은 1천82억원으로, 이마저도 올해 사업에 많이 써 연말이 되면 적립금은 600억원가량 남을 것으로 예상된다.
KF의 연간 사업비와 운영비는 650억∼700억원으로, 국제교류기여금 모금 실적이 현재와 같은 상태로 이어진다면 당장 내년부터 사업비가 모자라게 될 형편이다.
KF는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를 통해 공공자금관리기금을 대출받거나 외교부를 통해 정부 출연금을 받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KF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전 매년 550억∼600억원 정도의 국제교류기여금이 들어왔으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모금액이 크게 줄어 사업 추진에 적립금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이 엔데믹(풍토병으로 굳어진 감염병)으로 전환돼 다행히 올해부터 여권 발급 건수가 늘고 있고, 내년부터는 해외여행이 더욱 활성화돼 모금액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순조롭게 모금액이 증가할지 여부는 속단하기 이르다"고 말했다.
kh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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