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남매가 용감하게’ 20% 이하 시청률 기록하며 고전
견고한 시청층을 자랑하던 KBS 주말드라마가 흔들리고 있다. 끝내 30%를 넘지 못하고 종영한 ‘현재는 아름다워’에 이어, 현재 방송 중인 ‘삼남매가 용감하게’는 20% 이하의 시청률까지 기록하면서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20.5%의 시청률로 시작한 KBS2 주말드라마 ‘삼남매가 용감하게’는 3회 만에 18.5%로 떨어진 뒤 10%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최근에는 시청률 20%가 넘는 드라마는 찾아보기 힘들 만큼 시청률 파이가 낮아진 방송가지만, 그럼에도 KBS 주말드라마는 늘 굳건했었다.
ⓒKBS
지난해 방송된 ‘신사와 아가씨’는 40%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주인공인 배우 지현우는 그해 2021 K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신사와 아가씨’ 이전 방송된 ‘오케이 광자매’, ‘한 번 다녀왔습니다’ 모두 30%가 넘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그해 연말 시상식에서 대상을 비롯한 각종 상을 휩쓸며 저력을 보여주곤 했었다.
그러나 전작인 ‘현재는 아름다워’부터 탄탄하던 시청층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최종회 29.4%로 종영을 하기는 했으나, 방송 내내 20%대 초반과 중반을 오가면서 KBS 주말드라마로선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줬던 것. 결국 30%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종영하며 ‘아쉽다’는 평가를 받았어야 했다. 여기에 반등이 필요했던 후속작인 ‘삼남매가 용감하게’는 20% 이하라는 다소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 들면서 이제 KBS 주말드라마의 위상도 예전 같지 못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더욱 아쉬운 점은 ‘현재는 아름다워’와 ‘삼남매가 용감하게’ 모두 KBS 드라마 특유의 ‘막장’을 버리고, 변화를 시도했으나 오히려 미지근한 결과를 얻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아름다워’는 연애도 결혼도 기피하는 시대, 나이 꽉 찬 이가(家)네 삼 형제가 집안 어른들이 내건 아파트를 차지하기 위해 짝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 가족 드라마의 틀 안에서 가족 또는 사랑의 의미를 찾는다는 것은 기존의 주말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연애나 결혼을 기피할 수밖에 없는 청춘들의 현실을 반영하면서 공감의 폭을 넓혔었다. 출생의 비밀 코드 역시도 혈연 중심이 아닌,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고민하는 방식으로 활용되면서 약간의 변화를 보여줬었다.
‘삼남매가 용감하게’ 또한 K-장녀, 장남이 만나 행복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리면서 가족 드라마의 틀 안에 책임,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던 과거의 장남-장녀 역할에 대해 고찰해보고 있다. 두 작품 모두 드라마틱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청춘들의 변화한 인생·연애·결혼관 등을 함께 담아내면서 기존 주말드라마 공식에서 벗어나려는 노력도 함께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신사와 아가씨’ 등 전작들이 ‘막장이다’, ‘구시대적’이라며 지적을 받는가 하면, 달라진 시대관을 반영하지 못하고 가장의 폭력적인 면모를 부각해 비판을 받으며 혹평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최근의 작품들이 더욱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주인공들의 케미에 대한 칭찬이 이어지는 등 전작과는 사뭇 다른 반응을 얻기도 하지만, 시청률과 관심도 면에서는 오히려 뒤처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딜레마를 마주하고 있다.
결국 젊은 층의 공감까지도 아우르려는 최근의 변화들이 오히려 고증 시청층인 중, 장년층의 외면을 부르는 것은 아닌지, 적절한 선을 찾지 못해 고전 중인 KBS 주말드라마다.
©(주)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