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금융 불안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영국 금융 불안이 세계 경제에 미칠 영향은?

BBC News 코리아 2022-10-16 14:00:01 신고

3줄요약
영란은행 앞 남성
Getty Images
전 세계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고 있다

최근 영국 금융 시장 혼란은 외국 투자자들에게도 스트레스와 매도 압력을 가하고 있다.

이러한 매도세에 높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금리 인상,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겹치면서 영국 금융 불안이 더 큰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됐다.

많은 분석가들은 정부가 일부 경제 정책을 재고하고 있다며 영국 금융 불안이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판단했다.

쿼지 콰텡 영국 재무 장관은 지난 14일(현지시간) 경질됐고, 정부는 시장 혼란을 초래한 감세 정책 일부를 철회했다.

하지만 이번 일은 현재 전 세계가 안고 있는 금융 리스크를 재차 강조했다.

이번 주 초 파비오 나탈루치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는 영국의 금융 불안을 일종의 "경고"라고 말하며 "시장은 취약하다. 이 취약성은 10년이 넘는 세월을 거쳐 축적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러한 취약성이 금융 리스크를 더욱 고조시킵니다."

어떻게 시작됐나?

지난달 영국 대출금리가 치솟았다. 콰텡 장관이 450억파운드(약 72조5170억원) 감세를 골자로 하는 미니 예산안을 발표하면서다. 정부는 감세가 경제 성장을 다시 촉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장관은 부족한 세수를 어떻게 보충할 것인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미 영국의 경제 전망을 우려하고 있던 투자자들이 더욱 놀란 이유다. 이들은 보유하고 있던 영국 국채인 길트(gilt) 등 국가 부채를 발 빠르게 정리했다.

왜 문제인가?

영국 국채 매도세는 급격한 가치 하락으로 이어졌다.

국채 가격이 하락했고, 투자자들은 투자 위험성을 언급하며 더 높은 이자율을 요구했다. 일반적으로 안전하고 안정적인 투자 수단으로 여겨지던 국채 투자가 큰 변동성을 겪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투자자들이 손실과 더 높아진 리스크를 만회하기 위해 보유 자산을 조정하면서 커다란 파급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
EPA
리즈 트러스 영국 총리는 기존 계획을 철회했지만 일각에서는 시장 안정을 위해 더 많은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초반 균열 조짐은 연기금에서 포착됐다. 사람들의 퇴직 저축을 관리하는 대형 투자사들은 통상 국채 등에 많은 돈을 투자하기 때문이다.

손실이 급증할 위기에 처한 연기금은 영란은행에 도움을 요청했으며, 은행은 긴급 조치의 일환으로 국채를 사들이며 시장에 개입했다. 영란은행의 시장 개입은 총 세 번에 걸쳐 이뤄졌다.

급격한 대출금리 상승은 영국 주택 시장의 혼란으로 이어졌다. 영국의 2년 또는 5년 만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10여 년 만에 6%를 웃돌았다.

분석가들은 모기지 금리 상승으로 인해 주택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안정적 투자 수단이 급격한 가치 하락을 겪게 된 것이다.

다른 나라 영향은?

일부 미국과 유럽 국채 금리도 영국과 마찬가지로 상승했다.

또 영국 기업들이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일부 위험 자산을 처분하면서 연쇄 반응(knock-on effect)이 이어졌다.

예를 들어 영국 정부 발표 후 몇 주간 기업들의 대출채권을 묶어 만든 파생상품인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 매도세가 급등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CLO는 통상 위험 자산으로 인식된다.

경제학자인 배리 아이컨그린 UC버클리 교수는 "지뢰가 어디에 묻혀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금융 시장 전반에 불안이 깔려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현재 어떤 보험사·연기금·채권 시장이 취약한 상태에 놓여 있는지 걱정하고 있으며, 우리가 이걸 확실하게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어딘가에서 악재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잠시 멈추고 전 세계적으로 위험회피 성향이 강해집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이어질까?

지난주 IMF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투자를 주저하면서 글로벌 금융 불안정이 위기 수준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토비아스 에이드리언 IMF 통화·자본시장 국장은 최근 달러 수요 급증 등을 언급하며 "(시장이) 분명 압박을 받고 있다"고 경고했다. "지금보다 상황이 더 나빴던 시기는 심각한 (경제) 위기 상황밖에 없습니다."

런던 환전소 간판
Getty Images
경제 분석가들은 파운드가 달러 가격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예측한다

IMF는 대규모 금융 폭락 사태를 예견하진 않았다. 미국이나 영국 등 주요 경제국의 전통적인 은행 시스템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여러 규제에 대응하며 보다 탄력적으로 변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흥국의 경우 취약성이 더 크다. IMF는 갑작스럽고 심각한 경기 침체가 발생할 경우 신흥국 은행의 29%가 재정 문제를 겪게 된다고 추산했다.

미국과 영국에서도 정부 관계자들은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시스템에서 예상하지 못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해당 시스템에서 투자자들은 당국 규제에서 상당 부분 벗어나 부채 상품을 개발하고 거래한다.

전 세계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면서 부채 압박이 거세질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미국 중앙은행을 이끌었던 벤 버냉키는 지난 10일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과 건전성을 평가할 때 은행뿐 아니라 비은행권 대출기관도 살펴야 한다"고 경고했다.

당시 버냉키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 기자회견장에서 소감을 전하고 있었으나, 그에게 쏟아진 질문은 현재 경제적 위험에 대한 것이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영국에서 비롯된 혼란이 "(크게 심각하지 않은) 장애물"이라고 언급하면서도 "또 다른 놀라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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