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서비스’ 카카오 멈추자 일상도 마비됐다

‘국민 서비스’ 카카오 멈추자 일상도 마비됐다

데일리임팩트 2022-10-16 19:49: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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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에플 앱스토어의 인기 차트에 카카오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앱들이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사진. 앱스토어 갈무리. 
16일 에플 앱스토어의 인기 차트에 카카오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앱들이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사진. 앱스토어 갈무리. 

[데일리임팩트 변윤재 기자] “복구가 언제될지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없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발생한 카카오 주요 서비스 장애가 만 24시간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다. 초유의 먹통 상태다. 

카카오 계열사들이 이용자 4600만명의 메신저 앱인 카카오톡과 연동, 서비스를 제공해왔던 데다, 기능 정상화 시점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피해 규모가 늘어날 전망이다. 

16일 오후 5시 기준으로 카카오 서비스는 순차적으로 복구되고 있다. 카카오톡은 PC버전 로그인, 보이스톡, 페이스톡, 채팅방 생성, 초대, 톡게시판 공지, 투표, 채팅 내 송금, 이모티콘 스토어 주요 기능, 이모티콘 플러스 주요 기능, 프로필 편집 기능 등은 정상화됐다.

카카오 계열사 서비스 복구도 진행 중이다. 포털사이트 다음은 첫 화면부터 뉴스·댓글, 뷰 서비스, 카페 게시글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의 결제 서비스, 계좌송금, 자산관리, 증권·보험 등과 카카오T의 주요앱 기능도 돌아왔다. 오딘: 발할라 라이징(오딘), 우마무스메 프리티더비(우마무스메) 등 카카오게임즈의 모바일 게임 접속은 가 서비스하는 모바일 게임 접속이 모두 정상화됐다.

그러나 카카오톡은 이미지·동영상·파일 발송이 불가능하고, 지갑 등을 사용할 수 없다. 카카오톡을 활용한 인증나 송금, 알림 등도 원활하지 못하다. 포털사이트 다음은 여전히 검색이 불가능하고 메일 역시 접속이 어렵다. 

카카오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생활 편의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일일 사용자 수가 많은 서비스를 최우선적으로 복구하고 있다”며 ”사용자 수·빈도에 상관없이 부재 시 사용자 불편이 크게 초래되는 서비스도 복구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카오 서비스가 언제쯤 정상화될지는 불투명하다. 앞서 전날 SK㈜ C&C 판교 데이터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오후 3시19분경 시작된 화재는 8시간만인 밤 11시45분에 진화됐다. SK㈜ C&C는 오전 9시 데이터센터 내 서버 90%에 전력 공급을 재개했으나, 카카오 서버는 제외됐다. 일부 모자른 부분이 있어 서버에 추가적으로 전선을 복구하고 있는 탓에 서비스 장애가 장기화되고 있다. 카카오 따르면, 메인 데이터센터는 SK㈜ C&C 판교 센터로 현재까지 복구된 서버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양현서 카카오 대외협력실장(부사장)은 이날 오전 SK㈜ C&C 판교캠퍼스에서 진행한 기자 간담회에서 “판교 센터에 3만2000대 정도의 서버를 두고 메인으로 삼았다”면서 “1만2000개 정도가 복구됐고, 2000∼3000대는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복구된 서버가 37.5%에 불과한 셈이다. 

이처럼 복구가 늦어진 데에는 서버 손실량이 크기 때문이다. 사고 발생 20분내 복구가 원칙이지만, 전원 공급이 차단된 상황이라 서버를 증설, 트래픽을 전환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특히 화재로 인해 서버가 전부 다운되는 상황을 예상못했던 탓에 대응이 늦어졌다는 게 카카오의 입장이다. 다만 카카오는 이중화 조치(같은 데이터를 여러 곳에 복제해두는 것)를 해놓았던 까닭에 서버에 저장 중인 데이터가 손실될 우려는 없다고 했다. 

그러나 카카오에 대한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진 모습이다. 경쟁 앱들의 인기가 급격히 치솟았다. 올해만 벌써 5번째 서비스 장애를 기록했던 만큼, 사용 안정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주요 앱마켓에서 카카오 서비스를 대체할 수 있는 앱들의 순위가 올라갔다. 

애플 앱스토어 무료 앱 인기차트에서 네이버 라인과 우티, 네이버 지도, 티맵, 타다, 티머니온다, 아이엠, 텔레그램 등이 상위권을 점령했다. 구글플레이에서도 네이버 라인과 텔레그램, 티맵, 우티 등이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특히 네이버 라인과 우티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1, 2위를 기록했다. 최근 24시간 이내 카카오 서비스 대체앱 다운로드 건수가 폭증한 결과다. 

실제 두 서비스는 카카오 서비스 장애를 전략적으로 활용했다. 네이버 라인은 모바일 버전 검색창 하단에 ‘긴급한 연락이 필요할 때 글로벌 메신저 라인을 사용하세요’라는 문구와 다운로드 링크를 내걸어 가입자 유치에 나섰다.  우티도 택시기사들에게 “타 택시호출 서비스 오류로 우티앱으로 택시 호출이 증가하고 있다”며 오후 5시부터 오전 5시까지 피크타임 인센티브 프로모션을 이용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카카오 서비스가 정상화되면, 대체앱들의 인기도 사그라들 가능성이 높지만, IT업계 안팎에서는 카카오 이탈 현상이 시작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카카오의 취약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IT기업들은 외부 상황에 따른 장애를 최소화하기 위해 서버를 분산하고 같은 데이터를 여러 곳에 복제해두는 이원화·이중화 시스템이 필요하다. 다만 카카오의 경우, 내년에나 자체 데이터센터가 준공되기에 데이터 보호·관리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실제 똑같은 화재 피해를 입은 네이버는 검색, 쇼핑, 뉴스 등에서 오류가 발생했지만, 당일 밤 기능이 정상화 됐다. 게다가 카카오 서비스가 막혀 대형마트, 백화점, 카페 등에서 혼란이 빚어지는 동안 네이버는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 역량을 보여줬다. 네이버 나우를 통해 방탄소년단(BTS) 콘서트를 중계했는데, 650만명이 1300만회를 재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와 대비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판교, 안양, 평촌 등으로 서버를 분산시키고 데이터를 여러 곳에 복제해두는 이원화·이중화 투자를 지속해왔다. 또 자체 데이터센터를 구축해 중요 데이터를 직접 관리해왔다. 

일단 카카오는 이용자 달래기를 들어갔다.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하고, 대책 마련과 원인 규명, 보상안 수립에 나선다. 다음주 중으로 피해 신고 접수를 받아 보상 대상과 범위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계열사별 보상안도 나오기 시작했다. 멜론, 카카오웹툰은 이용 기한을 3일 늘려준다. 이와 별도로 카카오웹툰은 서비스 장애 기간 캐시가 만료되면 기한을 7일 추가해주기로 했다. 

물론 카카오톡 등 무료서비스의 경우, 피해를 측정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용자들이 납득할만한 안이 나올지 미지수다. KT, SK텔레콤처럼 전향적 조치가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KT는 2018년 아현국사 화재로 통신 장애가 빚어지자, 소상공인 1만2000명에게 최대 120만원을 지급하고, 개인 가입자에게 피해 정도에 따라 1~6개월 이용료를 감면했다. SK텔레콤도 2014년 3월 서비스 징애가 발생한 뒤 모든 이동전화 가입자에게 일괄적으로 기본료 또는 월정액의 1일분 요금을 깎아줬다. 

그렇지 않아도 회사의 사업 확장을 놓고 여론이 썩 좋지 않은 와중에 장시간 오류로 외부 상황이 심상치 않게 흘러가자 카카오 내부 분위기는 좌불안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데일리임팩트에 “사회적 책무를 강조해온 데 반해 사업 운영 방식이나 인프라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사례가 추가된 꼴“이라며 “국감이 끝나기 전에 이런 일이 발생해 당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망 품질 관리 의무를 환기시키기 위해 카카오에 대한 법적 제재에 나설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정부가 이번 사태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은 “디지털 부가 서비스 중단으로 국민들이 겪는 불편과 피해에 대해 매우 무겁게 느끼고 있다“며 정부 부처도 신속한 서비스 복구에 노력해달라고 지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망 품질 관리 등에서 방송통신사업법상 위반 소지가 없는지 살피고, 중요 부가통신사업 시설에 대한 정보관리체계를 보완할 방안을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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