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아트센터’ 마곡 시대 열렸다…접근성 우려엔 해결책 있나

‘LG아트센터’ 마곡 시대 열렸다…접근성 우려엔 해결책 있나

데일리안 2022-10-17 08:20:00 신고

조성진 개관 공연, 티켓 오픈 40초만에 전석 매진

기존 1100석에서 1335석 대극장·365석 소극장으로 확장

"소외됐던 강서지역, 새로운 문화중심으로"

지난 13일,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LG아트센터 서울 개관 공연은 티켓 오픈 40초 만에 전석 매진돼 화제를 모았다. LG아트센터는 당초 전석 초대의 개관식 형태로 공연을 준비했다가, ‘초대권 없는 공연장’ 운영방침에 맞게 일반 관객에게 전석 판매했다. 업계에선 이 공연이 마곡 시대를 연 LG아트센터가 나아가야 할 길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라고 입을 모았다.

ⓒLG아트센터 ⓒLG아트센터

LG아트센터는 강남 역삼동에 22년간 자리하면서 민간공연장으로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해왔다. 개관 이래 줄곧 세계 공연계를 선도하는 거장의 작품을 소개했다. 피나 바우슈, 매슈 본, 로베르 르파주, 이보 판 호버, 레프 도딘, 피터 브룩, 토마스 오스터마이어, 부에나비스타 소셜클럽 등 유명 연출가와 아티스트의 작품이 공연됐다.

2001년엔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9개월 동안 공연하는 장기 대관 공연을 처음 시도해 국내 뮤지컬 시장을 키우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밖에도 ‘미녀와 야수’ ‘아이다’ ‘빌리 엘리어트’ 등의 세계적인 라이선스 공연은 물론, ‘영웅’ 등 초연 공연까지 총 867개 작품이 공연됐고, 45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특히 공연계 고질적인 문제였던 초대권 제도를 없애 자연스럽게 예매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일조했다.

하지만 1000석이 겨우 넘고, 분장실은 따로 있는 등 애매한 사이즈의 단일 공연장이란 특성은 늘 한계로 지적됐다. 2005년 LG그룹과 GS그룹의 분리로 센터가 있는 LG강남타워가 GS그룹 소유로 바뀌며 처지도 애매해졌다. LG아트센터의 마곡 시대 개막은 이런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첫 걸음이다.

서울식물원 내에 위치한 LG아트센터는 일본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해 4년 6개월에 걸쳐 약 2500억 원의 공사비를 투입해 건설됐다. 현재 1100석 규모의 극장보다 더 큰 1335석 대극장과 함께 365석 규모의 가변형 블랙박스 극장도 들어섰다.

ⓒLG아트센터 ⓒLG아트센터

규모보다 관객들의 관심은 음향에 쏠렸다. 기존 역삼동에 위치했을 당시에도 LG아트센터는 다른 공연장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음향 시스템을 갖춘 곳으로 입소문이 자자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곡 공연장은 개관 전 시험 공연에서 음향에 대한 일부 지적이 나왔고, 개관 공연에서도 소리가 공연장과 공명해 울리는 정도가 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LG아트센터에 따르면 이 공연장의 소리가 반사되는 잔향의 길이는 1.2~1.85초로 일반적인 클래식 전용 음악홀에 비해서도 짧은 편이었다.

다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이나 롯데콘서트홀 등 많은 공연장이 개관 후 지금의 음향 환경을 갖추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아트센터 역시 공연을 올리면서 음향 반사판이 숙성되고 잔향 장치 등을 미세 조정해 나간다면 충분히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대부분 역삼에서보다 새로운 마곡에서의 공연장이 진보한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업계에서 가장 우려했던 지점은 ‘접근성’ 문제다. 공연예술 중심지인 강남을 바탕으로 형성된 탄탄한 충성관객을 사실상 ‘문화 불모지’로 불리는 마곡으로 이끌 수 있을 지에 대한 우려다. 실제로 강서구 지역에 이런 대형 공연장이 쉽게 들어서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위치적 문제가 관객 유입 실패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LG아트센터는 마곡의 교통접근성과 성장속도를 고려하면 기존 관객유입은 물론, 신규관객까지 발굴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강서 지역에 새로운 문화중심이 되어 줄 것으로도 기대하고 있다.

한 공연 관계자는 “강남에 비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떤 작품을, 어떤 품질로 선보이느냐에 따라 충분히 해결 가능한 문제”라고 봤다. 실제로 LG아트센터는 이번 개관식에서 조성진을 초대한 것은 물론, 이후 12월18일까지 진행될 개관 페스티벌 라인업에 순수예술뿐만 아니라 재즈 뮤지션, 대중음악 가수 공연도 포함시켰다. 기존 역삼동 시대와 마찬가지로 자체 기획공연에 대해선 4만~8만원대 수준의 티켓 가격을 고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LG아트센터 역삼센터의 경우 공연예술 중심지이긴 하지만 오직 목적이 공연에 한정되어 있었지만 새로운 마곡센터는 서울식물원을 비롯해 주변에 놀거리와 볼거리가 많이 조성되어 있다. 이런 환경을 잘 활용하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가볍게 즐길 수 있는 공연을 올리게 된다면 충분히 확장성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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